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김애자 김현희 각색, 김현희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을 관람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피지컬 드라마(physical drama)다. 언어극의 한계를 극복 내지 한 단계 높은 예술적 표현을 위해 무언극이나 무용극적 요소를 결합한 “융 복합 극”을 피지컬 드라마(physical drama), 또는 피지컬 시어터(physical theatre)라 부른다.

김현희 연출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와 러시아 기치스(러시아 국립 예술대학)에서 한국인 최초 움직임(Movement) 학위를 받은 現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학과장이다.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대표이기도 한 김현희 연출은 메이어 홀드의 생체역학과 리드미컬, 미하일 체홉의 심리적 제스쳐 등 배우의 신체성과 심리를 살린 움직임 공연과 융합 공연에 앞장서고 있다.

연출작으로는 <갈매기> <리턴 투 햄릿> <무덤 없는 주검> <오필리어의 그림자극장> <겨울 맥베스 살인의 추억>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조카스타> <숲 귀신>, 뮤지컬 <스타가 될 거야> <올리버> <코러스 라인> <러시아 락 뮤지컬 아보스>, 안무 <제주 세계 섬 문화축제> <투 맨투>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움직임 <플라스틱 오렌지> <블랙홀> <파우스트여 키스하라> <마지막 연인>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연극 <숲 귀신>에도 출연한 미녀 연출가다.

무대는 정면에 2m 높이의 단이 무대 좌우로 연결되고, 그 위로 창문이 나란히 달려 있다. 테라스 장면은 중앙에 같은 높이의 정사각의 단을 이동 배치해 사용하고, 사각의 단을 무대 하수 쪽으로 이동시키고, 그보다 낮은 단을 무대 중앙을 향해 층층이 배치해 결투장면에 사용하기도 한다.

상수 쪽에는 건물의 2층의 1부가 테라스처럼 돌출되어 있고, 문이 있어 등퇴장 로 구실을 한다. 상수 쪽에 침대를 놓아 침실로 사용하고 그 오른쪽에 등퇴장 로가 있다. 무대는 후반에 시체안치소로도 사용된다. 중간 막을 사용하고 거기에 영상을 투사해 날씨변화와 붉은 색상으로 주인공의 심경표현을 한다.

영상은 배경에도 투사되고 촛불을 켠 샹들리에, 구름 또는 수직으로 솟은 백색의 빛이 극 분위기를 창출시킨다. 원작에는 없는 흑색 착의의 영혼을 등장시켜 춤을 추듯 율동을 펼치고, 백색의상의 영혼 2인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닫혀있는 중간 막 앞에서 흑색 착의 영혼의 춤을 추고 곧이어 백색 착의 영혼 2인이 등장해 3인무를 펼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중간막이 오르면 정면 2층의 단 중앙에 영주가 서있고, 그 아래 캐플릿과 몬테규 가의 인물이 모두 출연해 대결하려는 듯 보이는 부동의 자세로 서있다.

양가의 적대감과 대결에 대한 영주의 질책이 원작의 줄거리대로 펼쳐지고, 곧바로 줄리엣의 생일잔치가 춤과 함께 시작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춤이 시작되면서 두 사람은 마스크를 벗게 되고, 서로 상대를 보는 순간 큐핏의 사랑의 화살을 맞은 양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의 불꽃이 점화된다.

줄리엣의 사촌 오라비 티볼트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청년이 몬테규가의 로미오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가해를 하려하지만 카플릿 가의 가장은 이를 제지한다. 줄리엣은 유모에게 자신이 첫눈에 반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보도록 부탁한다. 유모는 그 인물이 원수지간인 몬테규 가의 아들임을 알려준다.

파티가 끝나자 줄리엣은 태라스에 서서 로미오를 부르며 “왜 하필이면 몬테규 집안의 아들이냐”며 운명을 탓한다. 그 때 돌아간 줄 알았던 로미오가 등장을 하고 테라스로 올라가 줄리엣에게 다가가고 두 사람은 타오르듯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다. 유모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다음날 로렌스 신부 주례로 혼례를 치른다.

그러나 바로 그날 티볼트의 복수심이 로미오의 절친 머큐쇼를 죽이게 되고, 로미오는 자신의 절친 머큐쇼를 죽인 티볼트를 결국 결투 끝에 살해한다. 이 현장에 영주가 등장을 하고, 양가의 가장 앞에서 로미오는 추방당한다. 한편 캐플릿의 가장은 줄리엣을 백작 파리스와 결혼을 시키려 든다.

그러나 줄리엣이 받아들이지 않으니, 가장은 노발대발하고 줄리엣을 집에서 쫓아내려 한다. 로렌스 신부를 찾아가 줄리엣은 묘책을 얻고 귀가해 부친인 가장에게 파리스 백작과 정한 날에 결혼하겠노라 한다. 줄리엣의 부모가 기뻐하고 줄리엣은 자리에 누워 로렌스 신부가 준 수면제를 복용한다. 이튿날 줄리엣은 유모에 의해 시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부모들의 낙담과 비통 속에 줄리엣은 시체 안치소로 옮겨진다.

빈 시체안치소에 로미오가 등장한다. 그리고 줄리엣의 차가운 시신을 발견한다. 로미오도 독약을 마시고 쓰러진다. 잠시 후 약기운이 사라진 줄리엣이 일어난다. 줄리엣은 로미오를 발견한다. 자신이 실제로 죽은 줄 알고 로미오가 자결한 것을 안 줄리엣은 비통해 하며 로미오의 단검을 뽑아 자신을 찌른다.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몬테규와 캐플릿 가의 인물들이 모두 등장을 하고 양가의 끝없는 대결이 꽃보다 아름답고 보석처럼 귀한 젊은 두 남녀를 죽음으로 몰았다며 호통과 질책으로 이어진다. 중간 막 밖에서는 운명의 흑색 신과 백색신의 춤이 절정을 이루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이해우와 권방혁이 로미오, 문가영과 김남주가 줄리엣, 송영학이 몬테규, 채국희가 몬테규 부인, 이성원이 캐플릿, 김로사가 캐플릿 부인, 이승철이 영주, 김선화가 유모, 문경태가 로렌스 신부, 김신형이 흑색 운명의 신, 이호준과 유정하가 머큐쇼, 임현준과 황근복이 벤볼리오,

김도현과 박현준이 티볼트, 박서진과 고다운이 로잘린, 이동원이 패리스, 김도엽, 허남준, 김재현, 구지은, 한지혜, 윤성주와 황이삭이 백색운명의 신, 이은희, 김연정, 김윤후, 윤여준 등 출연자 전원의 인물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 그리고 율동은 관객을 완전히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와 환호를 받는다.

 

연기지도 홍현우, 움직임 감독 김선권, 안무 김신형, 음악감독 성재현, 무대디자인 이유정 윤미연, 조명 영상디자인 신재희, 의상디자인 양재영, 음햐디자인 허민정 정의덕, 포스터디자인 천호삼, 홍보 기획 총괄 이동준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하를 이루어,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김애자 김현희 각색, 김현희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을 연출가와 출연자 그리고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작품성, 예술성, 실험성, 대중성이 갖추어진 한편의 명작 피지컬 드라마(physical drama)로 탄생시켰다.

 

▶공연메모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애자 김현희 각색 김현희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
- 공연명 로미오와 줄리엣
- 공연단체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
-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 각색 김애자 김현희
- 연출 김현희
- 공연기간 2017년 11월 25일~12월 3일
-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 관람일시 12월 2일 오후 3시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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