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들의 사랑과 연대
청각, 시각, 뇌병변, 비장애 배우 4인의 무대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 음성해설, 이동지원 서비스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 작가·연출]을 통해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배해률 작, 이래은 연출), <소극장판-타지>(강보름 구성·연출)를 오는 20일부터 5월 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서 선보인다.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선보이는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는 <7번 국도>, <사월의 사원> 등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온 배해률 작가의 신작으로 [창작공감: 작가] 본 공연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역경과 고난들을 작은 선의와 연대로 헤쳐나가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이다. 

어느 날 가장 소중한 사람의 상실을 연이어 경험한 작가 ‘영원’이 한 편의 ‘동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과 주변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환상을 마주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장 사적인 에피소드 속에 환경오염, 동물권, 사회적 차별과 소외 등 동시대 이슈를 적절히 녹여낸 영리한 희곡으로 깊이 있는 여운을 남긴다. 

이래은 연출은 “각자의 최선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이자, 그 의지를 가능케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전 회차 공연의 이해를 위한 지문이 낭독되어 시각 장애인, 비시각장애인 모두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4월 28일~30일 공연에는 한글자막과 한국수어통역이 제공된다. 더불어 공연 기간 중 영상 촬영을 진행해 추후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소극장판-타지 창작과정 (사진=국립극단 제공)
소극장판-타지 창작과정 (사진=국립극단 제공)

 

강보름이 구성 및 연출한 <소극장판-타지>는 [창작공감: 연출]의 2021년 주제인 ‘장애와 예술’에 기반하여 만들어졌다. 시각, 청각, 뇌병변 장애 배우와 비장애 배우가 무대를 함께 만든다. 다양한 몸을 가진 배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그들의 판타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강보름 연출은 “국립극단 무대에 장애인 배우가 출연한다. 장애인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러 온다. 이것이 당연한 풍경이 되려면 어떤 이야기와 장치, 관점이 필요할까 고민했다”라며 “비장애중심적 공연예술계에서 함께 ‘핏(fit)’을 향하기 위하여 어떤 감각과 태도가 필요한지 알아가 보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이번 공연은 전 회차 음성해설, 한글자막, 한국수어통역, 이동지원서비스가 운영된다. 또, 11일까지 시·청각 장애인의 관람 편의를 돕기 위한 일부 좌석 우선 예매를 시행한다. 특히, 청각장애인의 경우 손말이음센터를 통한 실시간 전화중계 또는 국립극단 네이버 톡톡을 통한 실시간 문자예매를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석 이용자들을 위해 휠체어석도 6석으로 확대 운영한다. 

백성희장민호극장 로비에서는 무료 전시 [창작공감]이 함께 개최된다. 2021년 [창작공감: 작가·연출]에 참여한 김도영, 배해률, 신해연, 강보름, 김미란, 이진엽 6명의 예술가가 만들어 온 1년간의 창작 여정을 촘촘하게 기록한 전시로, 가벽을 이용하여 이미지와 그래픽, 영상 등으로 전시한다.

예매는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으며, 토·일요일에는 2개 공연을 모두 예약하면 이어서 볼 수 있다. 4월 24일 각 공연 종료 후에는 연출, 배우 등이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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