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6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6 

- 은행권 영업이익, 삼성전자, LG, 현대차 합친 것보다 커
- 금융소외계층 배려 부족, 횡재세 논의 재부상... 횡재세는 국회의 영역
- 시중은행 예를 들며, 국민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부족해 보여

[문화뉴스 주진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은행권의 이자장사 행태를 재차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갑질’, 종노릇’ 등 표현까지 사용하며 금융권을 비판한 이후 주요 금융권 수장들이 행동을 취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회계법인 CEO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은행권의 이자수익이 60조원 수준에 달해서 아마도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다 합친 것보다도 은행권 영업이익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은행에 대해 갖는 불만과 비난을 자본주의적으로 이해를 못하고 잘 몰라서라는 시각도 꽤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며 "왜 이런 문제 제기가 있는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필요한 것 같다"고 은행권을 꼬집었다.

또 "2020년 이후 600개 정도 가까운 은행 점포들이 사라졌다"며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은행권의 배려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한 시중은행의 사례를 콕 집어 거론했다.

이 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점차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해도 한 은행에서는 60개 넘는 점포를 폐쇄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금융환경을 비교하면서 우리나라는"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은 은행이 온전히 받을 수 밖에 없고 변동금리 베이스로 돼 있어 그로 인한 고통은 가계와 소상공인이 온전히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미국은 고정금리 베이스이기 때문에 금리에 캡(상한)이 씌워져 있고 금리 변동으로 인한 충격은 위험관리에 실패한 은행들이 받는 구조인데 우리는 그게 바뀌어서 위험관리를 할 수 없는 개인들이 온전히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리스크 관리와 시장분석 능력이 있는 은행들이 소비자한테 (책임을) 다 전가하는 구조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횡재세 논의와 관련해서는 "횡재세로 인한 경제 효과나 기업의 영속성, 정책적 측면 등은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을 토대로 다양한 문제점이 논의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는 횡재세 도입은 국회 차원의 논의라며 금융당국과 선을 그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횡재세 논의가 재부상할 수 밖에 없었던 데 대한 은행권의 문제 의식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

이 원장의 이번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비판 이후 은행권의 상생금융 노력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 2일 윤 대통령의 은행권에 대한 언급에 대해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뉴스 / 주진노 evelev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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