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양자경, 장자이 출연
6일 밤 9시 45분 EBS1

​사진 = '와호장룡' 포스터 / EBS 제공
​사진 = '와호장룡' 포스터 / EBS 제공

[문화뉴스 권아영 인턴기자] 6일 EBS '세계의 명화'에서는 '와호장룡(臥虎藏龍)'을 방영한다.

2000년 중국과 대만, 미국에서 제작된 '와호장룡'은 이안이 감독을 맡았으며 주윤발, 양자경, 장자이가 출연했다.
 
이안 감독은 1991년 '쿵푸 선생'으로 데뷔했다.대만 중산층의 삶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다가 할리우드로 진출한 대만 감독이다. 그는 '결혼피로연(1993)'으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해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가 1995년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5)'를 감독했고, 또 다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만능형 감독인 이안은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2006년 골든 글로브 감독상과 작품상,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색, 계 (色,戒)(2007)'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한 '라이프 오브 파이(2012)'를 통해 예술성 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사로잡았다.

줄거리

19세기 청나라 말기.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수제자 이모백(주윤발 분)은 강호를 떠나 은퇴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선대로부터 이어져온 보검인 ‘청명검’을 자신의 사매인 수련(양자경)을 통해 무당파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북경의 황족 철패륵에게 전한다. 수련은 이모백의 부탁대로 철패륵의 저택을 방문하는데 이곳에서 옥대인의 딸인 소룡(장자이)를 만난다. 부모의 강요로 며칠 뒤 결혼을 하게 될 처지인 소룡은 드넓은 강호를 누비며 자유롭게 사는 수련을 부러워하며 그녀에게 호감을 표한다. 몇 년 전 소룡은 티베트에서 마적단 두목 소호를 만난 이후, 강호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그런데 그날 밤, 누군가 철패륵의 저택에 잠입해서 청명검을 훔쳐가는 사건이 벌어진다. 수련은 두건으로 얼굴을 감춘 채 도주하는 범인을 뒤쫓아 대결을 벌이지만 범인은 도주하고 만다.

한편 범인이 옥대인의 저택에서 출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수련은 옥대인의 집으로 가서 소룡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다가 자매의 연까지 맺는다. 한편 수련을 찾아온 이모백은 자신의 사부를 살해한 푸른 여우가 출몰했다는 소식에 복수의 칼을 간다. 그리고 얼마 후, 푸른 여우와 다른 추격자 일행의 결투현장에 나타난 이모백은 푸른 여우를 몰아붙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갑자기 청명검을 휘두르는 자가 나타나 푸른 여우를 구출해서 데려간다. 수련은 청명검을 훔쳐간 이가 소룡이라는 걸 직감하고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기 위해 소룡과 그녀의 모친을 철패륵의 집에 초대한다. 그날 밤, 소룡은 보검을 몰래 돌려주려고 철패륵의 저택에 왔다가 이모백과 다시 만나게 된다. 푸른 여우의 제자인 소룡은 모든 기량을 발휘해보지만 이모백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이모백은 소룡에게 자신의 제자가 될 것을 권하지만 소룡은 더러운 무당파에 들어갈 수 없다며 이를 단칼에 거절하는데...

주제

영화의 줄거리와 구성은 기존 무술영화와 큰 차별점이 없지만 주제의식은 다르다. 기존 무술영화들이 협객들의 의리와 우정, 복수, 권선징악을 그리는 반면, 본 작품에선 도가적인 가르침을 설파한다. ‘주먹을 꽉 쥐면 그 안에 아무 것도 없지만, 주먹을 놓으면 그 안에 모든 게 있다’는 무당파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모백은 득도의 직전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내공의 소유자인 동시에, 싸움의 허무함을 깨닫고 400년을 이어온 명검을 포기할 정도로 미련에 대한 집착을 버린 무림 최고수이다. 하지만 죽은 친구의 약혼녀이자인 수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스승을 살해한 원수에 대한 복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세속적인 것에 대한 집착을 떨쳐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보여준다. 반면, 소룡은 모든 걸 손에 쥘 수 있는 운명을 타고 났지만, 비극적인 선택을 하면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감상 포인트

홍콩의 무술영화는 아시아인들을 열광케 했지만 결코 오락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오락영화로만 치부되던 무술영화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홍콩 영화인들의 오랜 노하우에 중국과 할리우드의 자본이 더해진 <와호장룡>의 등장은 기존 무술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무려 4개 부분을 수상하며 무술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와호장룡>의 환상적인 액션과 주제의식을 넘어설 만한 작품은 나오지 못했다. 영화의 성공에는 중국계 미국인 이안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대만에서 이 영화의 원작 무협소설을 읽자마자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하는데, 원작은 1920년대에 나온 왕두루의 무협소설이다.

<와호장룡(臥虎藏龍)>은 ‘누운 호랑이와 숨은 용’이라는 뜻으로(미국 개봉당시 영어 제목이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이었다), ‘영웅과 전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다’라는 뜻도 있지만 용은 소룡, 호랑이는 소룡의 연인 소호를 의미하기도 한다. 감독의 연출력 이상으로 영화의 성공에 크게 기여한 환상적인 액션씬은 <매트릭스>로 이미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원화평이 진두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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