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 콰르텟, 피아노5중주 곡들의 연주로 연말 클래식계에 선명한 인상”

1228()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

구랍 지난해 2023년 연말 클래식 공연들 중에서 내게 특히 주목을 끌었던 것은 콰르텟들의 공연에 새삼 관심이 쏠렸다.

사실 클래식 공연들중에 비중이 여전히 큰 장르가 교향곡 연주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콰르텟 실내악 연주들은 특별한 관심이나 애정이 없다면 관객이 찾기 어렵고 공연 열기 또한 높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지난해 2023년 연말 있었던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은 이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이제는 거의 대중적화 되버린 손열음, 스베틀린 루세프가 주축이 된 다섯 번째 커튼콜 공연 때문에 다소 빛이 바랠 수도 있을 법한 공연이었다.

브람스와 슈만의 피아노 5중주의 단 두곡의 연주로만 구성된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은 새삼 관객들에게 피아노 5중주 곡들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귀중한 의미를 갖는 공연이었다.

피아노 5중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18세기, 19세기 모든 작곡가들에게 있어서 흔히 쓰는 장르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음악학자들의 지적이다. 베토벤, 모차르트 모두 피아노와 관악기를 위한 5중주는 썼지만 현악기와 피아노를 위한 5중주는 남기지 않았다. 슈베르트는 유명한 피아노 5중주 송어를 남겼으나 전통적인 현악 4중주의 편성에서 벗어나서 더블베이스를 사용했다. 하이든의 동시대인이었던 루이지 보케리니가 피아노와 현악기를 위한 5중주곡들을 다수 작곡했지만 오늘날의 형태로 피아노5중주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된 것은 슈만이 1842피아노 5중주 Eb장조를 작곡하고 나서였다.

브람스와 슈만의 피아노 5중주의 단 두곡의 연주로만 구성된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은 새삼 관객들에게 피아노 5중주 곡들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사진 차이콥스키 C&C)
브람스와 슈만의 피아노 5중주의 단 두곡의 연주로만 구성된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은 새삼 관객들에게 피아노 5중주 곡들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사진 차이콥스키 C&C)

피아노 5중주 곡들의 매력 부각시킨 의미

국내 대표적 현악사중주단의 하나로 꼽히는 아벨 콰르텟은 전반부 공연곡이었던 브람스 피아노 오중주 연주에서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를 압도하는 콰르텟의 사운드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인상을 개인적으로 받았다.

국내 클래식계 무대에서 노부스콰르텟등 여러 콰르텟 연주팀들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마치 우리를 주목해달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해 바이올린 윤은솔 박수현, 비올라 박하문 첼로 조형준으로 구성된 아벨 콰르텟의 연주가 초반부터 범상치 않았다.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는 그의 실내악 작품들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성공적인 작품으로 꼽히는데 아벨 콰르텟의 연주는 이 작품에 담겨있는 걍렬한 감정과 극적인 내용 및 치밀한 구성이 마치 그의 교향곡에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일깨우는 듯 했다.

후반부 또 하나의 피아노 오중주곡 슈만의 피아노 5중주는 실내악이면서도 피아노 협주곡의 성격을 지녀 피아노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으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겨루는 양상으로 현악 4중주와 소통하는 곡으로 평가되는데 피아니스트 말로페예프의 존재감이 엿보였다. 이날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은 앞서 언급한 대로 피아노 오중주 두곡의 연주만으로 피아노 오중주 곡들의 인식을 새롭게 한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던 공연이었는데 브람스의 피아노 오중주가 어두우면서도 열정적이고 화려했다면 슈만의 피아노 오중주는 밝고 힘찬 피아노 오중주라는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브람스의 피아노 오중주가 드보르자크나 프랑크, 타네예프등이 5중주를 작곡할 때 모델로 삼을 정도로 음악레퍼토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 다음날 122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 주최 Cheers 공연중 피아니스트 박재홍, 바이올린 임지영과 에스더유, 비올라 이해수, 첼로 심준호가 협연한 타네예프 피아오 오중주 연주도 내게 흥미를 끌었는데 이날 타네예프의 피아노 5중주 연주는 연주의 기교적인 면이 강조돼 콘서트홀이 넓은 탓에 IBK홀 같이 실내악 연주에 적합한 연주장과 달리 피아노 오중주의 매력을 전달하기에는 적합치가 않았다.

Cheers 공연중 후반부에 선우예권과 쇼송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현악4중주를 위한 협주곡에 출연한 아레테 콰르텟의 연주에도 전날 아벨 콰르텟 공연 대비 연주가 어떨까 해서 관심이 쏠렸는데 아레테 콰르텟 멤버들이 현재 뮌헨 국립음대 실내악과정 재학중에 있어 프로페셔널한 감은 부족했던 인상이다.

피아노오중주 곡의 인식과 위상 새롭게 했다는데 의미가 우뚝

구랍 지난 연말 클래식 공연들중에서 필자가 참석한 공연들 목록을 보자면 1217일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를 시작으로, 강남심포니 2023 송년음악회(1219일 롯데콘서트홀), 1220일 있었던 필하모닉스 공연(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트리니티 필하모닉 라흐마니노프3 vs 브람스4’(1221,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안종도의 겨울나그네 공연(1223, 예술의 전당 IBK),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크리스마스 콘서트(1225일 롯데콘서트홀), 코리안챔버 2023 송년음악회(12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은 피아노오중주 단 두곡의 특화된 연주로 피아노오중주 곡의 인식과 위상을 새롭게 했다는데 의미가 우뚝 선 공연으로 꼽을 만 했다.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X 아벨 콰르텟 공연을 주관한 차이코프스키 씨앤씨나 토마토 클래식, 두남재ENT는 성신여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나 연세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피터 오프차로프, 피아니스트 윤아인등이 출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의 밤이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의 밤등을 기획한 공연사로 이미지가 짙은데 아벨 콰르텟 같은 신진 콰르텟과 피아노오중주의 연주회를 기획한 것은 모처럼 신선했으며 이러한 신선감을 반영, 다수의 음악칼럼니스트들도 이 공연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 남다른 관심이 쏠린 공연임을 입증했다.

구랍 지난해 연말 12월중의 클래식 공연들 중에서 인상깊었던 몇 개의 공연들에 대해 추가 언급하자면 필하모닉스 공연은 현악사중주에 클라리넷, 더블베이스, 피아노가 더해져 관객들이 전통적인 오케스트라 클래식 뿐만 아니라 재즈 라틴 팝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필하모닉스만의 개성넘치는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1217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2021년 부조니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인천시향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곡을 지휘자 이병욱과 마라톤 완주한 베토벤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는 장장 무려 네시간이나 되는 연주시간으로 길어지다보니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가 연주자나 관객 모두에게 연주와 감상 모두 도전과 동시에 시간적으로 지치도록 하는 여건등 만만치않은 상당한 지구력을 요함을 보여줬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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