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극단 한 무대의 테네시 윌리엄스 작 김문광 번역 각색 최종욱 정영민 공동연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극단 한 무대는 2002년에 창단해 <색시공> <일중일간의 외박> <느낌 극락 같은> <달아달아> <물의 기억> <아버지의 달> <율려보자스라> <학이 되어 날다> <달의 정원> <용서> <능허대 사랑비> <무화과 꽃 피었네!> <엄마가 섬 그늘에> <닻> <바람꽃> 등을 공연했다. 연출가인 최종욱 대표와 부인인 진윤영 극작가가 이끌어 온 극단이다.

테네시 윌리암스(Tennessee Williams, 1911~1983)가 집필해 1947년에 초연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는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와 제시카 탠디(Jessica Tandy), 킴 헌터(Kim Hunter)가 출연하여 1949년까지 855회의 공연을 이어갔고, 1948년에는 퓰리쳐 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하였다. 이후 1951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에는 말론 브랜도와 함께 비비안 리(Vivien Leigh)가 출연해 아카데미 어워즈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비비안 리와 킴 헌터가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칼 말든(Karl Malden)의 미치 역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향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랜도는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상징처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었다.

1983년 텔레비젼 리메이크판에서는 안 마가렛 (Ann-Margret) 월터 매튜, 진 해크만, 글렌다 잭슨이 출연했고, 1984년 제작된 영화에서는 안 마그렛 트리트 윌리암스(Treat Williams), 비버리 단젤로(Beverly D'Angelo), 랜디 퀘이드(Randy Quaid) 등이 출연했으나 전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었다.

1995년 글렌 조단(Glenn Jordan)이 감독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는 알렉 볼드윈(Alec Baldwin)과 제시카 랭(Jessica Lange), 존 굿맨(John Goodman), 다이안 레인( Diane Lane), 패트리시아 허드(Patricia Herd)가 출연했으나 역시 평은 전작을 추월하지 못했다.

2008년에는 <더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로 2005년 아카데미 어워즈 수상경력의 여배우 레이첼 와이즈(Rachel Weisz)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블랑쉬 뒤부아(Blanche DuBois) 역으로 런던의 돈마 웨어하우스(Donmar Warehouse) 무대에서 열연해 비비안 리(Vivien Leigh) 이후 새로운 블랑쉬로 절찬을 받는다. 레이첼 와이즈는 2002년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더 쉐이프 오브 씽스, The Shape of Things>에서 에블린 역할을 맡아 시어터 월드 어워드(Theatre World Award)를 수상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여주인공 블랑쉬는 미국 남부의 몰락한 지주의 딸 출신으로 결혼에 실패한 후, 방탕한 생활을 하다 동네에서 쫓겨나 뉴올리언스의 동생 스텔라를 찾아온다. 블랑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와 <묘지>라는 선으로 갈아탄 후 <낙원>역에서 내려 동생의 집에 도착한다. 동생 집에서 자신은 교직에 있다가 휴가차 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귀부인 행세를 한다. 한편 동생 스텔라는 난폭한 남편 스탠리에게 혹사당하지만 남편과의 성생활에 만족해 참아가고 있다. 저녁마다 이 집 식탁에서는 노동자들의 포커 판이 벌어지고, 술 마시고 떠드는 소리로 늘 왁자지껄하다.

블랑쉬는 밝은 빛 아래 얼굴을 들어내기를 꺼려하고, 늘 조명이 어둡거나 갓을 씌운 불빛 아래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모습으로 스탠리의 포커친구 노총각 미치를 유혹해, 결혼하려 하지만 스탠리가 그녀의 행실 나쁜 과거를 폭로하면서 두 사람의 결혼약속은 깨지고 만다. 블랑쉬는 음주로 차츰 신경이 쇠약해져가고, 스텔라가 출산하러 병원에 입원한 날 스탠리는 술에 취한 블랑쉬를 강제로 범한다. 향후 블랑쉬는 정신이상 증세가 심해지고, 사람들이 지켜보는데서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면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상수 쪽이 침실이고 하수 쪽에 거실 겸 부엌과 식탁, 의자, 그리고 냉장고가 보인다. 하수 쪽에 이집 출입문이 있고, 정면에 욕실로 들어가는 문과 그 오른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침대 머리맡에는 전등이 있고, 거기에 연등 같은 등피를 씌운다. 출입문 밖으로 위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계단 위에도 이층방의 문이 있다. 집 밖 상수 쪽에 통로가 보이고 이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길이다. 집의 정면 객석 가까이에 긴 나무의자가 놓여있다.

연극의 도입에 블랑쉬의 등장에서부터 대단원에서 블랑쉬가 정신병원 의자와 함께 퇴장하는 장면까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Tchaikovsky Symphony NO.6 'pathetique)과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Grieg: Peer Gynt, Morgenstimmung) 등 클래식 음악이 극과 어우러져 극적 분위기 창출과 극적효과를 상승시키고 조명의 강약과 변화 또한 극적 분위기 창출에 주요한 효과를 발휘한다.

   
 

박성희가 블랑쉬로 출연해 비비안 리(Vivien Leigh)를 연상시키는 미모와 탁월한 연기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는다. 박진성이 스탠리로 등장해 호연과 열연을 펼쳐 갈채를 받는다. 안지영이 스텔라로 출연해 역시 호연과 열연을 펼친다. 차호석이 미치로 출연해 훤칠한 미남에다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김시진과 김기현이 블랑쉬와 스텐리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하고, 박윤희와 김근형이 스텔라와 미치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방용원이 스티브로 출연해 연극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신용우가 정신과 의사로 특별출연한다.

기획 뉴스드림 ㈜ 에쓰디, 조연출 김태영, 드라미트루기 진윤영, 무대감독 김홍택, 무대디자인 최강석, 음향감독 이병복, 조명감독 이봉열, 분장 이선주, 무대미술 전성종, 의상 김정연, 진행 조황래, 홍보 홍선인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인천 극단 한 무대의 테네시 윌리암스 (Tennessee Williams,)작, 김문광 번역 각색, 최종욱 정영민 공동연출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엘리아 카잔(Elia Kazan, 1909~2003) 감독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를 연상시키는 고수준 고품격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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