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애벌레가 나비가 되려면 엄청난 인고의 순간을 지나야 한다. 그 순간을 회피하려 하거나, 누군가 도움을 준다면 결코 나비가 될 수 없다.

다소 파격적인 단어 변태 중의적인 이름으로 가진 '연극 변태'가 대학로 예술공간 서울에서 12월 3월부터 31일까지 앙코르 공연을 펼친다.

올해 서울연극협회에서 주최한 '2014 제1회 서울연극인대상'에서 연극 변태는 대상, 연기상, 극작상 3관왕 수상으로 작품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앙코르 됐고 월간 한국연극에서 2014년 올해의 베스트 연극 7에 선정됐다.

   
 

연극 변태는 정육점 주인이며 시를 배우는 오동탁과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며 시를 가르치는 시인 민효석, 그리고 예술가의 뒷바라지를 하는 비운의 여인 한소영이 겪는 치열하고 지독한 성장기를 담은 이야기다.

3일 공연에 앞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연출 최원석은 "486세대를 살아오며, 자본이라는 힘 앞에 세월이 휩쓸리는 것을 보며, '세월과 자본에 휩쓸리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작품이 시작됐다"며 "촌스럽고 유치하게 여겨지는 인문학과 사랑, 낭만을 개인적인 일화를 토대로 예술가의 입장에서 처절한 고민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파격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극 중 한소영역을 맡은 이유정은 "연극인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작품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출가해서 절에 들어갔다가 다시 연극판으로 돌아와서 만난 운명적으로 만난 작품"이라고 말하며 "힘들고 처절한 역할이지만 내가 해야만 하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부딪히고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효석역을 맡은 배우 장용철은 "우리 안에 변태 같고,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 시대와 자본이 만들어낸 인물을 들어내 보이려 했다"고 말했다.

   
 

연극 변태는 예술과 현실 속에서 방황하며 고뇌하는 예술가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강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고 하는 극 중 한소영의 대사가 다시 떠오른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몸으로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기에 뼈있는 울림이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140분의 상영시간 동안 연극 변태는 마치 현실에서 도망가지 않고 아픔과 마주했을 때 진정한 변태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공연은 오는 3일부터 이달 말 31일까지. 만 19세 미만 관람 불가. 관람료 1만 5천 원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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