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2023.11.17
캐스팅: 백형훈, 정원영, 이지연, 전나영, 정다희, 조권, 윤형렬, 구준모 외
장소: coex 신한카드 artium
좌석: OP구역 1열 중앙

사진=강시언 / [리뷰] 뮤지컬 '렌트', 선물같은 오늘을 위하여
사진=강시언 / [리뷰] 뮤지컬 '렌트', 선물같은 오늘을 위하여
사진=강시언 / [리뷰] 뮤지컬 '렌트', 선물같은 오늘을 위하여
사진=강시언 / [리뷰] 뮤지컬 '렌트', 선물같은 오늘을 위하여

 

"No day, But today!"
이미 지나간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는 넣어두고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 오늘을 살아!
거침없이 자유와 사랑을 외치는 청춘들의 모습은 크리스마스 거리를 가득 메운 불빛보다도 환하게 반짝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마음껏 사랑하고 즐기며 채워가는 이들의 오늘 하루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예술을 하고 싶지만 돈은 없고, 약의 유혹에 시달리고, 에이즈를 앓고 있는, 어딘가 삐걱대는 이들의 하루하루는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뜨겁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향한 투지를 불태우는 '렌트'의 노래는 세상을 더 밝고 새롭게 보게 만든다. 조금 부족하고 조금 어설픈 순간들도 사랑으로 채우는 청년들의 오늘은 그 자체로 예술이 된다. 여기저기 형형색색으로 기워진 누더기가 반듯한 공장제 옷보다 훨씬 특별한 것처럼 말이다. 

이 자유로운 영혼들은 집세(Rent) 독촉에 "어차피 다 빌리며 사는 인생, 집세 안 내!"라며 맞선다. 보헤미안들의 당당한 반항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론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그 순간만큼은 그냥 그래, 잠깐만 좀 빌려 쓰자! 하고 같이 벌러덩 드러눕고만 싶어지는 것이다. 솔직하고 발칙한 이들의 반항은 자신들을 소외시키는 세상에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면서 뻗대는 듯하다.
그리고 그 뻔뻔한 모습은 생각보다 밉지 않다.

집 없는 어린 청춘들을 추위로 내모는 작품 속 사회는 잔인하고도 냉정하기 짝이 없다. 서로를 조금만 더 이해한다면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에 참 안타까운 동시에 '과연 그런 날이 오긴 할까'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우리 사회가 '소수'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자비로웠던 적이 있는가. 이들이 따스한 무지갯빛 세상 안에 살게 하는 것은 '나'와 '우리', 나아가 우리 사회의 몫일 것이다.

52만 5,600분, 1년이라는 시간.
뮤지컬 '렌트'의 대표 넘버인 'Seasons of love'에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귀한 시간들을 오직 '사랑'으로 잴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 순간들로 채운 시간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때론 힘든 인생이더라도 아끼는 사람들과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 오늘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 추운 날씨에 지쳐가는 요즘, 뮤지컬 '렌트'가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 

문화뉴스 / 강시언 kssun0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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