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특별법 제정부터 희생자 변론까지… 법률가에서 정치인으로, 다시 지역민의 변호사로 돌아온 그의 발자취

(문화뉴스 이동구 기자) 계절의 변화는 늘 사람을 돌아보게 한다.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풍요로운 한가위가 다가오는 길목에서 서동용 전 국회의원이 시민들께 보내온 추석 인사는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서동용 前 국회의원
   서동용 前 국회의원

안부 인사 속에 담긴 그의 지난 1년은,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을 내려놓은 한 정치인이 어떻게 지역사회에 다시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오롯이 보여준다. 여의도를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광양의 심장부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과 함께 숨 쉬고 있었다.

광양의 아들, 시대의 아픔을 넘어 법률가로 서다

서동용 변호사는 1964년 광양 황길동에서 태어난 광양의 아들이다. 광양서초, 광양중, 순천고를 거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한 그는 1980년대 민주화의 격랑 속에서 시대의 부름을 외면하지 않았다. 학생운동에 투신하며 두 차례 옥고를 치렀고, 그 상처는 그에게서 공직의 꿈을 잠시 앗아갔다.

광양으로 돌아와 여러 사업에 손을 댔지만 쓴맛을 봐야 했던 그는, 서른여섯의 늦은 나이에 다시 책을 잡았다. '어려운 이웃의 곁을 지키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도전한 사법시험에 2002년 합격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10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2015년, 다시 고향 광양으로 돌아와 지역에 단비 같은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지역민의 크고 작은 분쟁을 해결하며, 그는 다시 한번 지역의 현실과 마주했다.

여의도에서의 4년, ‘여순사건 특별법’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다

2020년, 지역민의 부름을 받은 그는 21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의 4년 의정활동을 관통하는 가장 빛나는 업적은 단연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끈 것이다. 수십 년간 이념의 굴레에 갇혀 있던 현대사의 비극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유족들이 맺힌 한을 풀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한 것은 그의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는 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까지 추진하며 ‘과거사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자료집을 발간하고, 지방대학 육성과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대안을 끊임없이 제시했다. 특히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곡성 양수발전소 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을 보태는 등 낙후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그의 노력은 지역 발전에 실질적인 족적을 남겼다.

다시 변호사로, 끝나지 않은 소임

임기를 마친 후 많은 정치인이 중앙 정치 무대를 맴돌거나 다음 선거를 준비하며 시간을 보낼 때, 그는 주저 없이 다시 광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이 힘써 만들었던 '여순사건 특별법'이 서류 속 문자로만 남지 않도록, 법복을 입고 직접 희생자들의 변론에 나섰다.

그의 추석 인사말처럼, 최근 구례지역 희생자 유족들 소송에서 거둔 승소는 77년의 통한을 어루만진 값진 성과였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었던 장본인이 이제는 그 법을 무기로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은, 그가 생각하는 ‘정치’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선출직 공직을 출세의 수단이 아닌, 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그의 신념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서동용 변호사는 말한다. 지역의 주력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살기 좋은 도시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그리고 그 미래는 ‘정치의 공직 가치에 충실한 일꾼’을 시민의 손으로 선출할 때 비로소 밝아질 것이라고. 의사당을 떠나 다시 지역의 심장부로 돌아온 그가 스스로 그 '충실한 일꾼'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의 멈추지 않는 여정은 우리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지역의 아픔을 보듬는 변호사로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지금, 그의 시간은 잠시 쉼표를 찍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더 큰 걸음을 위한 숨 고르기일까요?

법정에서 다져진 민심의 초석 위에 그가 다시 세우고자 하는 희망의 집은 어떤 모습일지, 또 지역이라는 캔버스 위에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지 그의 다음 행보에 시민들의 시선이 애정 어린 궁금증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든, 그 길 위에는 늘 지역을 향한 진심이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그의 다음 장을 더욱 기대하게 됩니다.

문화뉴스 / 이동구 기자 pcs81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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