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영화도 다시보자 '명화참고서'…'포레스트 검프'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요 고민들은 '나는 행복한가', '이 일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답 중 하나로 돈을 많이 벌거나, 남들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등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나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들 많은 이들이 생각하고, 그 물질만능주의 때문에 돈과 명예, 권력 등이 나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없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순간 상대적 박탈감과 자괴감, 그리고 우울함의 버뮤다 삼각지대에 갇혀버린다. 인간은 행복을 느끼기 힘든 존재가 아닐까 싶다.
 
IQ 75짜리 포레스트 검프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두고두고 꺼내볼 때마다 현대인들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매일 뛰어다니기만 하는 등 단순하게 행동하여 사람들로부터 바보라고 놀림받았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전쟁터로 차출되었을 때에도, 사랑하는 여인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포레스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보다는 묵묵히 받아들였고 자기 앞에 놓인 길의 끝을 향해 뛰어갔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인생은 초콜릿 상자 안에 있는 각양각색의 초콜릿' 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들이 초콜릿 상자 안에 있는 달콤한 초콜릿이라 생각했기에, 포레스트는 모든 일 하나하나에 행복과 즐거움을 느꼈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를 일반인보다 모자랐기에 바보라고 생각했다.
 
반면 포레스트 검프보다 더 똑똑하고 자부하는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더 똑똑했기에 그가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남들보다 더 앞서기 위해 획일화된 레이스 위를 앞만 보고 달리다가, '내가 왜 이 위에서 달리고 있나' 라는 회의감을 느끼며 지쳐서 주저앉아버리거나 포기해버린다.
 
이게 과연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행동들일까? 그리고 막상 쟁취하고 나서도 성취했다는 그 쾌락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고 했던 일이 오히려 우리의 목을 조여 숨막히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바보인 포레스트가 우리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셈이다.
 
포레스트 검프는 평생 자신의 어머니가 하는 말씀을 절대적으로 따랐다. 그리고 언제나 걱정하지 않고 단순하게 행동해왔다. 현대인들처럼 지식이나 돈, 명예, 권력에 대한 일체 욕심도 없고, 자만하거나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남을 속이지도 않았다.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제니의 죽음을 맞이해도 그는 덤덤하게 자신의 삶 일부로서 받아들였다. 이것 또한 초콜릿 상자를 열어볼 때처럼 말이다. 삶의 행복은 그렇게 거창하거나 대단한 목표를 성취해야만 오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 다가올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또한 달콤한 초콜릿 같은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포레스트처럼 'Carpe Diem(있는 그대로를 즐겨라)!'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12세 관람가, 144분. 평점 : 4.3 / 5.0(왓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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