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9명이 모르는 약품 폐기법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정예나 yenacatherine@mhns.co.kr 여자는 가족을 빛나게 하고, 보석은 여자를 빛나게 한다.  주얼리브랜드 <예나캐서린> 대표. 

[문화뉴스] 미세먼지가 점점 심해질수록 아이들의 기관지는 평안할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작년 환절기와 다름없이 올해도 저는 아이와 함께 매일 아침 소아과로 출근도장을 찍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약이 바뀌기도 하고, 또 저는 여러 가지 약을 모두 섞어서 아이에게 주면 어떤 약에서 부작용이 일어나는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약을 나누어 받은 뒤 한두 가지씩 반응을 관찰하며 차례로 주기에 남은 약이 많았습니다.

시럽 같은 경우는 액체라 싱크대에 처리를 했지만, 가루약이나 제가 먹다 끊은 알약들은 어찌할지 몰라 지퍼백에 모두 모아 놓았었지요. 어느 날 식탁 위에 올려 둔 약 꾸러미를 본 남편은 약국에 가지고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약품은 꼭 약국에서 폐기해야 아무렇게나 버려져 오염된 수질과 토양에서 발생되는 새로운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요.

저는 '아차!'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 평소 그토록 음식 쓰레기 처리며 분리수거에 열을 올렸던 제가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니…

대한약사회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전국의 약국에서 수거한 폐의약품이 163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사실은 19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7%만이 약국을 통해 남은 약들을 폐기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10명 중 9명 이상이 약을 함부로 버리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겠지요.

약국에 가면 상자처럼 생긴 쓰레기통이 있습니다. 저는 무조건 쓰레기들을 버리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약품이나 쓰고 난 일회용 의료폐기품들을 버리는 상자에는 표식이 다 되어 있더군요. 약국에도 역시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을 겁니다. 먹다 남은 약품과 건강기능 식품은 되도록 폐의약품에 버려야 수질오염과 토양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요 며칠 미세먼지로 아이뿐 아니라 엄마인 저 역시도 숨도 잘 쉬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받다 보니, '환경오염은 더 이상 간과할 문제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더욱 들었습니다. 매일 미세먼지 앱으로 지수를 확인하고 아이의 외출을 컨트롤하며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더군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잔디밭에서 뛰어 놀고 나뭇가지 꺾어 휘젓고 다니며 즐거워해야 할 아이들인데… 건물 안에 갇혀서 이렇게 감옥살이를 시키고 있는 엄마라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하나 둘씩 더 실천해 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물려 줄 수 있는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환경을 위해 맘들도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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