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서울연극제 아르코 대극장 휴관에 따른 기자회견 모습.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우리 예술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그의 신성한 의무를 저버리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지원행정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원로·중견 연극인 166명이 최근 보도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나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특정 예술가 지원 배제 등에 반발해 21일 성명을 발표했다. 연극인들은 서울연극협회를 통해 예술인 탄압을 통탄하는 원로, 중견 연극인들의 성명서'를 공개했다.

이들은 "예술은 문화의 근간이며 문화는 국가의 품격을 이룬다. 예술 없이 선진 문화국을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예술 진흥은 당연히 국가 운영의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예술 진흥의 정도(正道)를 우린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예술에 대한 불간섭은 그 정도 중에서도 제일(第一)의 원칙이다.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은 예술의 건강성을 가리키는 지표이다. 그렇게 튼튼한 예술이 불편하다면 국가의 건강을 의심해야 한다. 국가는 예술에 개입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그것이 예술을 황폐화하고 결국 국가를 망친다는 것은 수많은 역사적 교훈을 통해 이미 충분히 배웠다"고 주장했다.

연극인들은 "그런데 최근 연극계를 상대로 시대에 역행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망국적 사전검열이 다시 부활한 것 같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 때에 맞춘 듯한 감사원의 해당 예술인 감사, 심사위원들에 대한 압박과 회유 등이 바로 그것이다. 21세기 문화입국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감히 상상도 못 할 전시대적 행태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특히 우리 예술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그의 신성한 의무를 저버리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지원행정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번의 사태가 소수의 일시적 일탈 행위인지 아니면 극히 일부만 드러낸 거대한 빙산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설령 전자의 경우라도 그것은 크게 경계할 일이다. 더욱이 국민의 이름을 빙자한, 궤변에도 못 미치는 해명들을 보면서는 후자의 경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이에 원로, 중견 연극인들은 "이 사태를 심히 우려하며 정도를 벗어난 예술 정책은 단호하게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아울러 수시로 자행되는. 비상식을 과감히 청산하고 예술불가침을 위한 불변의 성문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문체부 장관의 사과 및 재발 방지,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사퇴, 정부의 예술정책 불간섭 원칙 천명, 문화예술진흥법 폐지 및 예술의 독립성과 진흥을 보장할 수 있는 신규 법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22일 오후 2시에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서울연극협회 주최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치검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 참여한 166명의 원로, 중견 연극인들의 명단은 아래와 같다. (가나다순)

강상규, 강성해, 강애심, 강주희, 고영범, 고인배, 공호석, 곽수정, 권남희, 권병길, 권복순, 권혁풍, 기국서, 김경익, 김낙형, 김대현, 김도일, 김덕주, 김뢰하, 김명중, 김문홍, 김미도, 김미령, 김미준, 김미혜, 김방옥, 김석주, 김석만, 김숙현, 김승철, 김영균, 김옥란, 김용선, 김용수, 김유미, 김재건, 김종석, 김창기, 김창화, 김충호, 김태수, 김태웅, 남기애, 남긍호, 남명렬, 남상식, 노이정, 노승희, 류태호, 맹봉학, 문경민, 문삼화, 문석봉, 문석희, 민경옥, 민경진, 박기산, 박상현, 박승규, 박승원, 박용수, 박우열, 박장렬, 박정의, 박정희, 박지일, 박철완, 박팔영, 반무섭, 백진철, 서국현, 서명수, 서충식, 성수정, 손동철, 손병호, 손정우, 송미숙, 송바울, 송선호, 송형종, 송현창, 신현종, 신현숙, 심영민, 심재민, 안석환, 양윤석, 염미정, 오경숙, 오광록, 오민애, 오성완, 오세곤, 오태근, 오태영, 유승봉, 유진규, 윤시향, 윤조병, 이경미, 이당금, 이대연, 이두성, 이명희, 이미연, 이미원, 이상우, 이상우, 이상직, 이선형, 이성렬, 이송, 이수인, 이승훈, 이애경, 이영숙, 이영택, 이원현, 이일섭, 이재희, 이태주, 이호성, 임도완, 임수택, 임형택, 장경욱, 장영주, 장용철, 장혜숙, 전국향,  전세권, 전소현, 전용환, 전현아, 정규수, 정아미, 정한룡, 정혜승, 조광화, 조문경, 조태준, 주진홍, 지미리, 지영란, 지춘성, 지정남, 차태호, 채승훈, 채윤일, 최승일, 최용민, 최용훈, 최일순, 최일화, 최종원, 최창우, 최홍일, 하형주, 한명구, 한보경, 한태숙, 현천행, 홍창수, 황동근, 황두진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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