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춤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듯이

[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춤을 춘다. 그런데 그 춤이 파트너 댄스라면 어떤 사람이 인기 있는 댄서가 될까. 대부분의 파트너 댄스는 남자가 리드를 한다. 그리고 여자들은 그 리드를 받아 춤을 완성한다. 그런데 두 사람이 춤을 추다 보니, 아무래도 그 속에서도 인기 있는 사람이 생겨난다. 물론 처음에는 외모가 인기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춤판이라는 게 신기해서 춤 실력이 곧 그 사람의 스펙처럼 여겨지는 특이한 룰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춤을 추다 사귀는 커플을 보면, 선배 리더(-남자댄서-)와 후배 팔뤄(-여자댄서-) 커플의 비율이 더 높다. 물론 간혹, 춤잘 추는 선배 팔뤄를 용기 있게 쟁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후배 팔뤄들이 선배들과 춤을 추며 선배들에게 반하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그건 소셜댄스라는 것이 가진 아날로그적인 특징 때문이다. 개인디지털기기 소유의 증가와 개인 중심의 사회에서 소셜댄스는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고, 함께 발을 움직여야 한다는 지극히 시대 역행적인 움직임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특히, 제너럴(-댄스파티-)에서 다양한 파트너를 만나는 과정에서 댄서들은 아주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감각으로 파트너를 평가하게 된다. 춤 실력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그것이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배려와 새로운 춤을 경험하게 하는 짜릿함, 이 양극단의 감각을 동시에 주는 파트너에 대해 본능적으로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다른 사람들의 춤을 구경하고 있자면, 남의 연애를 엿보는 느낌이 든다. 연애를 욕망의 만족으로만 생각한다면, 다르겠지만, 연애를 교감의 완성으로 바라본다면 춤과 연애는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리더와 팔뤄의 교감이 욕망의 충돌로 이루어지는 커플들의 춤은 안타깝다. 춤을 처음 시작한 커플의 춤은 어설프고 한없이 조심스럽고 실수투성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내가 막 익힌 스텝을 틀리지 않고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어설프고 때로는 박자가 맞지 않지만, 그들의 최선을 다하는 노력은 매력적이다. 그런데 늘 실수나 폭력은 어설프게 자신감이 생기는 데서 비롯된다.

어느 정도 춤에 자신이 생기는 순간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고 자기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춤으로 변질된다. 어려운 기술을 구사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시도해보면서 자신의 춤을 연습한다. 그들의 춤은 교감이 아닌, 상대를 이용한 자기 만족으로 변질된다. 리더나 팔뤄 모두 이런 시기를 겪는다. 그들의 춤을 보자면, 웃고는 있지만, 상대방의 표정에는 당혹스러운 일이나, 지루함이 스쳐 지나간다. 그렇다면 고수들은 어떨까. 고수들은 상대방의 수준에 따라 춤을 조절하고 제시한다. 그래서 고수와 춤을 추는 순간 상대방은 즐겁다.

그러나 고수는 자신의 100%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 익숙한 패턴도 좋지만, 그들은 뭔가 새로운 자극을 기대한다. 가장 이상적인 춤은 익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함께 탐구하는 제너럴을 출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제너럴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은 그 음악을 가장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헤매인다.

3분간의 사랑. 소셜댄스를 추는 순간, 음악과 함께 나와 리듬을 맞추는 상대방은 같은 리듬으로 나와 호흡하고 시간이 지나면 둘의 심장박동도 비슷해진다. 사랑에 빠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같은 음악을 들고 같이 리듬으로 함께 걸어가는 것, 소셜의 3분은 매번 새롭게 벌어지는 사랑의 향연이다.

하지만 사랑은 시작할 때에는 연애보다는 상대방에게 처음 손을 내밀어 잡은 손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는 매너가 상대의 마음을 더욱 움직이는 법이다. 3분간의 사랑의 순간 당신은 상대방과 어떤 사랑을 나누는 리더/팔뤄인가. 조용히 손을 내밀고 상대방의 호흡과 음악을 느껴라. 그리고 배려넘치는 홀딩과 스텝을 상대방의 춤을 조심스럽게 연애해라.

   
 

[글] 아띠에터 최다연(허니) 교수 artietor@mhns.co.kr

춤이든 연기든 아날로그식으로 사람과 소통해야한다고 믿는 딴따라. 서강대 신방과에서 주구장창 연극만하다가 결국 한예종에서 연기과 전문사로 연기를 공부하고 배우가 됐다가 이젠 국민대 소셜댄스학과에서 스윙댄스를 가르치는 여전히 세상에 관심 많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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