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55만명 수능… ‘킬러문항’ 배제 기조
김창원 “영어는 작년과 비슷, 한국사는 평이하게”

(문화뉴스 김영욱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수능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수능 출제위원장이 14일 밝혔다.
2026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김창원 경인교대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에서 "선택 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택 과목별 유불리 탓에 '사탐런'(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면서도 과학 탐구 대신 공부량이 적은 사회 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현상)이 수능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작년 수능 기조와 올해 치러진 두 차례의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해 출제한다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전체 출제 경향에 대해선 고등학교 교육 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문제를 냈다고 했다. 그는 "타당도 높은 문항 출제를 위해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출제됐던 내용일지라도 문항의 형태, 발상, 접근 방식 등을 변화시켜 출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영어의 경우) 작년 수능 기조가 괜찮았다는 점에 따라 작년과 비슷하게 (난도를) 고려했다"며 "영어는 절대평가라 1등급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미가 없고 학생 역량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영역별로는 국어와 영어의 경우 출제 범위 안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했다는 게 출제위원회 측 입장이다. 또, 수학 영역, 탐구(사회·과학·직업) 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 중심의 평가를 지향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은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출제위원회가 밝힌 영역별 EBS 수능 교재 및 강의 연계율은 ▲국어 53.3% ▲수학 50.0% ▲영어 55.6% ▲한국사 50.0% ▲사회탐구 50.0% ▲과학탐구 50.0% ▲직업탐구 50.0% 제2외국어·한문 50% 등이다.
7년만 가장 많아진 수능 수험생들… 최상위권 경쟁 더욱 치열할 듯

한편 올해 수능이 이날 전국 85개 시럼지구 1310개 시험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수험생 기준으로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 45분에 끝난다.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는 올해도 유지된다.
국어·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된다.
수험생들은 국어영역에서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 외에 선택과목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골라 응시해야 한다.
수학 영역에서는 공통과목인 수학 Ⅰ·Ⅱ와 함께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한다.
한국사 영역은 올해도 필수로 지정돼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미응시자는 무효 처리돼 성적통지표가 나오지 않는다.
사회·과학탐구영역은 사회·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가운데 최대 2개를, 직업탐구 영역은 6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직업탐구 영역의 경우 2개 과목을 선택할 때는 전문 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에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9개 과목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표시된다.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기조도 유지된다.
주요대 자연계 학과에서 수능 최저 과목 등으로 사회탐구를 인정하면서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강해지는 것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엔 전년보다 3만1504명(6.0%) 늘어난 총 55만4174명이 지원했다. 총응시자 수로는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재학생이 전년보다 3만1120명 증가한 37만1897명(67.1%),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2246명 늘어난 2만2355명(4.0%)으로 집계됐다. 졸업생은 1862명 감소한 15만9922명(28.9%)이다.
재학생 응시자는 출산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올해 고3으로 수능을 보면서 지난해보다 9.1%(3만1120명)나 급증했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증원 전 규모인 3016명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졸업생인 'N수생' 응시자는 전년도(16만1784명)보다는 줄었으나 최근 12만∼13만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수준이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5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문화뉴스 / 김영욱 기자 brod7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