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해롤드 & 모드'에서 공연 중인 박정자 ⓒ 문화뉴스 DB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80세라는 나이는 인생에서 가장 충만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배우가 늙어가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름답지 않나요?" - 연극 '해롤드 & 모드' 대사 中

'2015 인생나눔교실'이 다섯 번째 인문소풍을 떠난다. 21일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가 양구의 군부대로 장병들을 찾아간다. 흔히 '인문'이라고 하면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을 연구하는 어려운 학문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2015 인생나눔교실'은 인문을 우리의 삶 속으로 가져와,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명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나 자신은 물론 주변의 문제를 폭넓게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정자는 이번 인문소풍에서 제1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김별아의 장편소설 '영영이별 영이별'을 각색해 낭독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옥같은 대사를 나지막하게 풀어가는 박정자의 목소리와 해금, 기타의 라이브 연주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5명의 왕이 바뀔 때까지 예순다섯 해를 홀로 살아낸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낭독공연 후에는 음악 평론가 윤중강이 사회를 맡아 박정자가 지금까지 연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과 연극을 하면서 깨닫게 된 인생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군부대 내에서의 멘토링은 前 국기원 원장 이규형(11월 25일), 음악 평론가 임진모(12월 8일)로 이어진다.

배우 박정자는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이래 50년 넘게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온 대표 연극인이다. 그는 140편이 넘는 연극과 10편 이상의 영화를 통해 52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관객과 만났다. 현재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오직 연기력으로 보여주는 낭독 콘서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모노드라마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인생의 황혼기에도 연극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동아방송국 개국 당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성우로 활동했고, 영화에 출연하며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지만, 스스로는 연극배우로서의 위치가 가장 먼저라고 말한다. '신의 아그네스', '피의 결혼', '위기의 여자', '에쿠우스' 등 수많은 작품 가운데에서도 특히 '해롤드 & 모드'를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손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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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5 인생나눔교실'은 문화융성 정책의 하나로 올해 7월부터 시작되었으며, 선배 세대(멘토)와 새내기 세대(멘티) 간의 인문적 소통을 통해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인문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멘토링 대상은 군 장병 및 청소년들이다. 7월 말부터 전국의 250명의 멘토가 1,500여 회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동 사업의 취지에 공감한 각 사회 분야별 유명 인사들이 2015 인생나눔교실의 명예 멘토로 위촉되어 전국 각지에서 9회의 특별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권지예의 인문소풍을 시작으로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 발레리나 강수진, 뮤지컬 제작자 박명성, 첼리스트 양성원, 시인 신달자, 중앙북스 대표 노재현, 前 국기원 원장 이규형 등의 멘토들이 멘티들과의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명예 멘토와 함께하는 인문소풍은 각자의 영역에서 훌륭한 성과를 이룩하고 사회적 인지도를 쌓은 이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를 멘티들과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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