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포스터가 화제다. '국민의당' 이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기호와 이름마저 흐릿하다. 선거 슬로건마저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 문재인 등 타 대선후보가 전통적인 스타일의 포스터를 선택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홍보본부장을 맡은 김경진 의원은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사진을 그대로 썼다. 포토샵 보정은 최소화하며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밝혔다. "사진 내 그림자 때문에 안철수 후보 팬클럽에서 반발하기도 했다"며 사진 선정 비화를 공개했다.
포즈 역시 독특하다. 타 후보들이 어깨까지 나오는 정면 사진을 선택한 것과 달리, 안철수는 만세 포즈를 하고 있는 상반신 사진을 이용했다. 포스터 배경 색깔 역시 초록색으로, 회색이나 흰색에 가까운 타 후보 포스터들과 달리 선명한 색감이 눈에 띈다.
안철수 후보의 실험적인 포스터는 가장 빨리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안 후보 나름의 전략이다. 다섯 개의 포스터가 일렬로 나열되는 선거 벽보에서, 만세 포즈를 한 초록색 바탕의 안철수 포스터는 가장 빨리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미완성적인 포스터 이미지가 보수적인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대 대통령 중 안철수 후보와 비슷한 이미지의 포스터를 내건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3대 대선에서 노태우는 상반신 사진을 이용한 타 후보들과 달리 '엄지 포즈'로 익살스러운 이미지를 드러냈다. 선명한 파란색 바탕 역시 안철수 후보의 초록색 바탕을 연상케 한다.
한편 당원으로 추정되는 한 블로거는 16일, 안철수 포스터가 '광고천재'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의 작품이라 밝혔다. "논란이 된 후보 사진 뒤 그림자는 디자인 감독이 후보의 얼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이며, "말끔한 타 포스터들과 달리 세상의 편견을 깨는 안철수의 작전"이라고 말했다. 선거 벽보 최종 결정 역시 안철수 후보가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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