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우람 기자]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열일곱 열여덟 청춘들의 열기로 가득 찬 이곳. 지난 7월 20일 성남시청 온누리홀 에서는 성남분당 돌마고등학교 학생들의 꿈끼 발산 '돌마제'가 한창이었다. 그 동안 교실에 유배되어 있던 끼와 열정이 음악을 따라 무대 위로 펄떡댔다. 누구보다 뜨거운 한 학기를 보낸 돌마고등학생(교장 김경자)들의 화려한 쉼표. 청춘과 미래가 공존하는 그 곳을 따라가 보았다.

돌마고등학교 학생들의 장기자랑은 18개 학급, 5개 그룹, 3개 동아리 등 총 26팀이 무대에 올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1, 2학년 학생 모두가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조명을 받으며 자신의 기량을 뽐낸 셈이다. 교실에서 볼 수 없던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친구들의 활약에 청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의 마력에 사로잡혀 완성도 높은 공연에는 감동의 박수로, 후배의 애교 섞인 무대에는 엄마 미소로 화답하며 즐기고 있었다.

이 날 대상의 영예는 상상력과 위트 넘치는 패러디 패션쇼를 선보인 2학년 6반 학생들이 차지했다. 이 깜찍한 친구들은 '도깨비'의 검과 빨강 목도리로 지난 겨울의 추억을 소환했고, 완벽한 조커 분장으로 시선을 강탈하며 객석을 요동치게 했다. 청청 패션과 반다나 헤어밴드를 한 써니, 초커와 단발머리로 존재감을 드러낸 마틸다를 등장시켜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추억까지 슬쩍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역시 춤과 노래. 하지만 같은 춤과 노래가 아니다. 태권도를 활용한 군무, 각국의 민속 의상을 활용한 춤, 랩 배틀, 밴드 공연 등 감탄을 자아낼 만큼 다채로운 모습이다. 아이디어와 잠재력이 엿보이는 무대를 보며 학생들의 미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열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올라 '음오아예'를 열창한 이현희(2-5) 학생은 최근 보컬 학원에 등록했다. "교내 밴드부에 들기는 했지만 취미로만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진로와 연결 짓게 되었어요. 꼭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다. 평범한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꿈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사실 축제는 일찌감치 시작되고 있었다. 전교생 공모를 통해 축제 포스터를 정했고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진행 요원의 조끼 디자인조차 학생들의 손을 거쳐 정해졌다. 이 모든 준비의 구심점에는 학생회가 있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진행과 마무리, 무대의 출발을 알리는 오프닝 공연까지 학생회의 손길이 스미지 않은 곳이 없었다. 

제17대 학생회 회장 김선재(2-4) 학생은 "이번 돌마제는 김경자 교장선생님의 특별한 관심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덕분에 학생들이 준비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좋은 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장일지(2-2) 학생은 "가장 힘들었던 건 시간과의 싸움이었어요. 시험기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급한데 준비해야할 건 많고. 이 축제 과연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라며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호흡이 척척 맞는 동료, 후배들이 있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학교 시청각실이 아닌 이렇게 큰 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처음이에요. 무언가 저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입니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답다.

돌마제는 2년에 한 번씩 진행된다. 3학년은 참가하지 않는 것을 감안한다면 고등학교 생활에서 딱 한번 즐길 수 있는 축제이다. 한 학기를 뜨겁게 보낸 만큼 학기를 마무리하는 축제에 대한 기대와 열망도 컸다. 학생들은 마지막 곡인 '넌 내게 반했어'의 후렴구 수십 번을 외친 후에야 밴드를 무대 아래로 내려 보내주었고 번외로 진행된 아이돌 초청 공연에서 다시 한 번 후끈 달아 올랐다. 여운이 가시지 않는 무대를 뒤로 하고 객석을 떠나는 학생들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묻어나지만 이로써 고등학교 생활의 화려한 쉼표를 찍은 셈이다. 이제부터 학생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들의 청춘과 미래에서 오늘 역시 아름다운 추억으로 소환될 것이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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