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Christmas)로 전 세계인이 즐거워하는 날입니다.

왜, 즐거워하는가? 
인류의 죄를 대속(代贖)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의 날입니다.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목자들의 경배' 1646년 작품,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 소장.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목자들의 경배' 1646년 작품,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 소장.

우리는 Christmas를 줄여서 ‘X-Mas’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X-Mas의 ‘X’는 Christ(그리스도)를 뜻하는 헬라어 '크리스토스(Χριστός)'의 첫 글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X-Mas로 표기는 하지만 '엑스마스'로 읽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크리스마스'로 읽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현대적 의미의 X는 '오류' 또는 '미지(未知)'의 존재를 나타낼 때 쓰이기도 하므로 자칫 오늘날의 크리스마스가 '오류의 날', '미지의 날'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Christmas의 문자적 의미는 ‘Christ’와 ‘Mass(미사, 예배)’의 합성어로, 탄생의 의미보다는 '예수를 경배하는 예배'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무엇보다 예배에 주력해야 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요즘 기독교의 일부 교회 중에는 교인들의 육신적 즐거움을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 밤)에는 간단한 예배와 함께 각종 행사를 치르지만 정작 크리스마스(12월 25일)에는 삶의 편리를 따라 예배를 생략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교회야말로 '크리스마스'를 '엑스마스' 쯤으로 여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여러분 모두가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의 오라토리오(Oratorio) <메시아(Messiah)>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의 초상화 / 토마스 허드슨(Thomas Hudson)의 1748년 작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의 초상화 / 토마스 허드슨(Thomas Hudson)의 1748년 작품.

이 곡은 너무나 유명해서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 귀에 익숙한 곡입니다. 특히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각 공연장이나 교회에서는 헨델의 <메시아>가 울려 퍼집니다.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고난, 부활을 노래한 생생한 종교적 감동의 곡으로 세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음악 작품 중에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특히 그 중 ‘할렐루야(Hallelujah)’ 코러스는 약동하는 리듬과 중후한 화성으로 전 곡 중의 압권입니다.

서곡(序曲)과 3부, 53곡으로 구성된 <메시아>는 제1부, ‘그리스도의 강탄(降誕)’, 제2부 ‘수난과 속죄’, 제3부 ‘그리스도의 부활’로 되어 있는데, 작곡자 본인이 "이 곡은 부활절을 위해 작곡했다"고 말한 바와 같이 그동안 주로 부활절에 연주되어왔으나 근래에는 오히려 크리스마스의 단골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과거 필자가 미국 유학 시절 L.A. 토랜스(Torrance City)에 소재한 교회의 성가대 지휘자로 봉직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주일 예배 후 담임 목사님으로부터 “오는 추수감사절에는 헨델의 <메시아> 전곡을 연주하라”는 공개 명령이 떨어졌지만 이는 절기적(節氣的)으로 추수감사절에 연주할 곡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순종함에 따라 한동안 매우 혹독한 고난(?)을 겪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때 영국에서의 높은 명성은 자취를 감추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헨델에게 있어서 런던은 이제 헤어나오기 어려운 지옥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막다른 궁지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아일랜드의 '데본셔' 경과 자선 음악 단체인 '필하모니 협회'였습니다. 그들은 헨델을 초청해서 신작(新作)의 연주를 의뢰했는데 이때 만들어진 곡이 바로 <메시아>입니다.

이 곡의 작곡 기간은 1741년 8월 22일부터 9월 14일까지 불과 22일(제1부: 7일간, 제2부: 9일간, 제3부: 6일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완성했습니다. 전문가가 메시아 전곡을 사보(寫譜) 하는데 만도 최소 30일 이상 걸리는데 이러한 대곡(大曲)을 불과 22일 동안에 완성했다는 것은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는 신(神)에 가까운 경지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 곡을 작곡하던 헨델은 식음을 전폐하고 오로지 간절한 기도와 감격에 넘친 눈물로 악보를 적시었다고 합니다.

헨델은 "이는 하나님이 주신 것이지 내가 작곡한 것이 아니다. 특히 할렐루야 코러스를 작곡할 때는 하늘에서 곡조가 들려와 미친 듯이 눈물을 쏟으며 오선지에 옮겼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헨델에게는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는 인간을 구원할 메시아만이 그의 전부였던 것입니다.

이 경건한 신앙의 소산(所産)인 <메시아>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에서 필하모니 협회가 주최하는 자선음악회를 통해 초연되었는데 밤마다 초만원을 이루어, 화려한 옷 때문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귀부인들에게 의상을 제한한다는 기사가 신문에 났을 정도였습니다.

이 아일랜드의 성공에 이어 런던에서 초연되었을 때 참석한 영국의 국왕인 ‘죠지 2세’는 제2부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합창 ‘할렐루야’의 연주가 시작되자 크게 감동하여 정중히 모자를 벗어들고 연주가 끝날 때까지 일어서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감격스러운 천국의 음악 앞에서 일개 국왕의 영광은 초라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요즘도 할렐루야 코러스가 연주될 때는 모두가 정중히 일어서는 것이 세계적인 관례가 된 것입니다.

‘할렐루야(Hallelujah)는 히브리어로 ’찬양‘이라는 의미의 ’할렐(Hallel)’에 명령어인 ‘루(-u)’가 붙어서 ‘할렐루(Hallelu)’ 즉 ‘찬양하라’가 되며, 여기에 하나님을 지칭하는 ‘야훼(Yahweh)’가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할렐루야’는 ‘하나님을 찬양하라’라는 뜻입니다.

오늘은 제2부 '수난과 속죄' 중에서 마지막 42번째 곡인 할렐루야 코러스를 들으시겠습니다.

이 곡은 수많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고 있지만, 오늘은 ‘로얄 코랄 소사아어티’와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고자 합니다. 2012년 런던 ‘로얄 앨버트 홀’에서의 연주 실황입니다.

볼륨을 높이고 들으시면 그 감동이 더할 것입니다.

‘Hallelujah Chorus’ from Handel’s , Royal Choral Society &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2012 Royal Albert Hall, London.

어떻습니까?
세상의 모든 감동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황제를 일어서게 한 장엄한 코러스] <할렐루야>는 오늘도 온 세상을 감동 속에 기립시키고 있습니다.

 

강인

 

 

예술비평가
사단법인 카프코리아 대표 
국민의힘 국가정책 자문위원(문화)

 

문화뉴스 / 강인 colin1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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