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2023.12.17
캐스팅: 전동석, 정선아, 박은석, 임준혁, 이예은, 김도현 외
장소: 샤롯데씨어터
좌석: 1층 14열 중앙

뮤지컬 '드라큘라'는 영국의 작가 에이브러햄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풍부하고 감성적인 멜로디로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드라큘라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올해 다섯번째 시즌을 맞아 화려한 캐스팅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초연 이후 다시 미나 머레이 역할을 맡은 정선아 배우의 합류와 초, 재연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박은석 배우가 반 헬싱 역으로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사진 = 강시언 / 
사진 = 강시언 / [리뷰] 뮤지컬 '드라큘라', 불멸의 사랑, 영원의 노래

 

뮤지컬 '드라큘라'의 이야기는 운명같은 이끌림으로 서로를 마주한 드라큘라와 미나의 사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드라큘라는 미나와 함께 하는 영원불멸의 삶을 꿈꾸고, 미나는 그를 향하는 사랑과 현실 속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사랑에 빠진 이들의 결말은 어디로 향할까. 저주와 비극으로 얼룩진 드라큘라의 삶은 그에게 걸어온 빛, 미나로 인해 구원받을 수 있을까?

인간의 피를 취해 영원한 삶을 사는 뱀파이어의 존재는 우리에게도 꽤 익숙하다.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의 단골 소재로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데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음산한 성, 창백한 피부, 날카로운 눈빛, 뾰족한 송곳니... '드라큘라' 역시 이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큘라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가진 순수한 사랑의 열망 때문일 것이다. 잔혹한 카리스마로 인간 위에 군림하던 드라큘라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모든 걸 걸고 기꺼이 그녀 앞에 무릎 꿇는다. 미나를 바라보는 그의 뜨거운 눈빛은 우리가 알던 냉정한 뱀파이어와는 달리 애절한 순애보적 모습을 보여준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그 차이에서 기인하는 카타르시스로 매력적이고 새로운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드라큘라'의 무대는 어스름한 달빛 속 펼쳐지는 환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오묘한 분위기의 조명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중세의 화려함을 뽐낸다. 거대한 기둥이 회전하는 장치도 신선하고 인상적이며 인물의 특징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담아낸 의상과 소품 등의 활용도 훌륭하다.

어떤 이유도, 설명도 없이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뮤지컬 '드라큘라'의 이야기는 분명 완벽히 촘촘하지는 않다. 그러나 감정이 넘치듯 담긴 배우들의 대사 한 줄, 노래 한 소절만, 눈빛 한 줌만으로도 그 빈틈은 깔끔하게 메워진다. 이들의 사랑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랑에 어떠한 설명도 필요없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표현해내는 모든 것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뮤지컬의 힘은 '드라큘라'에서 선명히 발현된다. 

세기를 뛰어넘은 불멸의 사랑, 그 사랑에 영혼을 바친 '드라큘라'의 세레나데는 짙고도 감미롭다. 이들의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드라큘라 성으로 향하는 마차를 타 보는 것은 어떨까. 검붉은 장미 한 송이가 핀, 쓸쓸하고 아름다운 설원이 당신을 맞이해 줄 것이다. 한편, 뮤지컬 '드라큘라'는 샤롯데씨어터에서 2024년 3월까지 공연된다. 

문화뉴스 / 강시언 kssun0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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