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生] "지산? 펜타포트?" 국악도 할 수 있다, 여우락 페스티벌 ①

'2017 여우락 페스티벌' 프리뷰 가이드 ①

2017-05-31     양미르
▲ 박은하가 30일 열린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쇼케이스에서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한국 음악계에 여러 여름 시즌 페스티벌이 있다. 지산 배리록, 인천 펜타포트 등이 있는데 유명 록 페스티벌로 세계적 사람이 와서 가는 공연이다. 여우락 페스티벌이 소중한 이유는 자생적으로 발아한 진짜 우리 한국음악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라는 주제로, 동시대와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생하고 성장해 온 우리 음악의 현재가 2주간 총 15개 공연을 통해 밀도 높게 열린다. 국립극장이 오는 7월 7일부터 22일까지 2017 국립극장 '여우樂(락) 페스티벌'을 연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여우락'은 한국음악 기반의 과감한 시도로 주목받는 음악가들과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온 우리 음악 페스티벌이다.

2010년 시작 이래 4만 8천여 관객이 '여우락'을 찾았으며, 지난 총 7회 행사의 평균 객석점유율은 95%를 기록했다. 동시대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언제나 젊은' 음악으로서 살아 숨쉬기를 원하는 한국음악계의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의 현장으로서, 관객과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 '여우락'의 예술감독은 바람곶·푸리의 리더로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 그 한 축을 담당해온 원일이 맡았다. 원일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지내며 국악관현악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여우락 페스티벌' 쇼케이스가 열렸다. 안호상 국립극장장, 원일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비롯해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우락 페스티벌을 미리 살펴본다.

▲ 안호상 국립극장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인사말과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를 전해 달라.
ㄴ 안호상 : 4일 열렸던 축제가 거의 한 달 가까이 하는 축제로 지속 성장한 이유는 우리나라 젊은 국악인의 힘 덕분이라 생각한다. 음악 하는 것은 탁월한 재능뿐 아니라 하겠다는 결단 자체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중 국악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결정 같다. 누군가를 바라보면서 성장을 해가는 편인데, 국악이나 한국 전통예술을 하시는 분은 그럴만한 자기 무대를 찾기도 쉽지 않아서 더 어려운 것 같다.

국악관현악단을 유지하는 국립극장 입장에서도 제일 어려운 일이다. 서양 오케스트라를 따라갈 수도 없고, 국악 오케스트라 레퍼토리도 별로 없고, 관객 데이터도 없고, 금방 반응하는 관객도 없어서 어렵다. 여우락 페스티벌이 관객과 국악의 많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연결한다는 모토로 이어지고 있는데, 지키려 애를 쓰고 있다. 젊은 국악인이 뜻을 같이해서 8회째로 지속 꾸준히 비약적으로 성장해오고 이다.

저희가 말하는 성장은 관객의 호흡 면에서, 예매가 시작된 후 어떤 공연은 매진이 될 정도의 축제가 되고 있어서, 희망을 품고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양방언, 나윤선 예술감독이 맡았는데, 나윤선 예술감독이 미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본인이 진출해야 한다는 큰 책임이 있어서, 하차하게 되어 원일 감독을 새롭게 모셨다.

원일 감독과 시작하는 첫 해여서 기대도 되고, 궁금해하고 있다. "늘 새롭게 가장자리나 비주류에서 중심을 지향하는 국악인을 여우락이 잘 껴안고 가고 싶다"는 정신을 말하니, 잘 이야기가 된 것 같다. 내년에도 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주셨으면 좋겠다.

▲ 원일 예술감독이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원일 : 이번이 5번째 여우락 페스티벌 참여다. 이전 양방언, 나윤선 예술감독이 음악적 능력이 있는 외부 인사에서 한다는 의미가 있다면, 나는 여우락을 경험하고, 이 페스티벌이 무엇인지 자체적인 경험을 한 사람으로 그 참가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올해 콘셉트 중 하나는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라는 말을 쓰고 싶다. 한국 음악계에 여러 여름 시즌 페스티벌이 있다. 지산 벨리, 인천 펜타포트 등이 있는데 유명 록 페스티벌로 세계적 사람이 와서 가는 공연이다.

여우락 페스티벌이 소중한 이유는 자생적으로 발아한 진짜 우리 한국음악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없으면 한국음악은 없다. 한국음악의 스펙트럼이 그동안 넓어졌다. 국악뿐 아니라 대중음악을 하면서 여우락에 오면 '우리 음악적 정체성을 생각하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는 뜻이 대중음악계에 자리매김한 것 같다.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는 뮤지션이 정규직이 아니고,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것이고, 한국 음악의 제도적 틀에서 행위가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간절함을 따라가고자 한 뮤지션들의 음악이 여기에 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어느 민족이든지 음악이 없는 민족은 없는데, 한국은 음악이 그 의미가 중요하다. 어디서 어떤 음악을 했건, 한국음악가로 나는 어디에 있는지 질문을 한다. 올해 콜라보레이션 공연은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해서, 매너리즘이 있는 반복된 재연 음악이 아닌 한 템포 나아가는 음악을 보여주고자 한다. 예술감독에 제의가 올 때 흔쾌히 하겠다고 한 이유는 이 일은 내가 꼭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작품 소개 및 참석한 아티스트의 인사말이다.

▲ '장단 DNA-김용배적 감각'에 참여하는 박은하가 소감을 남기고 있다.

'장단 DNA - 김용배적 감각'
박은하, 김정희, 김복만, 원일, 김영길, 윤서경
7월 7일 금 오후 8시 달오름극장

올해 '여우락'의 첫 공연으로, 전통 타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사물놀이의 창시자이자 전설적인 상쇠 故 김용배를 재조명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사물놀이팀의 창단 멤버이자 최초의 여성 사물놀이 연주자로 활약한 박은하, 동해안별신굿 화랭이 김정희, 사물놀이 진쇠 명인 김복만, 올해 '여우락' 예술감독이자 타악·피리 연주자 원일이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김용배의 장단을 불러내 깊이 있는 사물놀이 무대를 선보인다. 여기에 연극적 요소와 모든 예술 장르를 접목하는 젊은 연출가 적극이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박은하 : 원일 감독님 전화가 와서 "상의드릴 게 있습니다"라고 해서,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때, 김용배 선생님 이야기를 꺼내서, 눈물이 났다. 1986년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후로 지금까지 연주하면서도 무언가가 나는 항상 그리웠다. 누구한테 표현할 사람도 없었다. 김용배 선생님 이야기를 하니 바늘구멍에서 빛이 오는듯한 소름이 끼치면서, 마음에서 정말 눈물이 나와서 가슴을 아렸다.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었다. 젊은 연출자가 참여하는 만큼, 용배 오빠를 바라보는 감각이 색깔도 있으면서 뭔가 다를 게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문화 生] "'잠비나이'는 뜻이 없습니다" 여우락 페스티벌 ② 에서 계속됩니다.

mir@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