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문화 人] '브이아이피' 김명민 "'채이도'는 '강철중'?" ②에서 이어집니다.  

어느 정도의 흥행을 원하는지?

ㄴ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 걸 보면서 선택한 적이 없다.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천운이 따라줘야 한다. 과정에 있어서 하는 일에 만족한다. 이렇게 배우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흥행은 욕심인 것 같다. 흥행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판단할 수가 없고 내 힘으로 어찌할 수가 없다. 흥행이 어떻게 보면 돈을 좇아가는 것과 같은데 물론 좋지만, 그것만 보고 가면 생각이나 가치관이 흐려질 수 있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은데 안되는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꿈꿔왔던 배우의 길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좀 영악해져야 할 필요는 있지만 아직은 그런 부분이 부족하고 우직한 것 같다.
3년 전인가 천만 넘는 영화가 쏟아질 때가 있었다. 그 당시 '한국 영화가 웬만하면 천만이 넘는다'는 말이 있었는데 듣기 싫었다. 4,500만 중에서 천만이 봤다는 건데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만큼 작품이 좋고 운도 따라주고 여러 가지가 갖추어져 있으니까 된 거고 그것도 실력이라고 본다.

 

영화가 나오기 전에 기대를 많이 안 한 것 같다.

ㄴ 그 시나리오를 보고는 기대를 할 수가 없다. (웃음)
산전수전 다 겪다 보니 성격이 기대를 잘 않는다. 크게 기뻐도 기뻐하지 않고, 크게 슬픈 일이 있어도 슬퍼하지 않으며 산다. 도움이 많이 된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크다.
VIP는 감독님의 영화다. 감독님의 의도한 바가 분명히 있고 믿기에 들어왔고 개인적인 배우의 욕심을 위해서는 선택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감독님의 전작이라던가 감독님의 이름, 감독님과의 작업을 항상 고대를 해왔던 사람이라면 따로 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감독님의 이름이 올라가면 거기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이름도 같이 올라간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첫 번째다.

 

이번에 시나리오보다 감독님을 보고 선택했다고 했는데 장바구니에 넣고 싶은 그런 감독님이 있는가?

ㄴ 감독님들이 간절히 원하시면 거절 못 한다. 어느 정도 간곡하냐는 좀 따진다.(웃음) 감독님의 진심이 와닿았다. 내가 해도 그만 딴 사람이 해도 그만인 작품보다는 나를 원하는 감독님한테 간다. 진짜 좋은 작품이면 먼저 하고 싶다고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간다. 저예산 영화일 수도, 투자가 마이너일 수도 있지만 그런 거 크게 따지지 않는다.

받는 시나리오 중에 들어오는 거 보면 잘 되겠다는 느낌이 오는지?

ㄴ 다 잘 될 것 같다. 그렇게 딱 흥행을 예상하고 만들어가는 영화는 따로 있지만 그런 시나리오를 받아본 적은 없다. 받을 수 있는 시나리오 중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재밌는 거로 고른다.

캐스팅 과정에서 배우들을 봤을 때 영화를 보고 싶으면서도 그 조합으로 어떤 영화가 나올까 궁금했다. 굉장히 익숙한 배우들인데 조합은 낯설기도 하다. 배우들끼리는 어쨌는지?

ㄴ 희순이 형은 아직도 낯설어한다. 동건이 형한테 '동건 씨'라고 부른다. 그런 낯섦이 이 영화의 매력 아닐까 한다. 영화에서 배우들끼리 마주치는 씬이 거의 없다. '채이도'만 세 배우를 다 만나지 '리대범'은 만나는 배우가 없다. 그러다보니 영화에서 서로 의기투합해서 으쌰하는 분위기가 없었다. 술자리도 있을 수가 없었다. 얼굴을 보고 만나야 하는데 보질 못했다. 영화 자체 구성이 그렇다 보니 촬영이 없는 데 가서 술 마시자고 그러기도 모호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출연했다. 그 낯선 조합이 되레 너무 익숙한 조합보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에서도 물과 기름처럼 전혀 브로맨스 같은 게 없다.

 

차기작은 어떤 게 있나?

ㄴ '조선 명탐정 3' 촬영 중이다. 같은 캐릭터와 똑같은 스텝들과 함께 하므로 주어지는 시나리오대로만 해서 만나면 반갑고 즐거운 분위기가 된다. 1탄에서는 재미 위주로 가고 2탄에서는 드라마를 살렸다면 3에서는 재미도 있고 드라마도 살렸다. 내년 구정에 만나볼 수 있다.

 

영화 '물괴'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형체를 안 보고 하면 힘들지 않은가?

ㄴ 궁금하다. 물괴가 주인공인데 물괴를 본 사람이 없다. 크리쳐물인데 희화화해야 하나 공포 분위기로 가야 하나 톤 앤 매너가 고민되었다. 못 보고 하니까 헷갈렸다. 그래서 톤 앤 매너는 완전 공포스러운 인물로 잡았다. 징그럽고 흉측한 괴물에 대한 리액션을 했다. 리액션을 보고 물괴를 만들면 된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나 유약한 모습을 보이면 영화가 산으로 살 것 같았다. '에이리언2'를 봤을 때 그 공포스러움처럼 숨이 막히게끔 하는 괴물로 만들어야겠다 하며 모든 배우가 리액션을 맞췄다. 이제 물괴만 잘하면 된다.(웃음)

 

관객들에게 '브이아이피'를 어떤 영화라고 말하고 싶나? 어떤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지?

ㄴ '신세계'를 이은 감독님의 후속작이다.(웃음) 19살 이상 된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웃음) 입 무거운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 스포일러 얘기 안 하고 소문 많이 안 냈으면 좋겠다. 청소년 관람 불가라 너무 잔혹해서 호불호가 나뉘는 영화다. 기대하는 관객 수는 따로 없지만 마니아층은 생길 것 같다.

 

pinkcat@mhns.co.kr 사진ⓒ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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