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설립돼 3대째 가족 경영 이어온 인앤아웃
품질·가족 경영 유지 위해 확장 소극적… 해외·美 동부도 미진출
단촐한 메뉴판과 비밀 아닌 비밀 메뉴
회장 린시 스나이더, "가족 기업 전통 지킬 것"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26일 강남대로에서 미국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 '파이브가이즈 버거즈 앤 프라이즈(Five Guys Burgers and Fries, 이하 파이브가이즈)'가 한국 첫 지점의 문을 열었다.

파이브가이즈가 강남대로에 1호점을 개점하면서 강남대로에서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각축전이 벌어지게 됐다. 강남대로에는 파이브가이즈처럼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쉐이크쉑 1호점, 샌프란시스코 대표 버거 브랜드로 평가받는 슈퍼두퍼 1호점이 위치해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인앤아웃'이 롯데백화점과 국내 시장 진출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이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 유래한 음식이 아니면서도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은 햄버거. 이번 '아메리칸 버거배틀' 기획에서는 그 햄버거 업계에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에 대해 알아본다.

전통과 가치가 우선이 되는 가족기업, 인앤아웃 버거

사진 = 인앤아웃 버거 앞에 교차로 심긴 야자수의 모습. 창립자 해리 스나이더가 좋아했던 영화 '매드 매드 대소동'에서 영감을 받아 가게 앞에 심었다는 야자수는 이후 인앤아웃 버거 매장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됐다 / 인앤아웃 버거 제공 / [미국 3대 버거 배틀] 파이브 가이즈-쉐이크쉑-인앤아웃 버거
사진 = 인앤아웃 버거 앞에 교차로 심긴 야자수의 모습. 창립자 해리 스나이더가 좋아했던 영화 '매드 매드 대소동'에서 영감을 받아 가게 앞에 심었다는 야자수는 이후 인앤아웃 버거 매장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됐다 / 인앤아웃 버거 제공 / [미국 3대 버거 배틀] 파이브가이즈-쉐이크쉑-인앤아웃 버거

세 번째로 알아볼 브랜드는 미국 서부를 정복한 햄버거 가게, 인앤아웃(In-N-Out) 버거다.

3대 버거 중 유일하게 한국을 포함해 해외로 진출하지 않은 인앤아웃 버거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가족 경영 프랜차이즈다. 2004년(가게 이전까지 하면 2001년) 설립된 쉐이크쉑, 1986년 설립된 파이브가이즈보다 한참 오래전인 1948년 문을 연 인앤아웃 버거는 창립자인 해리/에스더 스나이더 부부로부터 시작되어 첫째 아들인 리치 스나이더, 둘째 아들인 해리 스나이더를 거쳐 손녀인 린지 스나이더에게로 3대째 이어 내려오고 있다.

갱단의 위협 등으로 인해 은행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1947년 66번 국도의 한 버거집을 시작으로 패스트푸드 업계로 번져나갔다. 인앤아웃 역시 그중 하나였다. 캘리포니아 최초의 드라이브스루 햄버거 가게인 인앤아웃을 세운 해리 스나이더는 최초로 드라이브스루에 양방향 스피커 시스템을 도입했다. 훗날 드라이브스루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는 이 설비를 바탕으로 인앤아웃은 빠르게 성장했다.

사진 = 인앤아웃 버거의 창립자 해리 스나이더가 최초로 고안해 도입한 양방향 스피커의 모습. 이 양방향 스피커는 이후 드라이브스루의 표준과도 같은 장비로 자리잡게 된다 / 인앤아웃 버거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③] 오래도록 지켜온 가족의 전통, 인앤아웃 버거
사진 = 인앤아웃 버거의 창립자 해리 스나이더가 최초로 고안해 도입한 양방향 스피커의 모습. 이 양방향 스피커는 이후 드라이브스루의 표준과도 같은 장비로 자리잡게 된다 / 인앤아웃 버거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③] 오래도록 지켜온 가족의 전통, 인앤아웃 버거

품질 유지와 가족 중심 경영의 유지를 위해 인앤아웃은 확장을 꺼려왔다. 이로 인해 해외 진출은커녕 미국 동부에도 매장을 낸 적이 없으며, 지난 5월에서야 최초로 2026년까지 테네시주에 지점을 개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상장기업을 유지하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3대째 인앤아웃을 경영하고 있는 회장 린시 스나이더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회사를 상장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더욱 단단하게 가족 기업의 전통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앤아웃은 쉐이크쉑이나 파이브가이즈와는 달리 고가 브랜드도 아니고 미국 서부에만 매장을 두고 있지만, 318개 매장에서 5억 7,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인앤아웃 버거는 미국 서부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다.

인앤아웃에는 파이브가이즈처럼 냉동고가 존재하지 않으며, 전자레인지는 물론 적외선 그릴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인앤아웃은 오로지 자체 공장에서 만든 신선한 냉장 패티만을 사용하며, 식재료를 산지에서 당일 가져올 수 있는 곳에만 매장을 세운다는 원칙을 고수할 정도로 모든 식재료의 신선도에 신경 쓰고 있다. 감자튀김은 생감자를 사용하는데,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감자를 깎아 틀에 넣어 길게 썰어낸 다음 바로 튀겨낸다.

사진 = 인앤아웃 홈페이지의 '비밀 메뉴' 페이지. 인앤아웃 버거에서는 메뉴판에는 없는 '비밀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 인앤아웃 버거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③] 오래도록 지켜온 가족의 전통, 인앤아웃 버거
사진 = 인앤아웃 홈페이지의 '비밀 메뉴' 페이지. 인앤아웃 버거에서는 메뉴판에는 없는 '비밀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 인앤아웃 버거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③] 오래도록 지켜온 가족의 전통, 인앤아웃 버거

전통을 지킬 것이라는 회장의 말처럼 인앤아웃은 현재까지도 20세기 스타일의 인테리어, 주메뉴가 버거 세 종류와 감자튀김 하나뿐인 간소한 메뉴판을 유지하고 있다.

인앤아웃의 재미는 바로 메뉴판에 없는 '비밀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비밀 메뉴'에는 빵 대신 양상추로 재료를 감싸는 '프로틴 스타일', 빵 대신 패티로 재료를 감싸는 '플라잉 더치맨' 등이 있다. 패티와 치즈의 수를 지정해 주문할 수도 있다. 패티 2장에 치즈 3장을 넣고 싶으면 '2 by 3' 같은 식으로 주문하면 되며, '100 by 100', 즉 패티 100장에 치즈 100장을 넣은 버거에 도전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인앤아웃 버거지만, 기존 한국의 버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자극적인 맛과 달리 인앤아웃 버거는 담백한 맛에 가깝다. 

한편, 인앤아웃 버거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패스트푸드 기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맥콜의 제조사 일화가 통일교 소속인 것과 달리, 인앤아웃은 단지 그 설립과 운영을 이어가는 가족이 기독교 집안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색채가 드러나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색채는 제품 구석에 적힌 성경 구절이나 인앤아웃이 운영하는 두 개의 사회복지 재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상호인 'In-N-Out' 역시 성경에 나오는 "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니라"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다른 '미국 3대 버거' 브랜드가 궁금하다면?

[아메리칸 버거배틀 ①] 다양한 맛 시도하는 재미, 파이브 가이즈 

[아메리칸 버거배틀 ②] 의도치 않은 성공의 맛, '쉐이크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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