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임원희, 김동욱, 손호준이 '쓰리 썸머 나잇'의 세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제가 나쁜 짓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배우들이 고생 많이 한 것 같다."

지난해 여름, 부산의 해운대에선 한국 영화의 정통 코미디 부활을 노리는 한 작품이 촬영됐다. 과거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상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쓰리 썸머 나잇'이 그 주인공이다.

'쓰리 썸머 나잇'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세 친구 '명석'(김동욱), '달수'(임원희), '해구'(손호준)이 해운대에 가서 눈을 떠보니 조폭과 경찰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쫓기는 신세가 돼 겪는 3일 밤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소재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쓰리 썸머 나잇'의 제작보고회가 15일 오전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오는 7월 개봉을 앞둔 '쓰리 썸머 나잇' 제작보고회엔 김상진 감독을 비롯해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 윤제문, 류현경이 참석해 입담을 과시했다. 영화에 대한 소개부터 촬영 비화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 현장으로 초대한다.

영화에 대해 소개를 해달라.
ㄴ 김상진 :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한 번쯤은 누구나 일탈을 꿈꾸게 된다. 그 일탈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하고 찍었다. 심오하거나 철학적 깊이, 예술성이 짚은 영화가 아니라 통쾌하고 재밌게 웃을 수 있는 영화로 가장 적합한 소재였다. 모인 멤버들의 호흡도 좋아서 잘 나온 것 같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알려달라.
ㄴ 김동욱 : '명석'은 만년 고시생이다. 기세며 능력 있는 여자친구에게 치여서 답답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꿈과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류현경 : 그렇게 기가 센 것은 아니다. (웃음) 최연소 사시 합격을 해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고학력과 돈 많은 부잣집 딸 '지영'을 맡게 됐다. 남자친구를 항상 보호하다가 떠나서 잡으러 가는 대담한 여자다.

   
▲ 임원희가 사랑한다는 의미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원희 : 김동욱과 친구인 설정인데 전혀 어색하지 않다. (웃음) 동창인데, 셋 중에 떨어진다. '달수'가 음흉하고, 할 것은 다 하고, 나쁜 짓도 골라서 하는 콜센터 직원이다. 걸그룹을 좋아해서 따라다니기도 하는 역할이다.

손호준 : '해구'는 허세도 조금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꼭 있을 친구다. 앞뒤를 안 가리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 친구 때문에 사고도 자주 나게 된다.

윤제문 : 부산 최대의 마약 밀매 조직 보스로 악역이다. 세 친구 때문에 10년 전 당한 일을 기억하고, 부산에서 만나며 이들을 잡으러 다니는 역할이다.

해운대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ㄴ 김상진 : '여름휴가'하면 가장 많이 가고 싶다는 곳이 해운대인 것 같다. 작은 팁으로 결혼 전에 이런 일탈을 해봤는데, 그 장소가 해운대였다. 제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경험이 영화 속에 묻어난다. 임원희 씨 캐릭터가 가장 저랑 비슷했다. (웃음)

손호준은 바다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ㄴ 손호준 : '쓰리 썸머 나잇'의 해운대는 모래사장도 있고, 제대로 놀러 가는 분위기다. '삼시세끼'의 만재도는 섬이고, 휴식보다 삶 자체의 느낌이 약간 다른 것 같다. (휴가를 떠난다면 둘 중에 어디로 가겠나?) 만재도로 떠나려고 한다.

부산이 제2의 고향이라는 말을 했다.
ㄴ 임원희 : 부산을 원래 좋아했다. 촬영할 때마다 늘 가고 싶었고, 촬영 분량 중 80% 정도가 현지 촬영이라고 해서 좋았다. 해운대가 파이팅이 넘치는 곳이라고 느꼈다. 재밌게 놀았다. 이 영화에 도움이 될 거라 봤다. 부산에서도 현지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이 도움됐다. 현지에 있는 '동성' 친구들을 알게 되면, 정보에 있지 않은 맛집들을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촬영 중 파이팅을 어떻게 찾았나?) 술이었다. (웃음)

부산의 여름 날씨는 얼마나 더웠나?
ㄴ 김동욱 : 해운대의 바닷가가 찌는 여름이라 생각했는데, 주야장천 촬영 때 비만 와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촬영이 취소되는 것이 빈번했다. 영화는 제대로 나왔다. (웃음)

류현경 : 땀이 별로 없었다. (웃음) 그렇게 덥지 않았다.

   
 

임원희 : 8월 말에 찍었기 때문에, 더위가 많이 가셨을 때였다.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는 연기를 하기가 살짝 힘들었다.

윤제문 : 비가 많이 와서, 촬영도 취소가 종종 이뤄졌다.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방에서 큰 고생을 하지 않았다.

달리기 장면이 많은 것 같았다.
ㄴ 김동욱 : 달리기가 왜 이렇게 많았나? (김상진 : 시나리오에 그렇게 있으니까 찍게 됐다) 영화 내내 달리기 장면이 많다. 원희 형님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임원희 : 두 친구가 전력질주를 해서 참다 참다가 "내 나이가 몇인 줄 알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럴 정도로 액션 장면이 많았다. (둘 중에 누가 더 빨랐나?) 김동욱 씨가 날다람쥐 수준으로 빠르다.

비키니 군단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들었다.
ㄴ 김상진 : 많이 등장한다. 의도적으로 그랬다. 남자 입장에서 비키니 입은 여자를 만나는 것이 꿈이어서,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다. 조·단역 캐스팅도 조감독, 연출부에서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했다. 의상 팀도 비키니를 일일이 고르는 하는 작업을 해서 그런 부분이 많이 보이게 노력했다. 현장에선 비키니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영화 볼 때야 비키니 입은 애들이 많이 있구나 했지, 현장에선 즐길 수 없었다.

노출 신이 굉장한 수위라는 소문이 있다.
ㄴ 임원희 : 제가 노출을 하면서 기대하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웃음) 저희 대부분이 노출이 많다. 눈이 찌푸릴 정도의 에로 장면이 아니라 재미를 위한 노출이 많다. 상반신 노출은 기본이다. 하지만 그 그림을 위해 몸을 키우지 않았다. 일반 직장인의 몸매를 위해서 준비를 따로 하지 않았다.

김동욱 : 몸이 보통 몸은 아니고, 보통 이하인데 감독님 때문에 운동을 전혀 못 했다. 매일 고시를 준비하는 애가 언제 운동하겠나 했다. 평범하고 야리한 모습을 리얼리티를 위해 준비했다. 실제론 원희 형이 제일 좋았다.

손호준 : 선배님들과 비슷비슷한 정도다. 마찬가지로 리얼리티를 위해서 운동은 안했고, 근육은 원래 없었다. (웃음)

류현경 : 저 비키니 군단에 합류할 생각도 없었고, 감독님도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서 옷을 싸매고 다녔다. (웃음)

   
▲ 김동욱(오른쪽)이 '아이언맨' 장난감을 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을 나타내는 소품들이다. 설명해 달라.
ㄴ 김동욱 : (어벤져스 장난감을 보여주며) 어렸을 때 꿈이 슈퍼히어로가 꿈이었다. 하지만 '명석'은 공부를 하게 된다. 실제로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요즘 히어로 물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꿈을 자주 꾼다. '명석'의 로망도 약간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학창시절 친구였는데, 영화 속에서도 녹아있는 것 같다. (슈퍼히어로가 된다면 무엇이 되고 싶나?) 일단 메르스를 7월 전까지 다 처치해서 극장으로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

임원희 : (캠코더를 보여주며) 캠코더에 뭔가를 찍는 것을 좋아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것이 연기를 방해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재수 없고 염치없는 찍는 장면을 찍을 때, 오히려 캐릭터를 하기에 편한 작품이 됐다. 걸그룹을 찍는 분들의 모든 표정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희화화해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참고를 했다.

손호준 : '세지거라'라고 '해구'가 있는 제약회사에서 파는 남성 제품이다. (첫 주연작인데 어떤 느낌인가?) 떨리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가 앞선다.

윤제문 : '활활톤'에 마약을 담아서 배달을 보냈다가 세 친구가 손에 쥐게 된다. (출연 계기가 무엇인가?) 감독님 작품 중에 '귀신이 산다'가 있다. 그때 경찰 단역으로 잠깐 나왔었다.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김상진 : 윤제문 씨가 그때 굉장히 현장에서 긴장을 많이 하고 왔다. 경찰 역할인데 대사가 네다섯 줄 되는 대사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NG가 몇 번 났다. 잠깐 쉬라고 하고 멀리 나가 있을 때 조감독에게 "쟤 누구야, 연기 이따위로 해"했었다. (웃음)

윤제문 : 대사를 다 외웠는데 한 번에 쭉 치라고 했다. 예상과는 달랐다. 그래서 5분만 시간 달라고 해서 NG도 많이 안났던 걸로 기억한다.

김상진 : 저 친구와 언제 같이하면 재미난 역할이 나올 것 같았다. 제 영화에서 떴어야 했는데 다른 영화에서 뜨게 됐다. 그래서 같이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기동' 역할에 잘 어울릴 거라 봤다.

류현경 : (자동차를 보여주며) 외제 차 타고 다니는 역할이다. 집도 잘살고, 주인공들이 이 차를 타고 해운대로 가게 된다. 차에 대해 잘 몰라서 얼마인지 잘 모르겠다. (극 중 남자친구인 김동욱보다 윤제문과 촬영을 더 많이 했다) 동욱 씨와 촬영 분량이 많기보단 윤제문 선배님보다 더 많았다. 눈빛 교환을 하면 빨려 들어가서 좋았다.

이번 작품에서 여배우론 드물게 찰진 욕을 소화한다.
ㄴ 류현경 : 시나리오엔 '왈왈왈왈'로 욕이 정확히 써지지 않았다. (그럼 평소 하던 것이었나?) 그런 것은 아니고, 욕 잘하시는 분에게 부탁해서 적어가면서 외우게 됐다.

김상진 : 제2의 김수미 선생님 정도 될 것 같다. 영화 중에 세 명이 하는 것도 코미디가 나오지만, 윤제문과 류현경 씨와의 호흡에서도 많이 나온다. 찍을 때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재밌게 찍었다. 최대한 수위 조절을 알아서 하고 편집할 테니 막 하라고 했더니, 정말 심하게 막했다. 영화 내내 '삐삐삐'가 나올 순 없으니, 조절하면서 맛깔스럽게 잘 찍었다. (웃음)

   
▲ (왼쪽부터) 김상진 감독, 임원희, 김동욱, 류현경, 손호준, 윤제문이 영화 '쓰리 썸머 나잇'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삼일 동안 일탈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ㄴ 손호준 : 클럽 가고 싶다. 지금은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자유롭게 놀 수 있다면 클럽에 가서 놀아보고 싶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웃음)

임원희 : 10년 전에 여행을 갔다가 외로워 미쳐버리는 줄 알고 반나절 만에 돌아왔다. 3일의 시간이 있다면 울릉도 같은 곳에 가서 고독의 끝을 달려보는 일탈도 좋을 것 같다. ('진짜 사나이'와 '쓰리 썸머 나잇' 중 좀 더 일탈스러운 촬영은?) 일탈은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군대는 속박이고 힘들다. 군대도 떠나긴 하지만, 그 시간의 압박이 있다. 영화와는 진짜 거리가 있다.

김동욱 :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싶다. 흥미를 느끼고 있어서, 어제도 하고 왔다. 3일이 주어진다면 바로 떠나고 싶다. 한창 스쿠버 다이빙에 심취해있을 때다.

손호준 : 선배님들이 워낙 건전한 일탈을 말씀하셔서 정정하고 싶다. 등산하고 싶다. (웃음)

김상진 : 노는 것과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충분히 일탈하고 있다. 더 하면 힘들 것 같아서 가만히 집에 있어서 쉬는 것이 일탈인 것 같다.

코미디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ㄴ 김상진 : '쌈마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B급 영화의 정서가 많이 스스로 있는 것 같다. 교훈적이거나 감동적인 것을 준다는 것이 생리적으로 맞지 않다. 제가 직접 보면서 즐거울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다. 극장 의자에 앉혀놓고 관객들에게 진지함을 주려는 것은 제 타입이 아닌 것 같다. 감독이 좋아하는 영화를 찍고 싶은 것이 제 생각이다. 이전 작품들에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색채가 영화에 담겨있다 보니, 영화 자체가 하고자 하는 것보다 끝 무렵엔 무거워지는 것이 있었다. 이번엔 그냥 재밌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제가 만든 영화 중엔 두 번째로 좋은 것 같다. '주유소 습격사건'이 제일 재밌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 만들 영화가 더 좋을 것 같아서 이번이 두 번째인 것 같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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