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김수영] 아티스트의 음악과 잘 어울리는, 그리고 음악을 더 돋보이게 해주는 한 편의 뮤직비디오는 그 영상 하나만으로도 큰 가치와 예술성을 지니기도 한다. 물론 상업적인 이미지만 넘쳐나거나 혹은 '이게 당최 무슨 내용과 의미를 전달해주고자 하는 뮤직비디오인지?' 헷갈리게 하는 작품들도 있지만, 또한 많은 뮤직비디오는 음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세련된 음악적 분위기를 영상으로서 멋지게 풀어내기도 한다.

1981년에 MTV가 개국하며 본격적인 뮤직비디오의 세계가 발전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한 곡의 싱글을 발표할 때 음악과 동시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고도 할 수 있다. '뮤지션은 음악이 중요하지, 비디오적인 부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 말이 틀렸다기보다는, 뮤지션의 음악적 성향이나 음악의 색깔 혹은 메시지가 비디오를 통해 더 쉽게, 그리고 음악을 더 즐겁게 느낄 수 있는 통로로 전달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 노래가 과연 그런 '병맛 넘치는' 뮤직비디오가 없었더라면, 그 뮤직비디오가 '20억 뷰' 이상의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에 울려 퍼질 수 있었을까. 뮤직비디오만 본다면 너무나 어이없게도 아무 내용이 없는, 그저 재밌자고 만든 음악에 더 유쾌함을 더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비디오이지만, 그 존재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지금의 '강남 스타일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절로 감탄이 나오게 하는 상상력이 발휘됐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또는 세련된 음악 사운드와 걸맞게 세련되고 영상미 넘치는 뮤직비디오들을 몇 편 소개하고자 한다.

 

어쩜 이런 상상력이! 'Coldplay-Up&Up'

콜드플레이는 언제나 그들 특유의 음악 사운드와 함께 독보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는 여러 편의 뮤직비디오를 내놓는 밴드로도 유명하다. 특히 지난 정규앨범의 'Up&Up'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기발하고도 세련된 영상미의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마치 상상력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듯한 비디오로, 제59회 그래미 어워드의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 노미네이트, 그리고 2016년에 열린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에서 '최우수 시각효과상'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힘들더라도 우리는 모두 해낼 수 있다'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곡은 마치 아이의 동심을 품은 듯한 영상으로 희망적이며 서정적인 'Up&Up'이라는 음악의 감동을 더 배가하고 있다.

▲ Coldplay의 'Up&Up' 뮤직비디오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 같은. 'Katy Perry-Wide Awake'

언제나 뛰어난 퍼포먼스로 대중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케이티 페리의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케이티 페리의 뮤직비디오는 그 어떤 곡의 비디오를 보아도 그녀만의 독보적인 이미지가 있다. 인형 같은 외모를 자랑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때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며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을 발휘하기도 하며, 또한 아주 컬러풀하고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발표하기로도 유명하다.

'Wide Awake'는 마치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었던 나 자신을 깨우겠다는 비장한 내용의 가사이다. 케이티 페리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한 어린아이가 등장하며 그 아이와 함께 상상 속에서 머나먼 여정을 함께 하며 힘들었던 순간을 이기며 지나온, 크나큰 미로를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 역시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에서 '최우수 아트 디렉션상'을 수상한 바 있다.

▲ Katy Perry의 'Wide Awake' 뮤직비디오

 

철학적인 음악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성숙미를 보여주는 원디렉션의 Smile Boy, 'Harry Styles-Sign of the times'

2010년에 영국에서 열렸던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The X Factor'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 팀의 보이밴드를 탄생시키게 된다. 바로 현재 영국 아이돌의 자존심, 한낱 '아이돌'이라고 치부하기엔 이미 너무나도 많이 성숙한(특히 음악적으로) 'One Direction'이다. 처음 5인조 보이밴드로 출발한 원디렉션은 2015년 제인 말리크가 'Zayn'이라는 이름의 솔로 아티스트로 전향하며 4인조로 바뀌게 되고, 그 이후에 차례대로 한 명씩 솔로 음반을 발표하며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작년 9월에 나일 호란이 'This Town'이라는 곡으로 처음 솔로 음반을 발표했고, 얼마 전에는 멤버 해리 스타일스가 'Harry Styles'라는 첫 번째 자신의 정규 솔로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 앨범에서 첫 싱글로 내놓은 곡이 바로 'Sign of the times'이다. 원디렉션에서 보여줬던 유쾌하고 악동스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철학적인 음악과 가사가 인상적인 이 곡은 '출산 중인(아이를 낳는) 어머니가 아이에게 해주는 5분 동안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라고 한다.

전체적인 가사의 내용은 조금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해리 스타일스가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곡의 주된
컨셉과 철학적이며 의미심장한 가사들, 그리고 차분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사운드가 물씬 풍기는 음악적
분위기를 더욱더 고조시켜주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악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해리가 광활한 자연 위로 날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일 수도 있고, 조금 유치해 보일 수도 있겠으나 해리의 팔세토 창법이 잘 어우러진 후렴구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이 곡의 음악적 색깔을 영상으로 잘 담아낸 한 편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겠다.

▲ Harry Styles의 'Sign of the times'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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