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홍대 '걷고 싶은 거리'는 이제 단순한 '거리'가 아니다. 누구나 그곳에서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가서 보기도 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공연이 풍성해졌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급격한 버스커 수의 증가에 부작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홍대 소통밴드 1세대 '분리수거'가 버스커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매너 3가지를 소개한다. 이하 분리수거 김석현(김), 염만제(염), 최현석(최), 박종민(박). 

   
 

 1. 적절한 음향 사용
김 : 음향이나 장비가 중요하진 않아요. 기타하나 들고 쳐도 가치 있는 공연이라면 보시는 분이 있거든요. 와트수가 높다고 해서 잘하는게 아니에요. '분리수거'도 지금의 결과를 얻기까지 많이 부딪혀 왔고, 저희도 옛날에는 이것보다 적은 장비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공연을 보시는 관객분들이 잘 안 들린다고 해서 바꾼거에요.

박 : 장비 없이도 했었어요. 진심을 다해서 하면 됩니다.

2. 다른 버스커들에 대한 배려와 관객들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
김 : 하지만 '시간'은 지켜줘야 해요. 한군데에서 너무 오래하면 다른 팀들이 하질 못해요. 걷고 싶은 거리가 누구나 해도 되는 거리지만, 이제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리가 됐어요. 사람들도 그냥 거리가 아닌 주말에 오면 진짜 재밌는 공연이 많은 거리라는 인식이 박혀있는데 거기와서 연습하는 팀들이 있어요. 완성되지 않은 무대로 말이에요. 그 무대에 서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연습해서 오는데, 거기서 악보 보고 가사 못 외워서 핸드폰으로 가사보고. 준비되지 않은 공연을 한다는 건, 나머지 공연 팀들과 관객들에 대한 실례인 것 같아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하는 거라면, 누군가는 쓰고싶어도 못 쓰는 자리이기 때문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충분히 준비된 무대를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박 : 정말 쉬운 무대는 아니에요. 저는 이 무대가 다른 여타 올림픽 주경기장 콘서트홀처럼 생각되는 무대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 올라가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출건 갖추고 올라가야 된다는 거죠. 나이와 실력 떠나서 무대 위에 올라가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올라가야, 관객에 대한 태도로서도 맞는거죠.

3. 진정성이 있는 음악
최 : 전에 집에 가는 길에 한 버스커를 봤어요. 20명 남짓의 사람들이 보는데 노래 한 곡 끝나고 박수를 쳐주더라구요. 그 버스커가 '제가 오늘 처음으로 정말 해보고 싶어서 나옵니다. 정말 많이 준비했습니다.'라고 하면서 기타를 치는데 손을 발발 떨면서 목소리도 떨리는데 본인이 연습해온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할게요' 한 번 없이 한 곡을 마무리했어요. 그리고 노래가 끝나니,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더라구요. 그렇게 잘하지 못하지만 하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해서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무대를 가볍게 생각하고 별 준비없이 나오는 거는 관객을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문화뉴스 김윤지 기자 kyoonj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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