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관현악에 연극적 요소를 곁들인 클래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진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7월 2일 오후 7시 30분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서울시향의 음악극장 3 - 돈 후안'을 연다. 앞서 선보인 '죽음과 정화', '맥베스'에 이은 음악극장의 세 번째 무대로, 강동아트센터와 공동 주최한다. 
 
서울시향이 올해부터 새롭게 선보인 '음악극장'은 클래식에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독일 후기 낭만파 거장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표제가 있는 관현악 작품(교향시)을 주제로 삼아 배우의 독백과 연기, 오케스트라의 밀도 있는 연주가 함께 어우러진다. 연간 4회에 걸쳐 진행되며, 배우와 발레리나의 조합으로 꾸미는 이번 '돈 후안'에 이어 영상을 접목한 '돈키호테' 등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들을 각각 다른 콘셉트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이번 공연에서 최수열 부지휘자의 지휘 아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 '돈 후안'을 올린다. 스페인 극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의 희곡 '석상에 초대받은 세비야의 유혹자'에 바탕을 둔 '돈 후안'은 주인공의 저돌적이면서 열정적인 캐릭터로 인해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으로 끊임없이 재탄생되어 왔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후안'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 역시 돈 후안 캐릭터를 음악화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후안'은 당시 24세였던 젊은 작곡가 슈트라우스를 독일 음악계의 주요 작곡가로 부상시킨 작품이다. 시인 리콜라우스 레나우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사랑하는 여인을 동경하다 끝내 고독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주인공의 이상주의적 삶이 슈트라우스의 뛰어난 묘사와 독창적인 관현악 기법 안에서 펼쳐진다. 
 
이번 음악극장엔 공연 연출가 박상연이 연출을 맡고 서울시향 단원 80명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풍선', '살라메아 시장' 등에 참여한 배우 이창수가 '돈 후안'으로 분해 발레리나 이하연과 함께 연기한다. 기성도덕과 대립하고 원하는 것을 쟁취해 내는 돈 후안의 캐릭터가 배우의 연기를 통해 더욱 풍부하게 전해져 오케스트라 연주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
지휘를 맡은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는 대한민국 지휘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MDR심포니를 비롯하여 국내 주요 교향악단들을 객원 지휘했고, 2010년엔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음악 연주단체 앙상블 모데른이 주관하는 아카데미의 지휘자 부문에 동양인 최초로 선발돼 1년 동안 이 단체의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2013년 9월 차세대 지휘자 발굴, 육성을 위한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정명훈 전 감독과 단원들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았고 이듬해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발탁됐다. 최수열은 서울시향의 정기공연을 비롯해 '리허설룸 콘서트', '창고 음악회' 등 클래식 음악의 고정관념과 경계를 허무는 프로그램들을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 1월 정기공연에서 말러 교향곡 6번을 지휘해 관객과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한편, 서울시향은 지난 1월과 2월 '음악극장' 무대에서 모놀로그 형태의 '죽음과 정화'와 두 명의 배우가 연기를 펼치는 '맥베스'를 선보여 "클래식과 연극의 조화가 어우러진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수열 부지휘자는 이번 '음악극장 3 - 돈 후안'에 대해 "음악작품을 극적인 요소와 함께 더욱 내실 있게 소개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극과 음악의 경계를 세련되게 허물어서 청중들이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좀 더 구체적인 상상력을 실어주게 할 것이다"고 전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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