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오달수 ⓒ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문화뉴스] "연극을 우연히 시작했다 하지만, 정말 '대가' 밑에서 시작했다. 큰 행운이었다."

'천만 요정' 오달수의 연기 인생 출발점은 연극 무대였다. 1990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소극장에 인쇄물 배달을 갔다가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들어가 스승 이윤택 연출의 지도로 오달수는 뛰어난 배우로 성장했다.

약 10년이 흐른 후, 오달수는 우연히 영화를 소개받으며 영화배우가 됐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존재감 빛나는 조연배우로 나타났고, 이젠 그가 출연하는 영화는 '천만 영화'가 됐다. 지난해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의 천만 돌풍엔 모두 오달수가 있었다. 실제로 역대 한국 천만 영화 13편 중 무려 7편이 그가 등장한 작품이다.

그런데도 오달수는 꾸준히 연극무대에 올라, 여전한 연극 사랑을 보여줬다. 2000년부터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대표로 일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최근엔 첫 단독 주연 영화인 '대배우'를 통해 대학로의 연극무대를 간접적으로나마 충무로의 스크린으로 옮겨 선보였다.

갑작스레 궁금증이 들었다. 많은 대중은 그를 '천만 요정'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그의 곁에 있던 배우와 연출가 등 연극인은 어떤 기억을 하고 있을까? 그와 함께 연극을 만들어간 4명의 연극인 이야기를 들어본다.
 

   
▲ 오동식 배우 ⓒ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1, 오동식 (연희단거리패 배우·연출 / 2014년 연극 '템페스트' 동반출연 등)
ㄴ 오달수라는 배우는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기인 중의 한 명이다. 그중에 가장 뛰어난 기인으로, 큰 머리에서 느껴지는 기인함같이 그의 말 또한 기이하다. 그가 말하는 기이한 철학은 아주 깊은 샘이며 거세게 몰아치는 힘찬 파도와도 같다.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함이 나오고, 때로는 가까이할 수 없을 만큼의 날카로운 칼날도 있다.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단어는 '바보'라는 단어다. 그 '바보'는 아주 친근하지만, 그가 혼자 있을 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흐리멍덩하지 않고 예리하다. 그러나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다.
 

   
▲ 고선웅 연출 ⓒ 문화뉴스 DB

2. 고선웅 (플레이팩토리 마방진 대표 / 2008년 연극 '마리화나' 연출 등)
ㄴ 나는 17년 동안 오달수 편이었고, 팬이었다.
 

   
▲ 남명렬 배우 ⓒ 문화뉴스 DB

3. 남명렬 (배우·연출 / 2002년 연극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 동반출연 등)
ㄴ 달수 배우를 처음 본 것은 1997년 '남자충동' 연극이었다. 안석환 배우가 연기한 '장정'의 부하 중 한 명으로 나온 것을 처음 봤다. 작품을 보고 '아니 저런 배우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인가?'라는 경이로운 시선으로 봤다. 캐릭터가 독특했다.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 같이 출연할 때, 달수가 아파트 경비원 역할을 했다. 같이 해보니까 편안하게 보이는 연기를 하지만, 그 내면에선 굉장한 긴장감과 열심히 하는 모습이 있는 친구였다.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친구다. 달수가 지금 '1억 배우'라고 지칭되는 것에 대해 나도 마음으로 응원하고 뿌듯해하고 있다.

달수가 영화에서 악역도 하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따듯해 보인다. 마음이 원래도 따뜻한 친구다. 한참 전이지만 대학로에서 동료들과 술 한잔하고 있을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달수가 카운터에 가서 말도 안 하고 계산하고 간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경제적으로 나아지고, 편해졌겠지만, 같이 어렵게 연극을 한 사람들을 잊지 않고 형편이 나은 사람이 좀 더 베풀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친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을 하다가 영화로 가면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늘 자신의 바탕과 터를 잊지 않는 친구다.
 

   
▲ 김광보 연출 ⓒ 문화뉴스 DB

4.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연출 / 2002년 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 연출 등)
ㄴ 처음 오달수 배우와 같이 작품활동 한 것이 1991년 부산 가마골 연극실험실에서 공연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였다. 그 이후에 극단 청우에서 1997년에 '열애기'를 했고, 2000년에 '한 여름밤의 꿈' 2002년 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를 출연했다. '인류 최초의 키스'를 통해 오달수 배우가 유명세를 타서 그 후에 작업하지 못했다. (웃음)

영화에서 보는 오달수 씨를 생각하면 굉장히 감각적이고 직관이 뛰어난 배우라 이해하기 쉽다. 그런 게 아니라 오달수 씨는 100% 노력파다. 대본 하나 보는 것도 허투르지 않고, 진지하게 작품에 접근하는 친구다. 여기에 직관이 더해지니 그런 연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화뉴스 양미르·장기영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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