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 드립니다]

당신은 항상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만남으로 많은 시간 
행복함의 기다림을 배우게 되었고 사랑이란 두 글자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고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살아가는 공간이 달라도 당신과 나의 마음은 사랑이란 한곳에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면서도 당신의 마음을 다 채워 줄 수는  없겠지만 당신을 아껴주는 마음으로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당신의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으로
당신에게 내 사랑을 담은 마음의 선물

꽃 한 송이 드립니다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에릭 사티(Éric Alfred Leslie Satie)’. 신고전주의의 선구자로서 활약한 프랑스 근대의 독특한 작곡가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에릭 사티(Éric Alfred Leslie Satie)’. 신고전주의의 선구자로서 활약한 프랑스 근대의 독특한 작곡가

19세기 예술의 중심은 파리(Paris)입니다. 그중에서도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은 당시 예술인들에게는 고향 같은 곳입니다.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가려면 삐갈(Pigalle) 이라는 곳을 거쳐야 하는데 이 삐갈은 파리의 홍등가(紅燈街)입니다.

예술가의 거리 몽마르트르와 홍등가의 골목 삐갈.

‘에릭 사티(Eric Satie, 1866~1923)’는 몽마르트르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던 가난한 음악가였습니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거리 야경
몽마르트르 언덕의 거리 야경

그는 라벨(Maurice Ravel)이나 바그너(Richard Wagner), 드뷔시(Claude Debussy) 등의 작곡가와 동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러나 당대에는 정통 음악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이단아 취급을 받으며 쓸쓸히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후 1960년 이후에야 인정을 받기 시작한 음악가입니다.

그러한 그에게 평생 단 한 번의 사랑이 찾아옵니다.

거리의 여자였고 화가들의 모델이었던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입니다.

우연히 그녀와 하룻밤을 같이 지낸 에릭 사티는 수잔 발라동에게 청혼을 할 만큼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나 수잔 발라동은 만난 지 3개월 여 만에 에릭 사티에게서 떠나고 맙니다.

그 이후 그녀는 아들(18세에 낳은 아버지도 모르는 사생아)과의 생존을 위해 당시 창녀 취급을 받던 화가들의 모델 일을 하며 '르노와르', '드가', '로트렉’ 등의 화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화가들의 그림 속에는 다양한 모습의 수잔 발라동 이 담겨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랑스런 여인의 모습을 그린 '르노와르(Auguste Renoir)'의 <부지발의 무도회> (1883년 작품, 미국 보스톤 미술관 소장), 관능적 모습을 그린 '드가(Edgar De Gas)'의 <욕조> (1886년 작품), 고단한 삶의 내면을 그린, 키 152Cm의 외소한 신체를 가진 '로트렉(Toulouse Lautrec)'의 <세탁부>   (1889년 작품) 등 명화의 화폭 속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후 로트렉은 그녀에게 ‘수잔’이라는 예명(원명 ‘마리 클레망틴 발라동’, Marie Cre’mentine Valadon)을 지어주고 드가에게 소개시켜주어 화단에 데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결국 수잔 발라동은 로트렉에게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로트렉‘이 그린 '세탁부/수잔 발라동의 모습'
’로트렉‘이 그린 '세탁부/수잔 발라동의 모습'

혼자가 된 에릭 사티.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수잔 발라동을 평생 잊지 못하고 살면서 서두에 올린 시 “꽃 한 송이 드립니다”의 내용과 같이 순전한 마음으로 그녀를 위해 음악을 작곡합니다.

천하의 바보, 그러나 순전한 사랑을 끝내 간직한 멋진 한 사나이의 순애보(純愛譜)가 빚어낸 선율. 그 곡이 바로 <그대를 원해요 (Je te veux)>입니다.

<그대를 원해요-쥬떼브(Je te veux)> 
시 ’헨리 패코리(Henry Pacory)‘

“금빛 천사여/ 도취된 열매여/ 마력의 눈동자여/ 나에게 몸을 맡겨요/ 그대를 원해요
그대는 반드시 내 것이 될 거예요/ 와서 나의 고독을 달래 주세요
나의 여인이여/ 우린 최고의 행복을 맞이할 거예요/ 그 순간을 기다리기가 어렵군요/ 그대를 원해요 당신의 풍성한 머리칼은/ 후광을 받아 빛나고 있어요/ 우아하게 반짝이는 그대의 머리는/ 마치 성상의 둥근 빛과 같으니
내 마음이 그대 마음에/ 그대 입술이 내 입술에/ 그대 눈이 내 몸에/ 그리고 내 몸이 모두 그대의 것이 된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에릭사티의 <그대를 원해요 (쥬떼브)>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노래입니다.

Josep Carreras 'Je te veux', by Erik Satie

어떻습니까?
선율이 참 달콤하지 않습니까?

단 한 번의 사랑을 평생의 사랑으로 간직한 가난한 무명의 음악가 ’에릭 사티‘와, 아들의 친구까지도 연인으로 만들었던 수많은 남성 편력을 가진 화가 ’수잔 발라동‘ 그리고 그녀와 함께했던 당대 미술계의 거장 ’르노와르‘, '드가', ’로트렉’. 

이들 모두가 19세기 말 몽마르트르에서 살다 간 사람들입니다.
 

강인

 

예술비평가
사단법인 카프코리아 대표 
국민의힘 국가정책 자문위원(문화)

문화뉴스 / 강인 colin1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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