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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마을과 낙산야경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여름에게 작별인사를 고했다. 선선한 초가을 저녁바람과 함께 서울의 야경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서울시가 한양도성 특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양도성 달빛기행'을 진행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오는 15일부터 총 5회에 걸쳐 매주 화, 목요일(19:30∼21:30)에 진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은 사전예약제로 실시하며, 참가비용은 무료다. 접수는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시스템(http://yeyak.seoul.go.kr/)과 서울 한양도성 홈페이지(http://seoulcitywall.seoul.go.kr)에서 가능"하다고 전했다.

달빛기행 코스는 서울의 야경과 도성 안팎의 풍경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됐다. 회차 별 코스는 이렇다. 1회차 '백악구간(혜화문〜북정마을∼말바위전망대∼삼청공원)', 2회차 '낙산구간(흥인문〜이화마을∼낙산전망대∼혜화문), 3회차 '목멱(장충공원〜남산순환버스∼남산성곽길∼호현당∼숭례문)', 4회차 '인왕구간(사직단〜행촌동성곽길∼인왕산자락길∼수성동계곡)'이다. 5회차는 '목멱구간'이다. 특히 5회차는 외국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소요시간은 2시간정도 소요된다. 참고로 3회차, 5회차는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하게 되니, 교통카드 준비는 필수다.

   
흥인지문 야경

각 구간 별 매력 포인트를 짚어보자.

우선, 백악구간에서는 달빛아래 북정마을과 600년의 시간을 지켜온 경복궁과 창덕궁의 모습을 한 눈에 만날 수 있다. 또한, 낙산구간은 이화마을과 장수마을, 낙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인왕산의 저녁모습이 인상적이다. 더구나, 목멱구간은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조선시대 도성 밖이었던 한강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나 이 구간은 이번에 새롭게 정비된 순성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 태조 때 축성되었던 성벽이 그대로 남아있으니 그 시대의 향취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왕구간은 달이 뜨는 풍경이 멋진 행촌동을 지나, 인왕산자락길을 걷는 코스로 수성동 계곡에서 끝이 난다.

   
광희문 야경

뿐만 아니라, 달빛기행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작은 '국악공연'이 함께 진행되기도 한다. 음악회가 진행되는 장소는 1회차에는 삼청공원, 2회차는 혜화문, 3회차는 호현당 앞마당, 4회차는 수성동계곡 공원, 성문, 한옥, 계곡으로 참가자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달빛기행 참가자들의 산책길을 밝혀주기 위해 조족등(照足燈)이 사용된다"라고 전했다. 조족등은 조선시대 야간순찰을 담당했던 순라꾼들이 사용하던 등으로, 일명 '도적등, 조적등(照賊燈)'이라고도 했으며, 생긴 모양이 박과 같아서 '박등'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던 등이다.

프로그램 진행과 해설은 한양도성 안내해설자원활동가인 '서울KYC 도성길라잡이' 가 맡았다. '서울KYC 도성길라잡이'는 600년 역사, 문화, 생태도시 서울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도성을 찾는 시민들에게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와 내력에 대해 해설을 하는 순수 자원활동가들로 2008년부터 숭례문복구현장과 한양도성을 안내하고 있다. 현재 7기까지 배출이 되어있으며, 매주 주말 한양도성 해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단체다.

가을 여행, 멀리서 찾지 말자. 평범한 하루의 끝을 멋진 서울의 도성을 둘러보며 마무리하는 것도 충분히 멋진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양의 밤과 서울의 밤, 그 사이를 오고 가며 여유로운 가을밤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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