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고나리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MMCA 청주프로젝트 2023 '안성석: 모두의 안녕을 위해'전을 지난 1일부터 2024년 2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에서 개최한다.

MMCA 청주프로젝트는 '도시’와 '일상 공간’을 주제로 일반적인 전시장을 벗어나 야외공간과 공용공간에서 폭넓게 펼쳐지는 정례전이다. 미술작품이 생산되는 역동적인 현장을 보여주는 '현장 제작형’ 전시개최를 통해 작품과 관람객 간의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꾀하고자 마련됐다.

올해는 안성석 작가를 선정해 '비인간과 가상 도시’라는 주제로 기술 발전에 따라 가상 공간으로 확장된 도시와 그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고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사진, 게임, VR,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가상과 실제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작업하는 안성석은 비인간의 눈, 즉 게임 프로그래밍, 3D 모델링 등 기계장치에 의해 구축된 2085년 미래의 가상 도시를 미술관 외벽과 로비에 선보인다.

 안성석 작가 ⓒ 박홍순 작가 
 안성석 작가 ⓒ 박홍순 작가 

미술관 외벽에 설치한 길이 약 91미터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2023)에는 작가의 상상으로 구축한 미래의 풍경이 담겨 있다. 마치 다른 행성에 떨어진 듯 초현실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2085년, 그리 머지않은 미래의 가상 도시를 보여준다. 2085년은 작가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로, 가까운 미래의 한 시점을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연도다. 작품에는 가속화된 개발과 훼손으로 인한 자원 고갈, 팬데믹, 그리고 환경오염이 세상을 암흑으로 뒤덮었으며, 미래 도시는 물이 가득 차 폐허가 되었고, 인류는 거의 자취를 감춘 모습이 그려진다.

미술관 로비에는 게임 형식의 시뮬레이터, 설치, 인터랙션 비디오 등 총 4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대형 설치작품인 <보더 커넥션-인과율 해석기>(2023)는 미래에서 온 미확인 물체로, 로비를 미래의 낯선 풍경으로 탈바꿈시킨다. 대형 스크린에 연결된 게임 형식의 작업 <자율의 주행>(2023)은 관람자가 시뮬레이터의 핸들과 페달을 조작해 물로 가득 찬 도시를 둘러볼 수 있다.

<그 위에 그 아래>(2012)는 2012년 안성석이 미술품수장센터로 재탄생하기 전 건물인 연초제조창을 실측하여 3D 모델링과 게임 프로그래밍으로 제작한 인터랙션 비디오 작품으로, 오랫동안 방치된 공장을 가동해 숨을 불어 넣는다. <기억 암순응>(2023)은 암흑 세상이 된 2063년 미래의 미술관 일대를 가상으로 구축한 작품으로 휴대용 스캐너를 사용해 과거의 흔적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작가는 인터랙션 기기를 통해 관람자를 가상 공간에 연루시킴으로써 현실을 환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인식 변화를 독려한다.

한편, 전시 기간 중 강연, 상설 어린이 활동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10월 7일(토)에는 SF 소설가 천선란과 안성석의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여 '비인간과 가상 도시'에 대한 주제에 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서로의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문학과 미술의 외연을 확장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종이에 인쇄한 전시 도록과 함께 '장애인 접근성 전자책'도 제작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속적으로 전자 도록을 발간하여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권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기술 발전 이면의 기후 위기 등 미래의 도시를 상상해 보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현재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관람자가 성찰하고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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