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극적 긴장감, 낭만적인 음악이 어우러진 화려함
나치 시대, 크리스탈 나흐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무대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작곡 생상스)가 10월 7일(목)부터 10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맞아 1980년 초연 이래 약 40년만에 다시 한번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 이어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라인업에 합류하여 오는 10월 29일, 30일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또 한 번 관객을 맞이한다. 

<삼손과 데릴라>는 프랑스 낭만음악의 대표적인 명작이다. 작곡 초기에 오라토리오로 만들어졌으나 대음악가 리스트의 격려 속에 여러 차례 다듬어지며 결국 생상스 생애 최고 역작으로 재탄생했다. 

극 중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의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œur s'ouvre à ta voix)’는 넓은 음역대와 풍부한 표현력이 요구되는 서정적인 아리아로 메조 소프라노들이 애창하는 대표 레퍼토리로 유명하며, 3막에 등장하는 웅대하고 화려한 발레장면 ‘바카날(Bacchanale)’은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중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3막 무대디자인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3막 무대디자인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이번 <삼손과 데릴라>는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노이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랑 레싱은 2018년 <마농>, 2019년 <윌리엄 텔>, <호프만의 이야기>, 2020년 <피델리오>, <라 보엠> 등 여러 작품을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하며 조화와 균형감있는 오케스트레이션과 섬세한 표현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연출은 2014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서 아름다운 무대와 세련된 연출을 선보였던 아흐노 베흐나흐가 맡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그는 원작과 달리 팔레스타인의 가자가 아닌 독일의 유대인 회당에서 벌어지는 ‘크리스탈 나흐트 (Kristall Nacht/수정의 밤)’ 사건을 배경으로 설정, 현대적 감각의 색채를 더하며 새로운 해석의 작품을 풀어 낸다. 

극적인 긴장감으로 가득 채워질 이번 작품 마지막 장면 속 성전은 나치의 향락적이며 음탕한 유흥이 펼쳐지는 연회장으로 변질된 유대인 회당으로 치환된다. 무시무시한 폭탄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무너지는 폭발적인 붕괴 장면은 실제 붕괴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생생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현장 공연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관객들을 만난다. 10월 9일 15시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유료) 되며, 생동감 있는 영상과 입체적인 음향 기술로 랜선 관객들에게 현장감이 살아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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