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모습을 닮은 생태모방 건축에 대하여
동물의 뼈에서 영감을 받은 다수의 건축물

[문화뉴스 임나래 기자] 과학 문학에서 시작되어 ‘생태 모방’은 재료 과학 분야, 의학계, 로봇공학을 비롯한 많은 학문에서 연구하고 영감을 얻는다. 

우리 생활에서 생태모방과 가장 관련이 깊은 건 바로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의 발명이다. 벨크로는 우엉 가시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신발, 가방 등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벨크로의 발명은 산우엉의 가시가 스위스 엔지니어 게오르그 데 메스트랄(George de Mestral)의 옷에 붙어 떨어지지 않은 경험으로부터 시작됐다./사진=Pixabay ©Neurolink
벨크로의 발명은 산우엉의 가시가 스위스 엔지니어 게오르그 데 메스트랄(George de Mestral)의 옷에 붙어 떨어지지 않은 경험으로부터 시작됐다./사진=Pixabay ©Neurolink

한편, 건축에서도 ‘생태모방 건축’ 분야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생물의 모습을 닮은 외관뿐만 아니라, 건축 재료와 건축 구조, 도시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생물의 특징을 모방해 광범위한 적용으로 확장하고 있다. 

생물의 다양한 모습, 현상, 특징을 모방한 건축물들이 있지만, 특히 동물의 뼈, 절지동물의 외골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건축물 네 개를 소개한다.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 아트 뮤지엄(Milwaukee Art Museum)

스페인 출신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의 작품 중 하나인 밀워키 아트 뮤지엄은 많은 양의 소장품으로도 유명하지만, 건축물 또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건물 정면에서 보이는 지붕 위 구조물에서 생물모방 건축을 찾을 수 있다. 측면에서는 배에 달린 대형 돛 모양을 하고 있고, 정면에서는 거대한 날개 모양을 한 구조물은 부지 바로 옆, 미시간 호에서 날아오르는 새의 모습과 바다를 향하는 범선에서 영감을 받았다.

거대한 날개 모양의 구조물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펼쳐지고 젖혀지는 날개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밀워키 아트뮤지엄의 날개를 닮은 구조물/사진=Pixabay ©BriBra
밀워키 아트뮤지엄의 날개를 닮은 구조물/사진=Pixabay ©BriBra

 

영국 버크샤이어, 럭스모어 브릿지(Luxmoore Bridge)

아틀리에 원(Atelier One)과 제이미 맥클로치(Jamie McCulloch) 디자인의 이튼 컬리지 안 럭스모어 브리지는 보기에는 평범한 다리이지만, 절지동물 외골격의 형태를 닮은 생태모방 건축이다. 절지동물의 외골격은 모노코크(monocoque) 구조로 밀도와 파손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모노코크의 구조에 착안하여 디자인된 럭스모어 브리지는 짧은 구조재들이 모여 더 긴 스팬(경간; 지점과 지점 사이의 거리)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지점과 지점을 연결할 때, 하나의 자재로만 연결하면 외부 충격에 쉽게 파손될 수 있지만, 짧은 자재들이 이어져 서로를 지지하게 되면 보완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안정적인 상태가 된다.

 

럭스모어 브릿지. 유사한 구조로는 새의 둥지가 있다./사진=아틀리에 원 홈페이지 ©Jamie McCullough
럭스모어 브릿지. 유사한 구조로는 새의 둥지가 있다./사진=아틀리에 원 홈페이지 ©Jamie McCullough

 

프랑스 파리, 에펠탑(Eiffel Tower)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에펠탑은 인체에서 가장 길고 강한 대퇴골에서 영감을 받은 생태모방건축물이다.

대퇴골의 위쪽 끝에 있는 대퇴골 머리는 격자 방향으로 얼기설기 얽혀있는 골소주라는 미세섬유로 이뤄졌는데 1866년 스위스 공학자 칼 컬만(Karl Cullman)은 이런 내부구조가 뼈를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크레인을 발명한다. 

 

골소주 섬유로 이뤄진 대퇴골 머리/사진=Pixabay ©Joevet
골소주 섬유로 이뤄진 대퇴골 머리/사진=Pixabay ©Joevet

이후 에펠탑의 건축가인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은 같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구조적으로 강한 에펠탑을 설계했다.

에펠탑 내부의 철 버팀대는 대퇴부를 구성하고 있는 골소주를, 에펠탑 하단의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지지대는 뼈 상단의 굽은 부분을 닮아있다. 전체적으로 뼈를 닮아있는 에펠탑은 바람에도 버틸 수 있고, 구조적으로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사진=Pixabay ©TheDigitalArtist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사진=Pixabay ©TheDigitalArtist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스페인 대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설계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914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100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공사 중인 작품이다.

성당은 탄생의 파사드(The Nativity Facade), 수난의 파사드(The Passion Facade), 영광의 파사드(The Glory Facade)로 총 3개의 파사드로 구성돼 있는데, 그리스도의 죽음을 담은 수난의 파사드는 상대적으로 간결하고 거친 직선들로 뼈대를 상징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수난의 파사드(The Passion Facade). 세콰이어 나무 몸통을 나타내는 6개의 기둥 위로 18개의 뼈 모양의 기둥이 있다./사진=Unsplash ©Johnny Ho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수난의 파사드(The Passion Facade). 세콰이어 나무 몸통을 나타내는 6개의 기둥 위로 18개의 뼈 모양의 기둥이 있다./사진=Unsplash ©Johnny Ho

파사드 정면에 매끄럽게 조각된 길게 뻗은 6개의 거대한 직선 기둥은 세콰이어 나무 몸통을, 그 위에 피라미드 형상의 페디먼트(박공)은 18개의 뼈 모양의 기둥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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