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 가수, 음악적 성장은 선·후배 도움 덕분
좋은 무대 만들고 싶어 문화 기획자 활동도 계획

크로스오버 가수 하나린 프로필 사진/사진=하나린 제공
크로스오버 가수 하나린 프로필 사진/사진=하나린 제공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오페라를 팝처럼 부르는 '팝페라'를 들어본 적이 있을 거 같다. 최근,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가 등장하게 되면서 대중들에게 클래식과 대중적인 음악이 결합한 '크로스오버 가수'가 알려지게 됐다.

크로스오버 매력에 푹 빠진 대중들이 많아지면서 목소리를 아름다운 악기 소리처럼 내는 성악가들의 크로스오버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크로스오버 가수 하나린 씨는 소프라노를 기반으로 여러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따뜻하고 청아한 음색으로 듣는 이 가슴 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녀는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2006년부터 2010년 국립합창단 정단원을 거쳐, 2012년 크로스오버 가수로 전향하였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아트팝 디지털 싱글 음반을 발매하고, 오페라 무대,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녀의 작은 소망은 크로스오버가 앞에 안 붙어도 대중들이 알 수 있을 만큼 활동하는 가수 '하나린'으로 불리는 것. 아름답고 청아한 음색으로 듣는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수 하나린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크로스오버 가수 하나린

크로스오버 가수 하나린
크로스오버 가수 하나린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크로스오버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하나린이예요. ​본명은 임영림이고,​​ 2011년부터 '하나린'이란 예명을 만들어서 활동 중입니다. 친구 지인뿐 아니라 상대방을 만날 때 편안한 사람이자 재미를 주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Q 언제부터 성악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정말 좋아했답니다. 초등학생부터 여러 동요대회에 나가 상도 받는 일들도 많아 자연스럽게 '가수'를 꿈꾸게 된 거 같아요.

고등학교 입학했을 무렵에는 책 읽거나 글 쓰는 것에 관심을 가져 문과로 들어갔어요. 그러다 음악 시간에 베토벤의 가곡 '나는 그대를 사랑해​​​(Ich Liebe Dich)‘를 배웠는데, 선율이 뇌리에 강렬하게 박혀 잊히지 않았었어요. 

시들었던 노래의 열정이 다시 살아난 기분이었지요. 며칠 동안 '나는 너를 사랑해'를 불렀고, 이런 아름다운 곡을 계속 부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 성악가가 되기로 했어요. 부모님의 승낙을 받아 수소문 끝에 성악가 선생님에게 개인지도를 받기 시작했던 것이 고등학교 3학년 되기 전 겨울방학이었네요.

 

출처=하나린 씨
출처=하나린

 

Q 크로스오버 가수라면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페라를 부르는 발성에 기반을 두고 팝을 부른 안드레아 보첼리, 사라 브라이트만 등이 국내에 ‘팝페라’로 소개되며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이후에는 ‘팬텀싱어’를 통해서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성악가들의 활약이 더 알려지게 된 것 같아요. 저는 ‘크로스오버 소프라노’이고, 분야에 따라 크로스오버 테너, 바리톤, 베이스 등이 뒤에 따라붙는 게 일반적이에요. 

Q 대다수 성악 하시는 분들이 정통 클래식만 다루는데, 어떤 매력이 있어 크로스오버 가수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성악은 서양 클래식 음악사 속의 오페라나 가곡을 잘 부르기 위해 소리의 길을 연마해 노래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 그대로 팝이나 가요를 부르면 다소 부자연스럽게 들릴 수밖에 없어요.

저는 성악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고, 즐겨 듣고 불렀기에 계속 클래식을 해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는 없었어요. 오히려 저만의 음색을 찾고 각 노래에 맞는 가사 표현을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합쳐진 크로스오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거 같아요.

 

Q 크로스오버 가수로 활동하면서 힘들었거나 뿌듯했던 때가 있었는지요.

​크로스오버 가수가 드물었던 시기에는 생소해서 모르시는 분들도 많았고, 삼고자 하는 롤모델이 없어서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힘들게 활동했던 일들도 다 잊히게 만드는 게 제 성악 후배들이에요. 몇 명의 후배들이 저의 도전과 활동을 좋게 보고 롤모델로 삼게 되었다고 말해줬을 때는 굉장히 뿌듯하고 고마웠어요.

Q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 이겨내고 있나요?

팬데믹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공연 외에도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요. 그만큼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예술경영 분야와 영어·일본어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음악인으로서의 활동과 입지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도 하게 된 거 같아요. 예술가들 개개인의 예술적 성취는 일차적인 행보이고 여기서 더 나아가 ‘예술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봐요. 아직 그 자리들이 미처 다 발견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발견할 수 있을지 제 자리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이제 하나하나 찾아가려고요.

 

유튜브 '비디토리' 갭쳐 화면
유튜브 '비디토리' 갭쳐 화면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음악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노력도 있지만, 김효근 작곡가와 선·후배들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느껴요. 그래서 선·후배들에게 받았던 것을 후배분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요즘 코로나19로 대극장을 가는 것이 어려워졌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온라인 공연·소규모 공연으로 동료, 후배분들에게 좋은 무대를 만들어줄 수 있는 문화 기획자로도 활동할 계획입니다.


오는 28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공연이 열린다. 하나린 씨는 2부 ‘뮤지컬과 영화 OST와의 만남‘ 에서 영화 ’미녀와 야수‘ OST를 불러 주목을 끌 예정이다.

다양한 음악 장르에 관심 두고 도전하는 하나린 가수. 이번에는 재즈 크로스오버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하는 그녀의 앞으로 이뤄나갈 행보에 기대해 본다. 

 

주요 약력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이태리 로마 아카데미아 수료

국립합창단 정단원 역임

한국 성악 콩쿠르 2위 등 다수 콩쿠르 입상

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국내 초연작 어린 왕자 등 다수 오페라 주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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