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아트컴퍼니의 노영화 작 작사 최지민 작곡 최원석 연출의 음악극 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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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교하아트컴퍼니의 노영화 작·작사, 최지민 작곡, 최원석 연출의 음악극 <도적>을 관람했다.

이 음악극은 조선 연산군 때의 도적 홍길동(洪吉同)의 이야기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의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홍길동은 홍상직(남양 홍씨)의 서자로, 어머니는 관기 옥영향(玉英香)이다. 홍길동은 1443년에 출생한 첩의 자식이었고 1510년에 사망하였다. 홍상직은 아들 셋을 두었는데, 귀동, 일동, 길동이었다. 귀동과 일동은 적자(嫡子)로 정처 남평 문씨 소생이다. 적자는 정식 부인 소생 자식을 말하며, 양반의 자손 가운데 첩(妾)의 소생을 이르는 통틀어 서얼(庶孼)이라고 하는데, 서자(庶子)는 양인(良人) 첩의 자손, 얼자(孽子)는 천인(賤人) 첩의 자손을 말한다.

홍길동은 얼자(孽子)로 천대를 받다가 활빈당이는 도적무리의 수령이 된다. 처음에는 충주일대에서 활약한다. 홍길동은 버젓이 당상관의 차림으로 무리를 이끌고 관아에 들어갔으며 그 기세에 눌려 지방 관아에도 깍듯이 존대하였다고 한다. 산 속에 들어가 근거지를 두고 활동한 흔적은 없으나, 의적(義賊)으로 불리고, 지방의 권농이나 이정, 유향소의 좌수, 별감등도 다 알아볼 정도였다. 그 위세가 대단해 일반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실록에 홍길동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삼정승이 연산군에게 도적 홍길동이 잡혔다는 보고를 하는 연산군 6년(1500년)의 실록이다. 영의정 한치형(韓致亨)·좌의정 성준(成俊)·우의정 이극균(李克均)이 아뢰기를, "듣건대, 강도 홍길동(洪吉同)을 잡았다 하니 기쁨을 견딜 수 없습니다. 백성을 위하여 해독을 제거하는 일이 이보다 큰 것이 없으니, 청컨대 이 시기에 그 무리들을 다 잡도록 하소서." 하니, 그대로 좇았다.

실록에는 홍길동을 잡았다는 기록 이외에 어떻게 벌주었다는 기록은 없다. 연산군일기가 시대 상황으로 인해 다소 누락된 부분이 많다고는 하나, 다른 기록이 상세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점이다. 다만 훗날 조선 선조 때 홍길동과 같은 강상의 죄로 잡힌 이연수의 처리를 논하면서 홍길동의 경우를 들어 도당을 나누어 가두고 심문하기를 청하는 것으로 보아 옥중에서 서로 말을 맞추었거나 일부 탈옥을 했을 수도 있다.

홍길동은 조선 시대 지배층과 세간에 널리 알려진 사건으로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거론될 정도였다. 허균(許筠)은 조선 시대의 불합리한 서얼(庶孼) 차별과 백성에 대한 가혹한 수취, 국방에 대한 부실 등의 개혁을 주장하였고, 국왕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로지 백성이라 역설하였다. 허균은 백성을 현실에 순응하는 항민(抗民), 불만이 쌓인 원민(怨民), 사회를 바꾸기 위해 직접 나서는 호민(豪民)으로 나누었으며 홍길동을 호민의 대표로 형상화하여 홍길동전을 지었다.

한편,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조선 시대의 3대 도둑으로 장길산, 임꺽정과 함께 홍길동을 논하면서 이들의 이름이 장사꾼이 맹세하는 구호에까지 들어 있다고 적고 있다.

이 음악극에서는 홍길동의 첫사랑의 여인으로 해주라는 인물을 등장시키고, 길동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여인으로 미령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사랑을 주제로 노래를 부르며 극을 이끌어간다. 길동의 형으로 인형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활빈당이라는 도적의 무리가 활동을 벌이고, 당시 서민의 동태가 음악극의 주축을 형성한다. 연산군이 폐위되기 전의 임금으로 등장해 거문고를 들고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마치 영화 <쿼바디스>에서 로마제국의 폭군 네로황제가 그의 현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길동의 연인 해주가 연산군 앞으로 끌려가 길동이 선물한 붉은 댕기를 보이며 연산군의 손길을 거부하니, 결국 해주는 임금의 분노로 처형을 당하고 만다. 이에 분노한 길동이 항거를 하고, 길동의 형인 인형이 길동을 제지하고, 결국 길동은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활빈당 도적의 무리가 길동을 구해내려는 계략이 펼쳐지면서 극은 점입가경(漸入佳境)에 이른다. 길동을 다시 잡으려는 연산의 계획이 미령의 초혼 굿과 함께 펼쳐지고, 굿 속에 해주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굿에 길동이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확신한 연산이 길동을 호명하니, 자신의 등장을 들킨 것으로 착각한 길동이 모습을 드러낸다. 관군의 공격이 시작되고, 길동과 활빈당의 무리가 관군과 결전을 벌이다 양쪽 다 죽고 만다. 시신들 속에서 미령의 마지막 굿판이 펼쳐지고 길동과 해주의 영은 시신들 속에서 일어나 저승으로 향하는 행로의 동반자가 된다.

길동으로 김진태, 형으로 강해랑, 연산으로 박기원, 해주 역에 이유나, 미령 역에 신진경, 김용민, 오현진, 권성민, 이성주, 오영빈, 이윤성, 심근섭, 주찬영, 배준형, 장유경, 김자운, 앙영지, 김은지, 김영진, 조엘리, 강보경 등이 출연해 전원의 열연과 열창이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지휘 김용하, 신디사이저 최지민·신창용, 가야금 박미현, 거문고 전우석, 해금 김승태, 대금 안헌영, 피리 이광호, 타악1 배정찬, 타악2 우민연 등 연주자들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안무 아지형, 제작 수퍼바이저 노래지도 김기정, 무대디자인 박선희, 의상디자인 임선영, 조명디자인 용선중, 조명 민경욱·강동엽·김도훈·김명수·송명기, 무대감독 최귀웅, 조연출 김아영, 음향디자인 김종원(나라시스템), 무대제작 이돈용, 분장 박다정·송지수·정윤경, 소품 최태주, 음향 김종표, 홍보디자인 김민정(수튜디오 미인), 사진 최연국(스튜디오 내일), 영상 이재은, 영상기록 성동한, 진행 신사무엘·우가은, 기획 장인정·박소향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교하뮤지컬컴퍼니의 노영화 작·작사, 최지민 작곡, 최원석 연출의 음악극 <도적>을 연출력이 감지되는 친 대중적이자 감동적인 음악극으로 만들어 냈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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