- 제안서 분량 현대건설의 절반 수준…
- 설계도 해안건축 원안 그대로- 여의도 재건축 만을 위한 설계있나?
- 공사비도 780만원에서 798만원으로 인상

[문화뉴스 주진노]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로 주목받고 있는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의 막이 오른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사들에 비해 적은 양의 제안서를 제출해 사업 수주의지에 대한 의문을 발생하고 있다. 

제안서 분량이 경쟁사의 절반도 되지 않는데다, 설계사무소의 원안설계안을 그대로 반영하는데 그치는 등 한양아파트만을 위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26일 현재 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주들이 제보한 정보를 모아보면,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은 지난 20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입찰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주들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제안서의 분량이었다. 

양사 제안서 분량을 비교한 결과 현대건설의 제안서는 500페이지에 이르는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200페이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소유주들 사이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성의없는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추가취재 내용

현재 논란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제출 서류 분량 차이가 진정성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안서라고 제출된 서류는 '사업제안서'가 아닌 '홍보물'로서 처음부터 200페이지로 분량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측은 "'사업제안서가' 맞으며 사업제안서에는 제안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아 현대건설측은 500페이지 분량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회신했다. 

현대건설 관계자 역시 "자사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며 200페이지로  신탁사가 제한한 것은 홍보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공자 홍보 지침 및 준수 서약서'에 나와 있듯이 200페이지짜리 홍보물은 시행자가 지정한 날까지 운영위에 별도 제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제안서가 두 박스인 이유는 "사업제안서와 산출내역서 분량이 많아 한 박스에 담을 수 없어 나눠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공: 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자 / 시공자 홍보 지침 및 준수 서약서
제공: 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자 / 시공자 홍보 지침 및 준수 서약서

 

사진=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주 / 포스코이앤씨(오티에르)와 현대건설(디에이치) 제안서 포스코이앤씨는 이 문서가 홍보물이라 말하고, 현대건설은 사업제안서와 산출내역서라고 다르게 주장하고 있다.
사진=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주 / 포스코이앤씨(오티에르)와 현대건설(디에이치) 제안서 포스코이앤씨는 이 문서가 홍보물이라 말하고, 현대건설은 사업제안서와 산출내역서라고 다르게 주장하고 있다.

 

오티에르만의 특별한 설계라더니… 설계사 원안이 특별한 설계? 

포스코이앤씨는 설계 부분도 논란을 키웠다. 현대건설이 원안설계와 대안설계 두 가지 안의 평당 공사비를 다르게 제시한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공사비를 제시해 설계에 대한 차별화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일 언론에 공개한 보도자료를 통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THE H YEOUIDO 1st)’를 제안했다. 

현대건설이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참여하면서 제안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참여하면서 제안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특히 한양아파트 오피스텔 전 세대에 현대인의 주거 트렌드에 부합하는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를 도입하는 등 여의도 최초 '하이퍼엔드' 특화상품을 제안했다.

여의도에 최고급 단지를 구현해 상품 가치를 극대화해 일반분양 수익을 높이고, 이를 통해 소유주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현대건설은 강조했다.

현대건설이 언론에 한양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각오를 다진 다음날인 21일 포스코이앤씨도 '오티에르' 적용을 골자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맞통풍 구조로 전세대가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3면 개방 구조를 제안했고, 입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전 세대별 전용 엘리베이터와 최상급 유럽산 마감재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참여하면서 제안한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출처] - 국민일보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참여하면서 제안한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출처] - 국민일보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포스코이앤씨가 고급화 전략으로 내세웠다고 밝힌 고급화 전략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설계사로 선정된 해안건축이 원안설계에 제안한 내용과 상당 부분 유사했다.

원안설계에서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해안건축이 제안한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고급화 전략이라고 담았다.

때문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티에르만의 특별한 설계가 존재하는 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생겨나고 있다. 

 

공사비 780프로젝트’ 앞세워 홍보, 제안 땐 평당 798만원 제시 

갑자기 올라간 공사비도 논란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그간 평당 공사비 780만원을 앞세워 ‘780프로젝트’를 사업명으로 지칭하며 여의도 한양아파트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홍보해왔다" 고 제보자는 전했다.

하지만 이번 보도자료에서 포스코이앤씨는 기존 약속했던 금액보다 높은 798만원을 평당 공사비로 제시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평당 공사비로 최소 850만원에서 900만원을 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824만원으로 정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고급화에 맞춰 적정 공사비를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소유주들은 하이엔드 아파트를 만들면서 '가성비'를 논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결국 상대적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평당 공사비에서의 차이가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면적 차이에 대한 언급 없이 총공사비만, 그것도 회사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안서 분량이 현대건설의 반도 안된다는 점에서 더 큰 실망을 했다"며 "포스코이앤씨가 우리 단지를 수주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추가 취재내용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비 부분에 대해서도 "한 번도 공사비르 780만원으로 하겠다고 공언한없다."고 밝혔다. 단지, 780원대로 예상한다는 내용 뿐 계획은 수정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바로 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성의없는 태도로 외면받은 안양 관양현대 수주전 'L건설' 반면교사 삼아야...

일각에서는 이 같은 포스코이앤씨의 제안사례가 결국엔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의 L건설 사례처럼 패배를 안겨다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2월 치러진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H산업개발과 L건설이 맞붙었다. 

그해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진행된 수주전이라 L건설의 승리가 힘을 얻었으나 L사의 무성의한 자세와 태도에 조합원들은 H산업개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L건설은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입찰에 참여하면서, 2020년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수주전 때 사용된 설계 디자인을 무단 도용했다는 '표절' 시비가 발생했다. 

L건설이 배포한 브로슈어에 등장한 관양현대아파트와 부산 대연8구역의 외관이 매우 유사해, 디자인만 비교하면 어느 현장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L건설이 다급히 입찰을 준비하면서 미리 설계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결국 조합원들은 L건설을 외면했었다. 

 

한양 보단 공작?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한양아파트보다 공작아파트에 더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양아파트와 공작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만큼 한양아파트에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위해 11월 20일로 예정된 공작아파트 2차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 환경 정화 활동을 하는 등 한양아파트를 수주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 현대건설과 달리 포스코이앤씨는 한양아파트뿐만 아니라 공작아파트에도 관심이 크다는 정보가 계속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작아파트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2차 입찰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는 만큼, 한양아파트와 공작아파트 두마리 토끼를 노리며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비사업 대상 단지 중 속도가 가장 빠른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동,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의 단지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다음달 29일 조합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뉴스 / 주진노 evelev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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