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죽, 이정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간송 문화전 4부 : 매, 난, 국, 죽_선비의 향기' 전시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진행한다.

'간송 문화전 4부 : 매, 난, 국, 죽_선비의 향기'는 '1부 : 간송 전형필', '2부 : 보화각', '3부 : 진경산수화'에 이은 전시로, '탄은 이정'의 '삼청첩'이 최초로 일반에게 공개된다. '삼청첩'은 조선 중기 문예의 정수로 불릴만한 화첩으로써, 대나무와 매화, 난을 그리고 자작시와 함께 엮은 시화첩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일제침탈로 이어지는 조선 역사의 굴곡과 극복의 과정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상청첩'은 세종대왕의 고손인 탄은 이정이 임진왜란 때 심각한 상처를 입어 다시는 붓을 들지 못할 뻔 했지만, 강인한 의지로 이겨내고 만들어낸 필생의 역작이다. 전란 중임에도 최고가의 재료인 먹물을 들인 비단에 금으로 대나무와 매화, 난을 그림으로써 국난을 맞아 군자의 기상이 담긴 그림을 통해 국민의 사기를 진작시키고자 했다.

▲ 백매, 김홍도
'삼청첩'은 검은 비단에 금니로 그린 탄은의 그림뿐 아니라, 간이 최립, 석봉 한호, 오산 차천로 등 당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시문과 글씨가 함께 실려 있어 조선 중기 선비 문화의 역량과 성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당대에서 후대에 이르기까지 관련 기록들이 풍부하게 남아있어 제작 당시의 상황과 현재 이르기까지 전래 과정이 비교적 소상히 밝혀져 있다.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역사상을 내포한 문화사적 사료의 의미가 있다.

이후 '삼청첩'은 선조의 부마인 영안위 홍주원에게 건네졌고, 병자호란 때에 화마를 입어 소실될 위기를 겪는다. 불에 탄 흔적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병자호란이 끝나고 홍주원의 후손들에 의해 7대를 이어가며 가보로 전해졌지만 조선 말기 외세침탈의 와중에 일진함 함장으로 온 쯔보이코우소에게 넘어가는 비운을 맞게 된다. 다행히 간송이 이를 되찾아 왔고, 이 화첩이 최초로 이번 전시를 통해 전면 공개되는 것이다.

▲ 국향군자, 김정희
'간송문화전 4부 : 매, 난, 국, 죽_선비의 향기'에선 탄은 이정의 '삼청첩' 이외에도 추사 김정희, 현재 심사정, 단원 김홍도 등 31명 작가가 그린 100여 점의 작품을 교체 전시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과 다르게 영상물 및 체험공간을 준비함으로써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간송 문화전은 2017년 3월까지 다양한 주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9월부터는 꽃과 풀, 새와 짐승을 그려낸 작품들로 구성된 '간송 문화전 5부 : 화훼영모(전시명 미정)'를 준비 중이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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