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버지' 중 앙드레의 대사

[문화뉴스]

"언제나 이런 식이야. 일이 끝난 다음에야 알려주지."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아버지'가 현재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배우 박근형 주연의 연극으로 공연되고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는 매일 하나씩 잊어갑니다. 기억을 잃으며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치매 노인들. 그들을 가늠해볼 생각조차 없었던 '자식'이라는 비겁한 이름들.

 

   
▲ 연극 '아버지' 공연 사진 ⓒ 국립극단

무엇이 현실이며,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극의 구성은, 치매를 주변의 흔한 것이라 여기며 살고 있던 우리에게 처음으로 치매 노인 앙드레(박근형 분)의 시선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들은 언제나 과정이 생략된 결과만을 통보 받으며, 답답해하는 타인들에게 자신의 '모름'의 상태를 미안해하며 지내왔습니다.

노인이라는 존재와 노인의 상태를 언제나 타자적으로만 받아들여왔던 젊은 관객들에게, 아니, 굳이 젊지는 않더라도 늙지 않은 관객들에게, 연극은 치매 노인들의 답답함을 고스란히 전달해줍니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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