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를 포기해 자유를 얻다' 편
19일 오후 10시 50분 EBS

[문화뉴스 이지영 기자] 19일 EBS ‘건축탐구 집’은 ‘네모를 포기해 자유를 얻다’ 편으로 방송된다.

경기도 이천 어느 시골 마을, 평범한 스카이라인 사이로 솟은 삼각형 지붕부터 마당의 삼각형 데크, 집안 천정과 모서리의 삼각형까지, 곳곳이 세모로 가득찬 집의 사연이 전해진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벽과 벽지를 바르지 않고 크랙을 그대로 살린 노출콘크리트 마감한 3m의 정면 벽과 그에 걸린 거대한 그림이 눈에 띈다.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탁 트인 층고로 햇볕이 잘 드는 덕분에 카페나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갤러리인 듯 카페인 듯 지어진 세모 집의 설계는 아내가 전적으로 주도하고 남편은 ‘정남향으로 지을 것’이란 유일한 조건을 내걸었다. 문제는 집터가 호리병 모양이었던 것이었다. 정남향으로 지어서는 도저히 네모반듯한 모양이 나오지 않아 이 부부가 선택한 것은, 곳곳이 틀어진 세모 모양의 집을 만드는 것이었다.

남편의 정남향 고집도 알고보면 아내를 위한 배려였다. 패션 회사에서 일하다 은퇴 후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집안 곳곳에 창을 설치하여 아내가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남편의 사랑이 가득 담긴 집이다.

아내는 미술을 공부하는 딸의 그림을 걸기 위해 3m짜리 벽을 요청했고, 벽에 다른 자식 없이 자연스러운 노출콘크리트를 원했다.

부부가 건축에 신경을 쓴 또 한 가지는 자신들의 주택으로 인해 이웃들이 조망권을 받해받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이웃들의 조망권을 배려해 집을 높게 짓지 않고 1층과 다락으로만 설계했다. 마당을 두른 담은 낮춰서 이웃과 직접 눈을 마주치며 인사할 수 있고, 집 앞 진입로에 낮은 데크를 깔아 이웃들이 앉았다 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

소소유락(笑.笑遊‘樂). ‘놀고먹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주택의 이름에 맞춰 편안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 비록 넓은 땅은 아니지만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축주 부부의 집으로 찾아간다.

경상북도 문경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올해 초 문경 시청 앞에 새롭게 등장한 거대한 돔 모양의 신축 건물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건물이 도서관인지 관공서인지 묻는 사람이 많은 이 건물은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가정집이다.

4개의 거대한 돔 모양 터널이 연결되어 형성된 특이한 구조의 이 집은,내부는 아치형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라운드 천장에 6미터가 넘는 층고를 가진 원통형을 자랑한다. 놀라운 점은 아치형 지붕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여러 번의 시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목구조를 이용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목구조 지붕 건물이 됐다.

이 둥근 집을 건축한 부부는 도심 한복판에 뻔하고 단순한 집 대신 문경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특별하고 독특한 집을 원했다. 조명 설치 포기, 가구 배치의 어려움, 오랜 시공 기간 등 건축 과정은 쉽지 않았고 다양한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개방감을 중시한 실내 설계에서는 2층이 없는 원통형 구조와 전면 통창을 통해 외부와의 연결감을 강조했다.

이들이 이러한 집을 지은 이유는 다름아닌 시집살이 때문이다. 13년 동안 두 딸을 키우며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부부는 남편의 아버지로부터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을 받아 건축을 시작했고, 시댁 바로 옆 도보 1분 거리에 집을 짓게 됐다.

손녀들이 테라스에서 텃밭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 수 있는 집. 둥근 집에서 가족과 이웃이 더불어 둥글둥글 부드럽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있다. 문경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둥근 집을 찾아간다.

세모와 동그라미,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집 두 채를 통해 전통적인 주거 형태를 벗어나 자신들만의 공간을 창조하려는 창의성과 용기를 보여준다.

‘건축탐구 집’은 19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영된다.

문화뉴스 / 이지영 기자 press@mhns.co.kr

[사진 = EBS]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