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리갤러리 '시간의 풍경'
갤러리그리다 '사각시간'
아트파크 'VOID 빈터'
통인화랑 'Create a Moment'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서울 전시 4편을 소개한다.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비트리 갤러리 제공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비트리 갤러리 제공

비트리갤러리 서울점은 오는 11월 2일을 시작으로 이진용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풍경'을 선보인다. 

이진용 작가는 사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담고 있는 사물의 표정과 풍경을 표현한다. 시간을 쌓듯 세필의 작은 붓 터치로 묵묵히 캔버스에 획을 올리는 작가 이진용의 작업은 고도의 집중과 노동이 필요하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수행하듯 작업하는 작가는 “시간을 그리고 만드는 작업이 곧 작품으로 탄생한다” 말한다.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사물은 오랜 시간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으며,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사물의 시간을 화면에 작가만의 화풍으로 재현한다. 

비트리갤러리 서울점과 부산점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작가로 활동한지 올해로 40번째 개인전이 되는 해로 작가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는 전시이다. 

비트리갤러리 서울점에서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물의 '전체’ (트렁크, 책, 의자 등)를 공간에 보여 작품의 깊이 있는 중량감과 그간 끝없이 노력해온 수행의 과정을 관람객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고자 한다.

'시간의 풍경'은 오는 9일까지 서울 마포구 비트리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 일요일은 휴무다.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갤러리그리다 제공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갤러리그리다 제공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특별한 사건이 아닌 늘 존재하는 것이 여전히 존재함으로써 축적되어 발현되는 아름다움에서 회화적 요소를 찾는다.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 행동, 풍경 등의 일상적인 풍경은 모두 하나의 요소가 지속적으로 축적됨에 따라 느껴지는 자연스러움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에 사람들은 적응하고 대응하며 살아간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이 쉴 수 있는 장소, 즉 마음이 머무는 장소가 필요하다. 이 장소는 자신이 행하던 삶의 경험이 축적될 때 비로소 마음이 머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작가가 바라본 풍경은 정제되고 건설적이며 정돈된 모습이다. 작가는 땅부터 새로이 정비하여 계획적으로 만들어지는 도시 안에서 본래의 땅으로부터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존재에 주목한다.

사각시간은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시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도시 개발로 기존에 있던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시간의 사이 혹은 그 이전 시간을 담아낸다. 방치된 땅에서 볼 수 있는 생명력이 존재하는 풍경을 사각시간 안에서의 시간으로 보고, 이러한 삶에서의 생명성을 잡초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다.

잡초는 사이에서 피어나는 존재에 대한 관찰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사람의 손이 닿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경계에서 자라는 식물이며,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밟고 다닌 존재이다. 

바다와 도시개발 현장의 사이, 건물과 건물의 사이, 공사장 가림막의 안팎, 콘크리트 바닥 사이의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을 이어가고 있는 존재를 바라보며, 도심 속에서 마주하게 될 다양한 외부적인 요소와 존재를 위협하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유연하게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여 생명을 지켜내는 존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위해 끊임없이 치열하고 강한 생명을 피워내지만 고요하게 그 자리에 존재하는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각시간'은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그리다에서 개최된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아트파크 제공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아트파크 제공

시간과 관련된 작품은 흩어진 기억과 순간의 파편들을 화면 안에 끌어모으는 작업이다. 선과 색으로 표현된 기억과 경험의 파편들은 수많은 붓질을 통해 서로 쌓이고 스치며 화면 안에서 시간의 집적을 표현한다. 화면 안에 표현된 시간의 붓질들은 빈터에 존재하는 공간으로서의 시간을 의미하며 빈터 속에 존재하는 시간의 집적을 표현하는 흔적들과 그 틈과 사이에 존재하는 붓질과 색들은 시간의 틈과 사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간다.

이번 작품은 수많은 붓질로 시간을 쌓아가는 작업과 수많은 붓질이 모여 쌓여진 흔적은 있지만 색은 없어지는 빈터, 시간의 상실, 망각의 시간을 표현한다. 수많은 시간들, 경험이 쌓여 지금 이 순간에 와 있지만 과거의 시간들은 뒤엉키어 정확히 기억되지 않고 나를 이루는 과거의 시간들이 지금 현재의 나를 두서없이 오가는 뒤엉킨 시간들, 망각과 상실을 통해 지워져 가고 또다시 생성되는 변화하는 시간의 집적을 표현하고자 한다.

인간의 기억과 경험들은 개인에게 어떠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을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잘 정돈되어 언제든지 같은 형태와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일까? 눈에 보이지 않고 이미지가 없는 시간을 그리는 작업이 가능하지 않다 해도 작가에게는 아직도 표현하고 싶은 시간과 기억에 대한 이미지가 계속 떠오른다.

'VOID 빈터'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파크에서 개최된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일요일 휴관이다.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통인화랑 제공
[주말 갈만한 곳]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상을 발견하다, 서울 전시 4편 / 사진 = 통인화랑 제공

순간들이 모여 일상이 만들어지고, 일상 안에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이 녹여져 있다. 이경훈 작가는 ‘순간’이 감싸고 있는 시간에 대한 추상적인 감정의 형태를 인물, 풍경, 그리고 사물에 투영시켜 한 화면에 모아 시각화한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마음의 풍경을, 시간이 흐르며 흐려진 기억과 감정들을 다시 선명하게 만드는 작업인 것이다. 린넨 위에 그려진 작가의 그림은 가라앉아 있던 순간들을 떠오르게 하고,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은 그려내는 행위를 통해 아련함 속에서 다시 피어난다.

'Create a Moment'은 오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개최된다.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관람 가능하며 일요일은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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