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의 창작공연 지원사업인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올해 신작들이 공개됐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문지애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양효석 문예위 본부장, 차민태 문예위 공연지원부 부장을 비롯해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새 주인공들이 얼굴을 비췄다. 

다음 달 8일부터 내년 3월 25일까지 108일간의 대장정을 함께 할 공연예술 작품은 총 22작품이다. 연극 7작품, 무용 8작품, 뮤지컬 3작품, 전통예술 3작품, 오페라 1작품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이번 작품들은 전문가뿐 아니라,  '관객평가단 제도'를 통해 일반 관객들의 평가를 받고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문예위 측은 "대본 및 기획 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발표된 이번 작품들만큼은 공정하고 명확한 평가 방식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객평가단으로 참여한 김나영 씨는 "(문예위 측이) 소비자(관객)들의 성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줬다"며 "관객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공연을 제작하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 숨결, 문장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고. 무대 밑에서 땀방울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지원하는 주제를 지정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지원을 받는 만큼 선정된 작품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설립된 지 10년이 채 안 되는 젊은 극단, 30대 초반의 예술가들이 대거 선정되기도 하며, 1967년 데뷔해 50여 년 간 수많은 명작은 탄생시킨 연극계 원로 연출가 오태석도 본 사업에 선정됐다.

 

연극 '미인도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의 강훈구 작가

오태석 연출은 "외국에서도 이렇게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올해 처음 도전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태석 연출가의 극단 목화는 이번 '창작산실'을 통해 신작 '모래시계'를 공개한다. '모래시계'는 수도공사라는 사건을 둘러싸고 '온전한 사람'과 '조금 모자란 사람'의 집단이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 공생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작품이다. 오 연출은 "'조금 모자란 사람들'의 세계를 빌어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난 시공간을 만들어보는 것이, 이 짜증나는 시공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라는 제작 의도를 밝혔다.

'모래시계' 포함 연극분야에서는 7작품이 '2017 창작산실'을 통해 탄생하게 됐다. 극단 위대한 모험의 '미인도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을 동시에 조명한다. 강훈구 작가는 "1991년에 벌어진 두 사건은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며 "작년에는 우리 대통령이 가짜라는 사실 드러났다. 우리 극단은 지난 해 많은 이들의 움직임이 '지금까지의 우리 삶이 혹은 거짓이지 않을까'와 결부돼 있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극단 하땅세 대표 윤시중 연출가

이외에도 ▲극단 하땅세의 '깨비가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 ▲극단 놀땅의 '선을 넘는 자들' ▲극단 두의 '암전' ▲극단 유목민의 '고래가 산다' ▲극단 백수광부의 '최서림, 야화순례기행전'이 공연된다. 

무용 분야는 8팀 ▲GROUND ZERO Project의 'Perfect Death' ▲최상철 현대무용단의 '혼돈 "The Chaos"' ▲김모든의 '물속 골리앗' ▲와이즈발레단의 'Baroque goes to Present' ▲김남식 & Dance Troupe - Da의 '인생의 사계를 그리는 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PDPC의 '가족놀이' ▲휴먼스탕스의 '미아' ▲원댄스프로젝트그룹의 '가상 리스트, Virtueal List'가 선정됐다. 

특히 휴먼스탕스의 김병조는 '미아'라는 작품을 통해 "젊은 친구들이 자신의 인생을 비유할 때 '길을 잃은 아이(미아)'라 생각할 텐데, 불안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 삶 자체가 청춘이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와이즈발레단의 홍성욱은 'Baroque goes to Present'를 통해 "바로크 음악을 기반으로 클래식 발레와 모던 발레를 조화롭게 보여주고자 한다"며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모던 발레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자 한다"는 의도를 밝혔다.

 

휴먼스탕스의 김병조 무용가

뮤지컬 분야는 3팀 ▲컬쳐트리의 '줄리 앤 폴' ▲주식회사 아츠온의 '카라마조프' ▲연우무대의 '찰리찰리'가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차민태 문예위 공연지원부 부장은 세 작품을 "올해는 개성이 모두 다른 세 작품이 선정됐다"며 "크리스마스 시즌과 맞물린 사랑스러운 이야기 중심의 작품(줄리 앤 폴), 복선과 반전이 기대되는 서사의 작품(찰리찰리), 우리가 모두 아는 대작을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카라마조프)가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분야는 새롭게 추가됐다. 올해 '창작산실' 오페라 분야 최초로 선정된 작품은 한국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앙상블C의 '1953'이다.

전통예술 분야는 3팀이 선정됐다. ▲입과손스튜디오는 세 명의 고수와 한 명의 소리꾼이라는 구성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울림을 선사할 '완창판소리프로젝트_1 동초제 심청가'를 준비하고 있다.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오셀로와 이아고'는 셰익스피어 4대비극 '오셀로'를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탈춤으로 해석한다. ▲사단법인 정가악회의 '아리랑, 삶의 노래 - 흩어진 사람들2'은 과거를 돌아보고 희망을 이야기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 문지애 아나운서

keyy@mhnew.com 사진ⓒ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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