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메켈레의 포디엄위에서 무대 장악력 대단”

1028()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27세의 新星 지휘자 핀란드 출신의 클라우스 메켈레의 포디엄위에서 무대 장악력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참 대단했다.

9월과 10, 11월에 각각 한국 무대를 찾는 베를린필,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 빈필, 라이프치히 게반트오케스트라, 뮌헨필등 외국의 기라성같은 교향악단 가운데 북유럽 노르웨이의 오슬로필은 사실상 국내 첫 역사적 무대를 장식하는 것이어서 그 어느 유럽의 내한예정 교향악들보다 관심과 흥미로운 호기심 면에서 색다른 주목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서도 오슬로 필 악단보다도 신예 지휘자인 클라우스 메켈레(Klaus Makela)에 대한 국내 클래식 매니아들의 관심이 더 집중된 것 같아서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엄청난 지휘자클라우스 메켈레에 대한 인상이 오래도록 강렬하게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남을 것 같다. 오슬로필 역시 국내 첫 역사적 무대의 흥분을 안겨주는 메켈레의 언급대로 강한 오케스트라로서 현악 파트, 관악 파트, 악기 상관없이 모두 깊고 강한 소리를 갖고 있어 마에스트로 마린스 얀손스가 20년 넘게 오케스트라를 조련하며 쌓아온 디테일한 접근방식도 오케스트라에 서려 남아있는 듯 했다.

국내서 만난 오슬로필과의 첫 만남의 흥분을 짜릿하게 채워준 핀란드 신성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라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관객의 열화와 같은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고양아람누리)
국내서 만난 오슬로필과의 첫 만남의 흥분을 짜릿하게 채워준 핀란드 신성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라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관객의 열화와 같은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고양아람누리)

국내서 만난 오슬로필과의 첫 만남의 흥분, 정말로 짜릿.”

왜 클라우스 메켈레인가? 한마디로 동세대 지휘자중 단연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85월 오슬로 필하모닉의 지휘단에 처음 올라선 메켈레는 단 한번의 연주를 통해 오슬로 필하모닉의 새 상임지휘자로 발탁되게 된다.

2020/21 시즌부터 역사적 지휘 거장 이미 고인이 된 마리스 얀손스와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손길이 닿았던 오케스트라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나기기 시작, 입소문으로 그에 대한 내한일정을 고대하고 있던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많은 고대감이 쌓였지만 안타깝게도 2021년 오슬로 필하모닉의 국내 내한공연은 펜데믹으로 무산되었다. 30대의 나이가 되기도 전에 이미 세계적 명문 오케스트라의 이름들인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과 로열 콘서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차기 상임지휘자라는 믿을 수 없는 타이틀을 차례로 손에 쥐며 단숨에 세계 최고의 지휘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스타 마에스트로 클라우스 메켈레의 지휘를 국내에서 다시 한번 볼 법했던 기회는 2022년 파리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서도 가능했을 법 했지만 이 역시 펜데믹으로 공연이 취소돼 국내 클래식 고어들의 그의 무대를 고대하는 바람은 더욱 간절해졌던 지휘자중의 한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오슬로필이 국내 첫 무대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등 중앙무대의 큰 클래식 공연장에서 장식하지 않고 경기 고양에 소재한 고양아람누리에서 첫 무대를 가진 것도 굉장히 이례적인 일에 가깝다. 이런 와중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마에스트로들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쉼없이 받으며 전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덜란드계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녀의 단골 레퍼토리라는 점 외에도 또 신성 지휘자와의 케미스트리였다는 점에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접한 오슬로필과의 첫 만남의 흥분은 상상외로 정말로 짜릿했다.

마리스 얀손스와 바실리 페트렌코등 저명한 상임 지휘자들의 리더쉽 아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전한 오슬로필의 연주 질감은 클래식계의 허브가 유럽에서도 서유럽, 특히 독일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와 체코등 유럽내륙에 집중돼있는 점에 비춰 북유럽 오케스트라로서 시벨리우스의 연주의 밤은 국내팬들이 많이 알고 있는 시벨리우스의 연주곡이 꼭 핀란디아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시벨리우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는 면에서 근사한 연주회가 아닐 수 없었다.

관객들의 오랜 커튼콜이 이어지는 이례적인 무대장면들이 펼쳐진 네덜란드계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마치고 관객들의 커튼콜에 답하고 있다. 
관객들의 오랜 커튼콜이 이어지는 이례적인 무대장면들이 펼쳐진 네덜란드계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마치고 관객들의 커튼콜에 답하고 있다. 

11월에 국내 내한공연이 예정돼있는 교향악단들의 연주내용을 아직 다 들은 바가 아니어서 쉽사리 예단할 수 없지만 유독 2023년 가을 국내 클래식계 무대에 집중된 외국 교향악단들의 국내 연주일정 쓰나미속에서 오슬로필의 연주력이 상당히 우뚝 선 인상적인 것은 이 교향악단의 연주력에 대해 높은 평점을 줄 만한 요소다.

전반부 첫 연주곡 장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부터 메켈레와 재닌 얀센의 환상호흡이 펼쳐졌다.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 스타일과 작품성 면에서 베토벤과 브람스의 걸작들에 비견될 만하며, 공연장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명곡에 버금가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쟈닌 엔센의 바이올린 연주무대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외국 교향악단들의 내한 쓰나미속에 오슬로필의 연주력 상당히 우뚝

이 곡은 바이올린이 아니면 불가능한 여러 표현들과 다채로운 기교적 패시지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것으로 음악학자들에 의해 적시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양단 악장들에서 약음기와 하모닉스의 효과적인 사용을 바탕으로 빚어낸 인상적인 음향들, 중간 악장에서 절묘하게 부각되는 바이올린 특유의 끈질긴 선율선 등은 특히 돋보인다는 것이 음악학자들의 견해. 미모와 연주실력에서 클래식 무대를 평정해온 네덜란드계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은 시벨리우스의 북유럽 작곡가다운 개성적인 표현과 논리적인 어법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해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와 강력한 마력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도록 하는 연주를 펼쳐 고양 관객들의 오랜 커튼콜이 이어지는 이례적인 무대장면들이 펼쳐졌다.

후반부에 연주된 시벨리우스의 전원교향곡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연주를 통해 이날 오슬로필의 고양아람누리 공연 콘서트홀 안에 있었던 클래식 매니아들은 메켈레가 오슬로필과 전개해왔던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프로젝트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녹음의 저력을 맛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이 시벨리우스의 자연에 대한, 특히 핀란드의 자연에 대한 애정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것에서 어떤 관객은 이 곡에서 남유럽의 온화한 풍광과 눈부신 태양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관객은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과 신비로운 오로라를 볼 수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9월부터 10월까지 국내 클래식계 무대를 거쳐간 오케스트라들의 연주력을 볼 때도 피에타리 잉키넨이 지휘한 920일의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가 인터내셔널한 울림보다 로컬적 울림을 주는 요소가 있었다면 에드워드 가드너가 이끈 런던필의 106일 부천아트센터 공연은 영국의 지휘자 계보가 70-80대등 노년층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는 점에 비춰 젊음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간 오케스트라로 기록될 것이다. 올해 만 27세의 말도 안되는 젊은 지휘자로 회자되온 클라우스 메켈레도 오슬로 필과의 케미스트리로 과거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가 오슬로필을 이끌던 베토벤 교향곡들보다 훨씬 젊어진 사운드의 매력을 전해주고 간 느낌이다.

지휘자 백승현은 권력형 마에스트로 시대의 끝에 서있는 클라라 메켈레를 언급하며 아직 이렇게나 젊은, 안경 너머의 벽안과 미소가 매력적인 핀란드의 마에스트로는 이런 마법같은 일을 마치 처음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해내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의 음악은 폭력적이지 않으며 메켈레의 지휘봉과 몸짓이 굉장히 능동적이며 권위적인 아우라는 물론 상냥한 권위의 아우라를 뽐낸다는 점에 주목한다는 언급에 수궁할 만한 지휘를 보여주고 갔다고 생각되어진다.

세묜 비치코프 지휘의 체코필이 체코풍의 드보르작 교향곡 제7번등의 연주로 과거의 몇 번에 걸친 체코필의 국내 연주 추억을 되새겨주었다면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의 이 기간중 정기연주회들은 국내 토종 오케스트라들로서 외국 교향악단들의 국내 쓰나미 공연일정의 홍수속에서 국내 연주단체들이 살아남아야 할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중마의 외침이자 함성을 연상케하는 연주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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