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조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송강호·전도연 좋아해...기회 되면 한국 작품도 하고파"
부산국제영화제, 오는 14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

사진=배우 양조위/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양조위/이현지 기자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배우 양조위가 부산을 찾았다. 한국에 대한 생각부터 앞으로의 활동 계획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씨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배우 양조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양조위는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무간도' 등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세계 기자들 역시 양조위의 연기를 보고 자란 팬이 상당수였다. 이날은 기자회견이었지만 양조위 팬미팅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질문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어필하는가 하면, 질문을 하는 목소리에는 떨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양조위가 직접 질문자를 선정하자 부러움의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양조위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오는 7일 오후 5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양조위의 화양연화' 오픈토크와 핸드프린팅 행사가 진행된다.

‘양조위의 화양연화’ 특별기획 프로그램 상영작 6편도 만날 수 있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암화'부터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2046 리마스터링' '동성서취' '무간도'까지 양조위가 직접 선정한 대표작 6편을 상영한다.

이하 양조위 기자회견 일문일답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Q. 항상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다. 특별히 준비하는 게 있는지.

캐릭터를 준비할 때 많은 시간을 들인다. 참고서적을 읽기도 하고 주변에 그 캐릭터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모방하기도 한다. 준비 시간이 한 3개월쯤 걸리는 것 같다.

Q.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더 해보고 싶은지.

현실 생활에서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한다. 안 해본 것들을 더 해보고 싶다. 지금은 나이가 들었으니 젊은 시절 못했던 역할들도 해보고 싶다.

저는 드라마 출신이다. 다시 드라마를 찍으면 어떨까 궁금하다. 그 시절부터 좋아해준 팬들도 그런 제 모습을 궁금해 하실 것 같다.

배우라면 다양한 역할을 도전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다만 저한테는 악역 대본이 많이 안 들어온다. 관심은 매우 많다.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역할도 관심이 많다. 연쇄살인마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다. 근데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다. '샹치'에서는 악역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Q. 마블 영화 '샹치' 통해 할리우드 영화 출연한 소감은?

꼭 미국 진출이라기보다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인연이 나타나면 미국이 아니더라도 한국, 일본, 대만 어디든 갈 생각이다. '샹치'의 경우에는 비밀처럼 준비됐다. 많은 정보가 없었다. 감독님과 전화를 하면서 진심을 느꼈다. 믿을 수 있었고 도전하게 됐다.

배우라면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미국 작품을 통해 글로벌한 관객들에게 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아버지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지 전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10년 전만 해도 생각조차 못 해봤다. 제 연기 인생을 전반, 후반으로 나눈다면 이전 20년이 배우는 단계, 후반 20년이 발휘하는 단계다.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연기자라는 직업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단계인 것 같다. 더 다양한 역할, 나이듦으로 인해 도전할 수 있는 역할들 소화할 수 있어 즐겁다. 앞으로도 더 나이든 역할 해보고 싶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Q. 한국과 부산국제영화제 방문 소감은?

이번에 상을 받게 돼서 영광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많이 왔다. 그동안 달라진 것도 많다. 부산이라는 도시도 예전보다 많이 현대화 됐다. 바닷가도 더 예뻐졌다. 호텔에서 봤는데 해변가에 보행로도 생기고 수영장, 장식들도 많이 생겼다.

요즘 한국 연예계를 보면 기쁘다. 한국과 오랜 인연이 있다. 20년도 더 전부터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회부터 참여해서 올해 4번째다. 부산에 처음 왔을 때 좁은 길에 작은 길을 세워 개막식을 했다. 어제는 성대했다. 많이 달라진 것 같고 반가웠다.

레드카펫에 오르는 게 오랜만이라 긴장도 됐다. 예전에 부산영화제에 참여했을 때 좁은 길을 지나가면서 열정적인 팬들 덕분에 신발이 벗겨진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송강호, 전도연 배우 좋아한다. 기회가 되면 두 분과 꼭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적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자주 방문해서 한국팬들 만나고 싶다.

Q.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선정 기준

6편 영화 선정 기준은 다양한 작품 보여주고자 여러 장르로 골라봤다. 찾고 싶은데 못 찾은 것도 있다. 제 데뷔 시절 작품들.

'중경삼림' 제외한 이유는 왕가위 감독의 다른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또 리마스터링 버전은 아직 못 봤다. 결과물이 궁금하기도 하다.

Q. 배우 곽부성과 함께한 '풍재기시' 촬영 소감

곽부성 배우도 프로다. 사전준비를 많이 하고 오신다. 촬영도 재밌게 잘 마쳤다. 과거 영화 '화양연화'를 촬영할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는 옛날 홍콩을 담은 이야기다.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게 만들기도 한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Q. 연출 욕심은 없는지.

여전히 연기가 좋다. 배우로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아직 배우로서 할 일이 많다. 최소 몇 년간은 계속해서 연기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연출이나 제작에 대한 생각은 없다.

Q. 젊은 팬들에 대해 알고 있는지.

여기에 오기 전에 젊은 팬층이 있는지 몰랐다. 특별전 선정할 때는 젊은 팬들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팬들에게 편지도 받았다. 제 최근 작품들을 보고 좋아하게 됐고 예전 작품들을 찾아보신다고 하더라. 또 최근 왕가위 감독 작품 상영으로 인해 저를 알게 되신 분들도 계신 것 같다.

저는 행운아인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될 무렵 호주 시드니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다. 이후 잠시 떠났다가 다시 호주에서 촬영을 마쳤다. 또 홍콩 돌아가서 유덕화 배우님과 '금수지' 영화를 촬영했다. 상하이에서 '무명'이라는 간첩 영화도 촬영했다. 여행은 아쉽게 못했다. 작년 크리스마스부터 지금까지는 휴식을 갖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꽤나 바쁘게 보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광고도 몇 편 찍었다.

Q. 한국 작품 참여 생각은 없는지.

한국 제작자, 배우들 좋아한다. 다만 언어가 큰 문제다. 그게 해결되면 도전할 생각이 있다. 최근 '코다'라는 영화를 봤다. 말을 못 하는 역할이다. 그것처럼 말을 할 필요 없는 캐릭터가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

한편 지난 5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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