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비해 아쉬운 '소음 반응 폭탄'
환상의 출연진 라인업으로 주목...김래원·이종석·차은우 연기 돋보여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오는 16일 개봉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문화뉴스 정승민 기자] 개봉 전부터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주목받았던 영화 '데시벨'. 특수 폭탄을 사용한 테러 영화라고 하지만 이는 긴장감만 제공하는 조미료에 불과했다. 그래도 배우 김래원·이종석의 감정 실린 연기에 더해 처음으로 영화에 도전한 차은우의 연기가 예상외로 압권이었다.

'데시벨'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다. 

림팩 훈련 후 한국으로 기분 좋게 복귀하던 잠수함 '한라함'에 정체불명의 어뢰가 접근해 비극이 발생한다. 이로부터 1년 후, 당시 부함장이었던 강도영은 리더십으로 한라함 승조원들을 구해낸 영웅이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여러 곳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장난 같은 전화가 걸려온다. 한라함에서도 지금도 선택의 기로에 놓인 부함장. 과연 강도영은 이 폭탄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고 일상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까.

특별했지만 인상 깊진 않았던 '소음 반응 폭탄'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다른 테러 영화와 달리 '소음 반응 폭탄'이라는 차별적인 소재를 사용해 아무리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소음 반응 폭탄은 주변 소음이 일정 데시벨을 넘어가면 폭발까지 남은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거나, 폭탄이 터지도록 설계됐다. 기술적으로 신선하긴 헸지만 폭탄 관련 에피소드가 기억에 깊게 남진 않았다.

'데시벨'에서 선보인 폭탄은 소음 반응 폭탄뿐만이 아니다. 극 중 등장한 위치가 가까워지면 멈추는 폭탄도 또 다른 긴장 유발 요소였다. 다만 이 특별한 폭탄들은 긴장감을 제공하는 조미료 역할에 그쳤다.

화려한 라인업, 너무 화려해서 아꼈나?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또 다른 아쉬운 점은 배우 활용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음에도 캐릭터의 비중이 제각각이었다. 특히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요원인 박병은의 캐릭터는 조금 더 에피소드의 연결고리가 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또한 악역인지 조력자인지 캐릭터의 역할에 확신이 안 들 정도로 모호했다.

정상훈이 분한 기자 역할에는 많은 의문이 남는다. 캐릭터 자체가 안 좋았던 건 아니지만, 굳이 등장해서 서사의 흐름을 방해하는 방지턱 같았다.

하지만 '데시벨'이 마냥 아쉬웠던 건 아니다. 김래원의 액션은 몸집이 커서 그런지 액션이 전반적으로 시원시원하고, 믿고 볼 만한 하나의 관람 요소였다.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극의 핵심 열쇠인 이종석의 연기 또한 단연 훌륭했다. 해군으로서 혹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군인으로서 그가 내뱉는 명대사 하나는 관람 도중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특별출연한 이민기는 부함장과 함께 한라함을 이끄는 해군 대위로서 이상적인 군인의 모습을 담아내 매력을 뽐낸다.

'데시벨'을 통해 첫 영화에 출연한 차은우의 감정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솔직히 큰 기대감은 없었지만 이종석과 호흡을 맞추며 슬픔을 삼키는 그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어쩌면 '데시벨'이 '배우 차은우'라는 원석을 발견하는 노다지가 될 수도 있겠다. 엔딩 후 차은우의 OST가 삽입되니 자리를 박차기 전에 잠시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편 '데시벨'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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