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고도(古都)의 울림과 정명훈의 국제적 성가 오버랩”

1125() 오후 5시 대전 예술의 전당

메이저급 유럽 오케스트라들의 국내 교향악단 연주러시 쓰나미의 대전(大戰)이 정명훈이 이끄는 뮌헨필의 일곱차례 국내 순회 연주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뮌헨필과 국내에서 다섯차례의 피아노 협연을 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항할 확실한 대항마로 정착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전 공연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으로 연주했고 뮌헨필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제3영웅과 제7번을 대구 수성피아, 남한산성 아트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등 공연장마다 베토벤 교향곡 3,7번의 레퍼토리를 바꿔하며 연주했다.

필자는 1125일 대전공연, 1128일 클라라 주미강이 협연한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아트홀, 이어 11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임윤찬 협연무대 세곳의 뮌헨필 연주회를 함께 하면서 연주 레퍼토리면에서 변화를 주지 못하며 자신의 장기를 극대화 살리지 못한 생각보다 다채롭지 못했던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일정과 국내 출신의 지휘자중에서 그래도 국제적 레벨의 인터내셔널 유럽의 교향악단을 이끄는 정명훈의 국제적 성가(聲價)를 함께 생각해보게 되었다.

많은 찬사를 받았음에도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뮌헨필과의 연주레퍼토리의 계약탓인지 운신의 폭의 제약상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한 다채로움은 뮌헨필과의 협연을 통해 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뮌헨필 페이스북)
많은 찬사를 받았음에도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뮌헨필과의 연주레퍼토리의 계약탓인지 운신의 폭의 제약상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한 다채로움은 뮌헨필과의 협연을 통해 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뮌헨필 페이스북)

악단과의 계약탓인지 임윤찬의 운신폭 생각보다 다채롭지 못해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1124일부터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부터 시작된 뮌헨필과의 국내 다섯차례 무대에서 뮌헨필과의 연주계약 탓인지 모두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을 연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성진이 베를린필과의 지난 1112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을 연주한데 이어 1115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선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작품번호 54번으로 변화를 주었던 대목과는 대비되게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일관되게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만을 연주했다. 그럼에도 사실 임윤찬이 협연으로 함께 한 뮌헨필 국내 순회공연이 클래식계의 또 하나의 핫한 아이돌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지 않았다면 뮌헨필 공연은 국내 클래식 관객들에게 비쳐지는 톱클라스의 오케스트라들과 대비 연주레벨상 다섯 번 공연의 전석매진을 다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이번 뮌헨필과의 국내 순회 공연에서 레퍼토리가 내게 다채롭지 못하게 여겨졌던 까닭은 지난 72일 일요일 오후 5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루체른심포니와 임윤찬의 협연무대에서 임윤찬이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0번의 선곡을 택했던 점에서부터 찾아보고 싶다. 임윤찬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들이 바흐와 쇼팽, 스프랴빈이라고 본인이 술회해왔던 점에 비춰 이날 임윤찬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의 선택은 다수의 관객들에게 의외로 비쳐질 수도 있을 법도 했지만 그가 나이에 비해 소화해낼 레퍼토리의 진폭(振幅)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였다는 점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무대소화능력은 거침없는 것처럼 여겨졌었다.

지난 여름 7월초 무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0번을 소화하는 것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객석에서 지켜보며 이렇게 짧은 시간에 영향력있는 피아니스트로 등극한 사례가 있었던가 하는 물음이 뇌리를 스쳤던 기억이 새롭다.

이번 뮌헨필과의 국내 연주 다섯차례 무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 레퍼토리가 악단과의 연주계약 탓이긴 하겠지만 그의 장기를 살리지 못한 다채롭지 못했던 아쉬움을 갖게 되는 연유는 이렇다. 기괴한 피아니즘의 대명사로 소문이 자자하던 그의 리사이틀을 내가 금호연세아트홀에서 처음 찾았던 202156일을 시발로 경이로운 피아니즘으로 점쳘됐던 2년반 전 이후 그에 대한 기억은 필자에게 기괴함으로 다가왔고 당시 겨우 17세에 불과한 청소년 피아니스트가 이런 놀라운 피아니즘을 선사할 수 있는지 찬탄의 경이로움을 안고 집에 돌아갔던 기억을 안고 있어서다.

실제 그날 들었던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바흐 음악적 헌정, BWV 10793성 리체르카레, 하이든 건반 소나타 D장조, H.16/42, 멘델스존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스코틀랜드 소나타 Op. 28', 베토벤 피아노를 위한 7개의 바가텔 Op. 33, 그리고 베토벤의 피아노를 위한 프로메테우스주제에 의한 15개의 변주곡과 푸가 에로이카 변주곡 Op.35' 연주는 나에게 있어 폭풍처럼 지나간 2시간여의 시간이었다.

단독 피아노 리사이틀 만큼의 다채로움은 주지못했다는 아쉬움

그후 내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무대를 다시 접할 수 있었던 기회는 2년반전 봄철의 임윤찬의 대한 기괴함의 피아니즘 연주기억을 찾았던 2021107일의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의 초절기교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이었다. 이날 가을의 연주회는 청중과 함께 그가 피아노의 거인 프란츠 리스트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보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2번째 해 이탈리아4.페트라르카의 소네토 47, 104, 123번을 전반부에 연주했고 후반부에는 ‘12개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선보였다. 우선 리스트의 순례의 해-2번째 해 이탈리아중 제4-6곡 페트라르카의 소네트는 단테와 쌍벽을 이루는 페트라르카의 서정 시집에서 세가지를 뽑아 만든 곡으로서 페트라르카 소네트감흥에 사랑과 시에 살을 붙여 풍부한 색채로 그려졌다는 평을 받는 연주곡이다. 임윤찬은 리스트의 12개 초절 기교연습곡을 통해 2년반전 그해 5월에 내가 가졌던 기괴함의 피아니즘보다 더욱 다이내믹했으며 이로써 다시 한번 또 하나의 경이로움을 관객에게 선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절기교 연습곡은 연습곡(Etudes)’이라고 이름이 붙여져 있기는 하나 제4마제파(Mazeppa)'나 제11밤의 선율(Hamonies du soir)'등 각 곡에서 음악적으로 완결된 하나의 극적 내용을 추구하고 있는데 특징이 있다. 하지만 연습곡이라고 하기에는 그 음악적 내용이 너무나 풍부하여 따로 콘서트 프로그램으로서 연주할 만한 정도인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가 이런 면들을 충분히 설득시켜 주었다.

특히 리스트는 언제나 자신의 작품연주에 있어서 시적 감성, 드라마와 열정을 강조했는데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테크닉을 생각하지 않고 전곡을 하나의 대서사시처럼 연주하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엄청난 환호로 화답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이런 과거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기억을 안고 있는 나에게 티켓팅 0순위를 질주하고 있는 조성진처럼 표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있는 아티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임윤찬의 위상변경은 또하나의 경이(警異)랄 수 밖에 없다.

베토벤 피아노 4번 협주곡은 베토벤의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시적이고 장엄하며 자유로운 느낌을 줘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비르투오시티와 시적 고양감의 절묘한 조화만큼은 베토벤의 협주곡들 가운데 단연 압도적이다. 이런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의 특징이 대전 예술의 전당 무대등 뮌헨필과의 다섯차례 임윤찬과의 협연을 통해 펼쳐졌지만 그의 단독 피아노 리사이틀 만큼의 다채로움은 주지못했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남는다. 마치 뮌헨필이 매 공연마다 아리랑으로 앙코르곡을 들려준 것도 뮌헨필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나는 것은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에 앞서 대구 수성피아 아트홀에서의 임윤찬 연주에 대해 거장 피아니스트들의 보정cd에 비해 손색없었다는 평들이 관객들에게서 나오고 대전 예술의 전당 공연에서도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의 1악장이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어떤 느낌으로, 어떤 빠르기로, 어떤 터치로 시작할까 하는 임윤찬 터치에 대한 설레임들이 관객들 사이에서 뮌헨 고도(古都)의 분위기를 단원들이 가득 전하고 있었던 무대를 통해 피어나고 있었지만 말이다.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정명훈이 후반부에 뮌헨필과 이끈 베토벤 교향곡 제3영웅은 고인이 된 마리슨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의 10여년전 내한무대에서의 명연이 압권으로 많은 클래식 관객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바, 뮌헨필의 연주력이 개성 있었다기 보다 국내 출신의 지휘자들 가운데 인터내셔널급의 교향악단 오케스트라를 이끌 수 있는 국제통으로 통하는 정명훈의 위상이 그나마 빛을 발하는 무대였다고 해야겠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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