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HD한국조선해양 사외이사 거론
'방사청 제재 무마 전략' 의혹

[문화뉴스 주진노]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의 부정당업자 제재 심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현 정부 정치권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불법 군사기밀 탈취 등의 혐의로 오는 27일 방사청 주관 계약심의위원회의 부정당업자 제재 심의를 앞두고 있다.

앞서 보도한 <더페어> 취재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HD한국조선해양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영입을 추진 중이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정치학 박사 출신의 김성한 전 실장은 김영삼정부시절인 1994년 국무총리 자문 국제화추진위원회 전문위원직을 역임한 이래 안보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정치학 교수 출신의 김 전 실장이 조선해양플랜트 기업의 사외이사로 추천되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인 경우다. 여기에 방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 심의를 앞둔 시점에서 김 전 안보실장 영입설이 제기되자 제재를 무마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KDDX 사업 향배뿐만 아니라 HD현대중공업의 해양 방산분야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를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 김성한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대정부 로비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군사기밀 불법 취득으로 논란이 된 HD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 안건을 심의한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인은 KDDX 사업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 비인가서버로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전원 최종 유죄 판결 확정을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3년간 III급 군사 비밀을 8회 이상 탈취해왔다.

총 7조8천억 원 규모로 알려진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의 세 단계를 거쳐 최종 입찰자가 결정된다. 

지난 2012년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개념설계가 받아들여진 이후 2020년에는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직원이 탈취한 군사기밀이 설계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현대중공업이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개념설계도를 몰래 촬영해 빼돌려 기본설계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혐의를 부정했으나 지난 2019년 국제해상방위사업전 당시 양 사의 설계 모형이 같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HD현대 관계자는 “현재 내부에서는 사외이사에 대한 어떤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영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외이사 최종 선정은 후보자 추천 위원회 심의를 거쳐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나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방위사업청 부정당업자 제재 심의 결과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의 최종 상세설계 입찰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문화뉴스 / 주진노 evelev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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