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작 "우정만리" 를 얘기씨어터컴퍼니는 창작극으로 25일 성황리에 마쳤다.

우편집배원 삼대 100년 이야기다. 일제 강점기 시대부터 최근 1980 년대 까지 시대적으로 명확하진 않으나 SNS로 소통하기 전 이야기다. 이대영작 김예기연출로 2022년 11윌 초연 후 2023년 12월 14일 부터 문광부 원로배우 연극지원작으로 11회 공연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본 공연은 1884년생 할아버지 ‘김계동’의 이야기로 막을 연다. 일제강점기 시절 인천에서 벙거지꾼(우편배달부의 옛 이름)으로 일하던 계동은 아들 수혁에게 장난 삼아 쓴 숫자로 된 편지를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의심받게 되면서 취조 중 고문을 받고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극은 이러한 일련의 이야기를 아들이자 체신국 관리자인 수혁과 우편집배원인 손녀 혜주의 시선을 통해 시공간을 오가며 보여준다. 여기에 계동의 가족과 수혁의 친구이자 독립운동가인 정혁, 그의 연인인 나오꼬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극은 한층 다채롭고 역동적으로 흘러간다.

작가 이대영은 ‘일제강점기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가문의 사랑과 결혼, 독립운동의 이야기들을 ‘편지’라는 오브제에 담아 풀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올해 작품을 다시 보고 지난 2013년 "한국전쟁 60주년 SBS 특집 다큐멘터리 부치지 못한 편지" 작품이 떠올랐다. 우편물과 관련된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최초 공개 부치지 못한 편지 (남궁 은 연출) 2013년 6월23일 SBS 특집다큐멘터리 방영됐다.

전쟁터에 나간 남편에게 아내가 쓴 편지, 아들이 고향의 어머니한테 쓴 편지, 아내에게 세간 미련두지 말고 빨리 피난을 떠나라고 다그치는 남편의 편지, 염치를 무릅쓰고 부탁드린다면서 속옷, 양말, 발 싸개 등을 사 가지고 빨리 면회와 달라며 아버지에게 떼쓰는 아들의 편지 등이 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묻혀 있던 이 2 천 여 통의 편지가 발신자의 손을 떠난 지 60 여 년 만에 TV 최초로 공개됐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은 북한 전역에서 방대한 분량의 문서를 노획한다. 비밀로 분류된 이 문서들은 이천 여개의 상자에 담겨 미 메릴랜드 주 국립문서보관소 창고에 쌓인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편 2천 여 통이 발신자의 손을 떠난 지 60여 년 만에 제작진이 직접 수신자에게 5통의 편지를 전달했다. 당시 18살에 학도병으로 참전했어도 78 살인것을 감안하면 편지를 생전에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 제작진은 절박했고 감동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정만리가 6,25 그 이전 일제 강점기의 우편배달부의 아픔을 이야기했다면 부치지 못한 편지는 미처 배달되지 못한 우리들의 사연을 한 시대가 저무는 십여 년 전 직접 배달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하지만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 않고 보고 나서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 또 남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은 그런 감동적인 이야기를 희곡으로 연극으로 영화로 만드는 일이 우리의 일이다. 

이대영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우정만리를 썼을까 ?  흥미롭지만 묻지 않았다. 내년 신학기 대학원 수업이"이미지와 영상 표현"이 교과목이다. 예술 작품이 아니더라도 자기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2023년이 저무는 12월 권해본다.    

남궁은 fabre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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