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드림시어터에서 Tiwis Company Theatre Hang의 박 웅 예술감독, 김효상 작, 이구열 연출의 <오래된 편지>를 관람했다.

박 웅 예술감독은 문경시 유곡동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부친을 따라 부산으로 이사를 해 부산외국어대학에서 중문 학을 전공했고, 대학에서 연극을 했기에 부산에서 방송국 성우로 입사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서울로 진출한 것은 1962년, 동아방송 개국과 함께 다. 성우로 활동하고, 동료들과 '동우극회'라는 사내 연극동아리를 만들게 된다. 1966년에는 '제작극회'에 창단 멤버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하고 1968년에는 극단 자유의 단원으로 들어가 활동했다.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200편이 넘는다. 특히 극단 '자유' 소속으로 79년 일본과 교환공연을 하던 때의 감동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 올려 진 작품은 김정옥 연출의 '무엇이 될꼬 하니'였다. 자신감을 얻은 그들은 이를 계기로 해외공연을 통해 한국연극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로 의견을 모았고, 그 기회는 쉽게 찾아왔다. ITI(국제 극예술 협회) 주최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연극제에 초청을 받아 81년에 프랑스 렌느 페스티벌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이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주로 유럽공연을 가졌다.

전국순회 공연을 통해 경험했던 추억을 기록하고자 1970년부터 카메라를 접했던 박웅은 이태주 전 세종문화회관 극 단장, 손기상 전 삼성문화재단 고문 등 18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진 '장터 포토클럽'에도 가입해 사진전을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한국배우협회장(1991~98)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1998~2000)을 역임했고, 2009년에는 대학로 문화발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명동예술극장을 복원하는데 앞장섰다. 부인은 연극인 장미자 여사와 두 아들 강, 준을 두고 있다.

김효상(1976~)은 ‘플레이 티켓’ ‘티위스 컴퍼니’ 대표다. 2005 ~ 2012 국립극장 공연기획팀, 2012 명동극장 공연기획팀에 근무했다. 2008 제3회 CJ 영 페스티벌 연극 부문 우수상(극작/카페 제너두), 2012 제4회 전국대전창작희곡공모전 우수상(극작/우리들의 학교)을 수상산 극작가다.

이구열(1981~)은 건국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의 연출가다. 극단 후암에서 조연출로 활동했고, 연출작으로는 <더 프라이스> <좋은 녀석들>이 있다.

<오래된 편지>는 아동문학가 이오덕(1925∼2003) 선생과 권정생 (1937∼2007)선생의 30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내용으로 한 연극이다.

무대는 배경에 책장 조형물을 설치하고, 책을 꽂아놓았다. 무대는 학교 교실로 설정되고, 어린이들이 초등학생으로 출연한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이오덕 선생의 책상과 걸상이 있고, 상수 쪽에는 방이 있어 교회의 1실로 설정된다. 벽에 년도 별 수자를 기록한 걸개가 있어 출연자들이 1947, 1953, 1973 같은 수자를 열어놓는다. 동요가 계속 흘러나오고, 영상으로 박정희 대통령과 유신시대가 투사된다.

1973년 초에 아동문학가 이오덕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으로 권정생을 찾아간다. 권씨의 신춘문예 당선작 ‘무명 저고리와 엄마’를 보고나서다. 당시 이오덕은 48세, 권정생은 36세다. 겨울날 해거름에 권씨가 기거하던 일직교회 문간방서 처음 만난 이들은 그 뒤 30년간 서로를 높이며 경어 체 편지를 주고받는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건강을 염려하고, 약값과 연탄 값을 걱정하고, 아동문학을 논하며, 세상을 안타까워하고 더 나아지기를 함께 꿈꾼다. 이오덕은 권정생의 작품이 출판되기 위해 백방으로 힘을 쏟는다. 드디어 책이 한 권 한 권 나오지만 권정생의 병약한 몸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도 좀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변해 지지를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의 30년 간 교류가 연극 속에 계속펼쳐진다. 이오덕은 유신시절에 공산주의자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오직 어린이 교육과 아동문학에만 열정을 기울인다. 권정생 역시 평생을 독신으로 보내며 동화쓰기에 혼신의 열정을 다한다. 두 사람의 30년간 서로 보낸 편지가 극의 내용으로 전개되면서 연극 <오래된 편지>는 관객의 가슴에 깊은 감동을 심어 넣는다.

김정석이 이오덕, 최우성이 권정생, 장용현, 주영, 윤지홍, 정세희 등이 1인 다 역으로 출연하고, 권미조와 이진우가 아역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이 수준급이기에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제작감독 김종석, 무대디자인 배윤경, 조명디자인 김민재, 음향감독 이용석, 조연출 이채원, 드라마터그 양지모, 음악 백창우, 프로듀서 류혜정, 홍보 및 진행 신종희 진예림, 일러스트 김혜원, 그래픽디자인 더 아스트루이, 제작자문 어린이문화연대대표 이주영, 양철북출판사대표 조재은, 양철북출판사편집장 이혜숙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Tiwis Company Theatre Hang의 박 웅 예술감독, 김효상 작, 이구열 연출의 <오래된 편지>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할만한 연극성, 문학성, 대중성을 살린 감동적인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공연메모
Tiwis Company Theatre Hang의 박 웅 예술감독 김효상 작 이구열 연출의 오래된 편지
- 공연명 오래된 편지
- 공연단체 Tiwis Company Theatre Hang
- 예술감독 박 웅
- 작가 김효상
- 연출 이구열
- 공연기간 2017년 11월 23일~12월 3일
- 공연장소 드림시어터
- 관람일시 11월 27일 오후 8시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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