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9년 전 조연으로 한국에 왔는데, 이번엔 주역으로 참여한다. 많은 것이 바뀌어서 놀라웠다." 

- 미키타 수호루코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독립되기 전, 러시아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1825년)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1890년)과 더불어 '러시아 3대 극장'으로 150년 전통을 자랑하는 키예프 쉐브첸코 극장(1867년)의 우크라이나 키예프 국립발레단이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03년 첫 내한을 시작해, 2007년까지 매년 한국을 방문했던 키예프 국립발레단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키예프 쉐브첸코 극장이 건립 150주년을 기념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이번 내한 투어 공연은 14일부터 15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를 시작으로, 청주 예술의전당(18~19일), 여수 예울마루(21~22일), 천안 예술의전당(24~25일), 고양 아람누리(27~28일), 오산 문화예술회관(30일), 금산 다락원(6월 2~3일), 서울 강동아트센터(6월 5~6일)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13일 오후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예브게니 카이코로도프 예술조감독을 비롯해 알레시아 샤이타노바, 미키타 수호루코프, 아나스타샤 쉐브첸코 무용수가 참석했다.

예브게니 카이코로도프 예술조감독은 "차이코프스키의 두 작품은 워낙 유명하고,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래서 전체 작품에서 어느 장면을 손꼽아서 좋은지 말하기 어렵다. 직접 보고 확인을 해달라"고 전했다.

아나스타샤 쉐브첸코 키예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는 "'백조의 호수'의 초반부 군무를 이루는 장면과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요정이 나오는 장면, '오로라 공주'의 연기가 인상적일 것이다. 관객들이 직접 작품을 보면서 본인이 마음에 드는 장면을 찾아낼 수 있을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아나스타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독립됐지만, 발레 교육은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며 "극장이나 작품을 고를 때, 어떤 배우가 어떤 표현을 하는지를 선택한다. 키예프 극장에만 올라가는 작품이 있는데, 이번 공연엔 선보여주지 못해 아쉽지만, 무용수들이 어떤 연기를 하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알레시아 샤이타노바 무용수도 "150년간 극장이 공연하면서, 그 명성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저희 이전에 있던 선배 발레리나의 명성을 잇는 책임감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키예프 국립발레단은 1870년대부터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과 오페라 공연으로 러시아 내에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비슬라프 니진스키는 놀라운 점프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런던국제댄스페스터벌에서 금상, 프랑스댄스아카데미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전 유럽에 반향을 일으키는 발레단이 됐다.

또한, 1992년 저명 안무가인 아나톨리 세케라가 극장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며 현대적 안무를 선보였다. 그 중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네스코로부터 최고의 프로코피에프 해석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미키타 수호루코프 무용수는 2007년 유스 발레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선 '지크프리드' 왕자를 맡아 주역의 자리를 맡았다. 그는 "당시엔 유스 발레단으로 왔지만, 지금은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내가 연기를 하는 것이 관객들에게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미키타 수호루코프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나 '백조의 호수'는 100년 전부터 연출됐다"며 "그 연출이 변하지 않고, 배우의 역량에 의해 연기가 되고 있다. 볼쇼이와 마린스키가 아닌 키예프 만의 아우라가 분명히 있다. 차별화된 것이 있다면, 젊은 배우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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