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국정원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기획 귀순한 귀인 '김광일'(이종석)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가 범인임을 직감한 경찰 '채이도'(김명민)와 그를 비호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의 사투를 그린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가 23일 개봉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브이아이피' 22.2%로 예매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누적 관객은 48만을 넘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W' 등 그동안 다양한 멜로 드라마에서 배우 이종석은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같이 해맑은 소년 미소와 훤칠한 꽃미남 외모로 시청자의 여심을 사로잡아 왔다. 그런 이종석이 사이코패스 살인마 역으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그렇게 '브이아이피'의 김광일 역을 맡은 배우 이종석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피끓는 청춘' 당시 드라마는 회사에서 골라주고 영화는 직접 선택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했었다. 뿌듯한 기분이라던가 배우로서 해소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 작품에서 해소된 부분이 있는지?

ㄴ '피끓는 청춘' 때도 그랬는데 다른걸 좀 해보고싶은 욕심이 있다. 당시에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굉장히 잘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 사투리도 하고 코미디 연기를 해야 했어서 주변에서는 많은 반대를 했다. 신입 때 인터뷰하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역 한 번쯤 해보고 싶다 했었고 항상 갈망이 있었다. 이런 역할 자체가 나이 때에 맞는게 많지 않기도 하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우연히 보고 욕심내서 해보고 싶다고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다. 실제로 하기로 결정해놓고 나서는 고민을 많이 했다. 악역이니까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많은 작품에서 다뤄왔기 때문에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누아르를 동경했지만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에 뒤로 물러났었고 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있었는데, 가진 이미지를 극대화해서 사용하면 무기로 쓸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마냥 아이처럼 해맑으면 좀 더 새로울 수 있겠다 싶어 그렇게 연기했다.

 

감독님께 직접 요청을 했는데 이런 적이 전에 있었나?

ㄴ 처음이다. '브이아이피'라는 제목과 장동건 선배님, 김명민 선배님이 계신 걸 보고 '김광일'이라는 역할 자체는 조연이라고 생각했다. 극을 끌고 가기 위한 장치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다.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서 상관없으니 하겠다 했는데 이 영화 제목 속 'VIP'가 타이틀 롤이고 '김광일' 역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도 하겠다고 했다.

 

시나리오 볼 때 어디까지 보고 감독님을 찾았는가?

ㄴ 끝까지 봤다. 자신이 있기보다 욕심이 먼저였고 감독님을 만나기 전까지 자신이 있었는데 이후부터 걱정들이 생겼다. 촬영하면서도 이거를 어떻게 해야 다르게 보일 수 있으며 팬들이 어린 친구들도 많은데 상처받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캠코더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모니터링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인데 초반에는 모니터링을 하다가 나중에는 감독님이 못하게 하셔서 연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못 보니까 혼란스러움도 있었다. 악역이라고 해서 힘을 많이 주기도 했고 많은 계산과 준비를 했는데 아무것도 못 하게 하시고 많이 걷어내셨다. 디렉션 따라 했다.

 

남자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고 했는데 재미는 있었나? 명확한 장르물이라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ㄴ 배우마다 이미지라는 게 있다. 고유의 것을 가지고 각자의 무기로 연기를 한다. 남성미나 마초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없는 거니까 멋있다고 느꼈다. 누아르를 하고 싶은데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연기를 한다고 쳤을 때 관객의 입장에서 그게 괜찮을까에 대한 물음표가 항상 떴었다. 예를 들어 '채이도'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담배를 들고, 욕을 뱉으면서, 인상을 쓰고, 상대방을 위압해야 하는데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감히 엄두를 못 냈다. '브이아이피'는 가진 것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기로 사용한 것에 관해 얘기해달라.

ㄴ 웃을 때 애같이 웃으려고 했다. 국정원 요원 중 여자 직원 목을 조르는 상황에서 과정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원래 남자 직원이 있을 때 남자 직원에게 아이같이 빙긋 웃고 사인을 보냈지만 안 놀아주니까 그런 거다. 정말 순수한 마음의 그런 느낌으로 하려고 애를 썼다. 뭔가 살인을 하면서도 쾌감과 쾌락, 희열을 느끼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그게 좀 힘들었다.

[문화 人] '브이아이피' 이종석이 생각하는 '브이아이피' 베스트 장면 ② 로 이어집니다.

pinkcat@mhns.co.kr 사진ⓒ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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