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병근(왼쪽), 김지휘(오른쪽)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여기 두 훈남 배우들의 진짜 '버킷리스트'를 확인한다.

감성로커 양아치 '강구'와 외유내강 시한부 '해기', 두 소년의 좌충우돌 버킷리스트 수행 여정을 담은 2인극 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는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감동을 전달한다.

어느덧 삼연에 접어들며 한층 더 탄탄해진 모습으로 23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로 돌아온 '마이 버킷리스트'의 출연 배우 두 명을 만났다. 폭넓은 음역대와 다양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하는 임병근과 김지휘가 그 주인공이다.

7월 3일까지 열리는 대장정에 돌입한 '마이 버킷리스트'에서 '강구'를 연기한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그리고 그들이 생각한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일까? 먼저 영상 인사말을 들어본다.

작품을 참여하게 된 계기는?

ㄴ 임병근 : 박지혜 연출 작품인 '쓰릴 미'를 지금 하고 있다. 마침 박지혜 연출이 '마이 버킷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해서 대본을 읽어보고 결정하게 됐다. 작년에 했던 공연을 볼 수 없어서 대본을 못 봤는데, 버킷리스트를 해내 가는 소재가 끌려서 선택하게 됐다. 버킷리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해기'와 '강구'의 우정을 봤다.

김지휘 : 작년엔 '해기' 역할을 했다. 이번엔 음악감독만 빼고 연출도 바뀌고, 안무감독도 바뀌었다. 회사 대표님과 박지혜 연출님이 "이번엔 '해기' 말고 '강구'를 하는 건 어떻겠냐"고 해서 조금 고민을 하다가, 그동안 안 보여준 모습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

작품 연습을 하면서 와 닿았던 부분은 무엇인가?

ㄴ 임병근 : 연습을 하다가 네덜란드에 있던 부부 이야기 기사를 봤다. 아내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 남편과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아내가 해보고 싶던 버킷리스트를 해나갔다는 기사였다. 내가 이 작품을 하고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찡했다. 버킷리스트를 해낸 후 아내가 저세상으로 갔다는 그 마음이 이 작품을 하고 있으면서 같이 와 닿았다. 동감이 됐다.

 

   
▲ 김지휘(왼쪽), 임병근(오른쪽) 배우가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마이 버킷리스트'만의 강점은?

ㄴ 임병근 : '해기'랑 '강구'가 처음엔 친한 사이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며 '강구'가 '해기'한테 물들어가고, '해기'도 '강구'한테 물들어간다. 남자 둘 만의 끈끈한 우정과 서로 조금씩 비슷해진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김지휘 : 이 작품엔 장점이 많은 것 같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해기'가 버킷리스트 수행해나가는 용기와 과정 자체는 사실 건강한 사람도 쉽지 않은 것이다. '해기' 역할이 19살로 나오지만, 33살인 나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요즘 살기 되게 어렵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안 좋은 날도 많지만, 그 안에서 열심히 하면 살아볼 만 하다고 봤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서로 다른 '해기'와 '강구'가 만나 버킷리스트를 수행하고, 서로 닮아가고, 물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이야기한다. 물이 들어가, 같은 색깔이 되는 그런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매력이 있다.

 

   
▲ 지난해 '해기' 역을 맡은 김지휘는 올해 '강구'를 연기한다.

올해 '쓰릴 미', '마마 돈 크라이', '마이 버킷리스트'까지 2인극 뮤지컬에만 출연한다. 2인극 뮤지컬을 선호하는 건지?

ㄴ 임병근 : 2인극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고, 해보니까 2인극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것 중에 남성 2인극이 많이 제작되어 있고, 공연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2013년부터 2인극을 시작했는데, 중간중간 다른 공연도 해봤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다. 작품의 힘도 크다.

이렇게 잘되는 2인극만의 매력은?

ㄴ 김지휘 : 배우들이 모든 공연을 책임져야 하지만, 2명이 나오면 기댈 곳이 없는 것 같다. 서로 의지를 해야 하고, 어떻게 보면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집중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한 명이 컨디션 안 좋고 흐트러지면 관객도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서 여러 인물이 나오는 작품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집중력이 요구되지만, 잘해냈을 때 내 드라마로 끌고 가는 재미는 두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임병근은 이번 작품에서 감성로커 양아치 '강구'를 연기한다.

상대 배우들과 호흡이 그래서 중요한 것 같다.

ㄴ 임병근 : 둘만 나오고, 이 둘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떻게 호흡하느냐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 달라진다. 연습할 때, 이 장면에선 어떻게 되는지를 계속 캐치하면서 진행해 나갔다. (김)현진이도 2인극은 처음으로 알고 있는데, 같이 어떤 호흡을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김지휘 : 뮤지컬을 처음 하는 유승우랑 페어다. 그래서 많이 맞춰보는 연습을 했다. 승우가 배우로 많이 모르는 부분도 많고, 나도 많이는 모르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 부분에선 어떤 것 같아 질문도 해보고, 작년에 내가 '해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런쓰루를 돌 때, 승우가 동물적이었다. 연습 때 하지 않은 반응이 나오는데, 이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우 첫 뮤지컬이 심지어 2인극이라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제 잘 따라와 주는 것이 에피소드인 것 같다. (웃음)

두 배우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ㄴ 임병근 : 제작년에 '유럽블로그' 공연을 했다. 영상 촬영 때문에 유럽을 10일 동안 배우들과 같이 간 적이 있다. 기차를 타는데, 어떤 부부가 유모차를 끌고 갓난아이와 여행을 다녔다. 유럽은 기차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게 정말 부럽고 좋았다. 나중에 시간상으로 여유가 된다면, 아내랑 아기랑 같이 유럽에 가고 싶다. 그 아기는 물론 기억에 남진 않겠지만, 사진은 남을 것이다. (웃음)

김지휘 : 작년부터 가장 해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는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이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 혼자 해봤다. 그래서 그 버킷리스트는 이뤘는데, 아직 내가 경주를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경주를 혼자가 됐든 둘이 됐든 꼭 여행해보고 싶다. 친구들은 "수학여행 안 갔냐"고 묻는데, 기억이 없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ㄴ 임병근 : 이때까지 없었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공연되지 않은 소재고, 요즘 많은 2인극이 올라가고 있지만 좀 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한 후 "사람들이 작품을 되게 좋아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큰 감동이 아니라 잔잔한 감동들이 작품에 있다. 그런 것이 관객분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

김지휘 :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을 어린 친구들뿐 아니라 모든 연령층이 봐도 좋다고 본다. 느끼는 것이 서로 다를 것이다. 우정부터 나의 삶까지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작년에 이 작품을 하고 느낀 것이 그거였다. 살아있는 동안 부모님과 있을 시간이 많지 않은데, 잘하자는 느낌을 받았다. 여름 되기 전 봄날에 따뜻하면서, 웃음이 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 안에 많은 감정이 담겨있으니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영상]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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